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 드릴 뮤지션은 경력이 비교적 오래된 분이에요. '낯선사람들'의 앨범 달랑 두 장에, 2006년 솔로 첫 번째 앨범 'After Ten Years Absence'와 얼마 전 발매한 두 번째 솔로 'Look Back'... 의 주인공, 바로 고찬용입니다.
경력 20년이 훌쩍 넘는 중견 뮤지션의 디스코그래피라고 하기에는 조금 초라해 보이죠? 하지만 고찬용은 여배우 '김태희'처럼, 뮤지션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뮤지션들이 존경하는 뮤지션'이랍니다.
친구인 조규찬과 같은 기수의 대회에 출전하면 둘 다 대상을 못 타겠다는 생각에 조규찬이 유재하음악경연대회 1회, 고찬용은 2회에 나가 각각 대상을 타게 됐다는 '카더라 통신'을 알지 못하더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늘 놀라게 됩니다.
꼼꼼하게 쪼개놓은 드럼과 유려한 베이스 라인, 7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키보드 라인에 청명한 기타 사운드... 그 위에 얹어진 무심한 듯 쉬크한 그의 보컬은 한 음 한 음 살아 숨쉬는 듯해요.
'한국의 맨하탄 트랜스퍼(Manhattan Transfer)'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꼼꼼한 보컬과 코러스 편곡이 돋보였던 '낯선사람들'의 앨범들도 좋았지만, 공황장애와 광장 공포증을 극복하고 10년 만에 내놓은 솔로 앨범, 'After Ten Years Absence'는 가내수공업처럼 만든 음반이지만 고찬용의 꼼꼼한 디렉팅과 MIDI 프로그래밍, 늘 그렇듯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걸작이었답니다.
그리고 또다시 6년 후, 그는 'Look Back'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습니다.
악보에 코드의 한 음 한 음을 모두 계산해 가며 쓸 정도로 꼼꼼하게 편곡하는 그답게, 이번 앨범도 재즈 색이 진하게 묻어나는 코드웍과 수시로 튀어나오는 변박이 앨범을 듣는 내내 긴장하게 만들더군요. 담백한 목소리로 내뱉는 스캣과 그의 성격만큼 깔끔한 기타 톤 역시 여전합니다.
많은 노래 중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바로 타이틀곡이라 할 수 있는 <화이팅> 입니다. 먼저 가사를 한 번 보실까요?
마음에 드는 꿈에 흠뻑 젖어들어요 저기 있는 작은 블랙홀 속으로 뛰어 휘파람을 불며 춤을 춰 봐요 때론 높은 담에 당신, 앞을 막혀도 제발 뒷걸음 치지 마요 아기 걸음마 그 위대한 순간의 기억을 잊지 말아요 해낼 수 있어요
고난을 이겨내요 힘을 내요 저 높은 곳을 향해 힘을 내 봐요 마음을 다해 힘을 내요 아이~ 노오노 노오 노오~~오~ 고난을 이겨내요 힘을 내요 그 까짓 것 해낼 수 있어요 아무것도 막을 순 없어요 당신의 꿈은 정말 멋있어요
어찌 보면 그동안의 작사 스타일과는 정반대인 노래가 <화이팅>의 가사가 아닐까 생각해요. 깊은 사색이 묻어나는 단어의 나열 대신, 이 노래의 가사는 마치 에너지드링크 같은 말로 가득하죠. 어찌 보면 조금 유치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꾸 듣다 보면 고찬용이 <화이팅>의 가사를 왜 이렇게 쉽게 썼는지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고요?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노래니까요.
뮤지션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요즘 시대, 지병까지 이겨내며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해 이렇게 좋은 음반을 우리에게 선보인 고찬용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냅니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수상도 충분히 점쳐볼 만 한데요?^^ 그가 제일 좋아한다는 '스틸리 댄'(Steely Dan)의 음악처럼, 어렵고 복잡한 멜로디를 세심한 편곡을 통해 듣기 편하게 만든 'Look Back'... 음원이든 CD든 꼭 한번 구입해 들어보세요. 이렇게 훌륭한 뮤지션은 흥해야 합니다!!
사진1 출처: http://blog.naver.com/snaproll
사진2 출처: 가수 조동희 블로그 http://hiajo.blog.me/ |
출처 : http://www.typographyseoul.com/index.php?vid=tshangul&mid=textyle&document_srl=101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