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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文學

유년의 윗목

작성자하정 문희봉|작성시간26.06.23|조회수6 목록 댓글 0

유년의 윗목

 

                           문희봉

 

혼자인 날은 마음이 허전해진다

고추며 감자며 옥수수를 머리에 이고

장에 가신 엄마 기다리는데

해는 시들어 버리고

등잔불은 자꾸만 껌뻑거리고

문도 못 열어보고

하필이면 오늘 따라 식구들도

없는 시각 낮에 보았던

배추흰나비 날개 젖을라

살금살금 내리는 저 가랑비

엄마 옷 젖을까 걱정이 돼도

한 발짝 움직이지 못하던

어리고 어렸던 아들

서너 줄 쓰던 일기를 늘이어 쓰고 늘이어 써도

셈본책 그도록 많이 예습해 보아도

귀에 익은 엄마 발소리 들리지 않고

등잔불 앞에 코를 박고 훌쩍이다

누군가 어깨 흔드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 붉게 충혈된 눈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한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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