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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추억 앞으로의 계획(?)

작성자Fantasia|작성시간16.11.04|조회수92 목록 댓글 1

그저께 아빠한테 그런 소리 하고 저도 마음이 편치 않은 건 마찬가지였어요. 강하게 밀어붙히지 않으면 아빠는 모르실 거란 생각으로 인해 잘못된 방법으로 밀어붙혔고 자기 직전까지 엄마 아빠 건강 걱정에 자책감으로 인해 서럽게 울었었어요. 술로 인해 아빠가 내일 아침에 갑자기 돌아가실까봐 한 가정이 두 쪽으로 나뉘게 되는 그런 순간이 올까봐 가부장적이시고 술 계속 마시는 아빠의 모습은 싫지만 그래도 아빠 안 좋은 점만 다 있는 건 아니에요.

재작년에 병원 실습 다닐 때 계속 서서 일하러 다닐 때 집에 돌아오면 전기포트에 물을 가득 담아 끓여서 세숫대야에 끓인 물을 넣고 찬물을 좀 섞어서 온도를 맞춰 발의 피로를 풀곤 했었거든요. 그때 퇴근하신 아빠가 그 모습을 보시고 저녁 먹고 다리 마사지해 주셨던 기억이 나요.

제가 어릴 때의 사진들을 보면 항상 아빠랑 같이 찍은 사진들이 많아요. 엄마랑 같이 찍은 사진들도 물론 많지만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저는 아빠한테 늘 붙어있었어요. 껌처럼. 그래서인지 아빠도 오빠보다 저를 많이 예뻐해주시고 그러셨는데.

나이를 먹고 제가 학교에 들어가 여러 가지 일도 겪고 엄마 아빠랑도 대화를 나눌 시간이 점점 적어지다 보니 중학생이 되어서는 사춘기가 오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보니 엄마는 집에 늦게 들어오셔서 대화할 시간이 없었고 정시간에 항상 퇴근하셔서 집에 계시는 아빠하고도 누가 괴롭혔다 나 힘들다 라는 이야기하지 않고 방에 들어가 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는데 돌이켜보면 그게 참 후회스러웠어요. 만약 그때 제 생활을 알렸더라면 제 학교 생활도 조금 나아지긴 하겠지만 아빠하고 정을 스스럼 없이 대화도 많이 하고 애정표현도 많이 할 수 있었을 텐데.

애정표현도 가족들이랑 같이 있을 땐 서로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사춘기 들어서고 나서 한번도 말 안 한 거 같아요. 최근에 한 거라곤 작년 11월달에 갑자기 생각나서 엄마 아빠께 사랑한다는 문자로 남겼지만 엄마 아빠를 바라보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가족이니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면서 말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아빠라는 그 존재만으로도 묵직하고 다가가기 힘든 무언가가 있어서 말하지 못했나봐요. 아빠는 지금 야근 때문에 지금 집에 안 계시지만 내일 아빠한테 애정표현해볼려고 해요. 아빠는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일은 편지를 써서 제 진심을 다시 한번 더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제가 성질이 급해서 퇴근 1시간 전에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서 죄송하다고 말씀해드렸어요. 아직까지 삐치셨는지 됐어 라는 말하시고는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는 끊으시고 오늘 아침에 들어오셔서 몇 마디 말을 나눴어요. 그런대로 마음을 좀 푸신 거 같아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아직 정확하지는 않으니까 제가 좀 더 노력해야죠. 이 일이 있고 나서 저도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고 이젠 더 이상 그런 말하지 않을 거란 다짐도 했어요.

좀 더 아빠한테 살갑게 대할 수 있는 딸로 다가설 거에요. 없던 애교도 부려볼까 생각 중이고요. (전 참고로 애교 진짜진짜 없어요. 제가 애교 떨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ㅠㅠ 일명 주먹 부르는 애교 ㅠ) 근데 엄마 아빠 말에 의하면 제가 어릴때는 애교가 많았고 말할 때 애교가 자연스레 묻어나서 주위 사람들이 제가 사랑스럽다고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무뚝뚝하고 애정표현하는 게 어색한 딸로 컸으니 아빠도 서운하셨을 거 같아요. 제 표정을 보면 친구들이 돌 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고 말해요. ㅠㅠ 그만큼 표현이 없어요. 저. 손발이 오그라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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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임 성빈 | 작성시간 16.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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