운명
문희봉
베란다에서 내려다보이는 응급실 앞
밤새 고통에 시달리다 실려온 생명들
경광등 켜고 있는 네 대의 응급차량
손도 발도 허둥지등
가족들 오열이 신새벽을 깨운다
나에게도 찾아오는 가슴 조여지는 고통
함께 나눌 자 어디 있는가
다시 일어서라는 뜻으로 주는 신의 시험인데
이겨내겠지. 포근해진 보문이여!
넓은 가슴으로 받아주는 그 자비
남녘엔 홍매화 지천이란 소식 들었지만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애절한 손짓
급할수록 쉬어가란 말 익히 들었다
만면에 미소 담은 사람들
새벽 사람들과 대조적이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
시간 흐르면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아무 일 없었던 양
우리는 애환을 잊고 내일을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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