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를 마시며
최재용
내 맘속의 달님이
차가운 북풍에 꽃차 한 봉지를 보내왔다
꼭 다문 입술을 벌리며
피어오르는 얼굴이 앗차
큰 일이다
구름을 밀치고 고개를 내미는 초생달 같기도 하고
샘물에 비친 수선화같기도 한데,
정작 그녀의 얼굴은 찻잔속에 피어나지 않는다
슬픈 마음에
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한 번 꽃잎을 우립니다
그리고 한참 들여다 봅니다
찻잔 속에는 별 따라가는
소녀가 총총 걸음으로 지나가고
차단한 의상을 한 체 고개숙인
여인이 비켜스쳐 지나갑니다
또 중심이 버려진 곳에 한 노인이 있습니다.
고쳐보면 노인같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허나, 세월에 놀란 성난 고슴도치같이
흉하기만 합니다
아, 세월을 거부하는 슬프고 연약한
한 사나이가 서 있습니다.
꽃차를 마시며
최재용
쓸픈 마음에
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한 번 꽃잎을 우립니다
그리고 한참 들여다 봅니다
찻잔 속에는 한 노인이 있습니다.
다시 고쳐보면 노인같지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아, 세월을 거부하는 연약한
한 사나이가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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