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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夏至)/권덕여(당나라)

작성자프코|작성시간26.06.20|조회수23 목록 댓글 0

하지(夏至) (행시)

하 : 하늘 높이 해가 머무는 날, 들녘마다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고
지 : 지는 해보다 떠오를 내일을 생각하며, 작은 그늘 속에서도 감사함을 배웁니다.

하지의 뜨거운 햇살처럼 벗님의 마음에도 건강과 기쁨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한시산책》

하지(夏至) / 권덕여(당나라)

■ 원문
旋樞無停運(선추무정운)
四序相錯行(사서상착행)
寄言赫曦景(기언혁희경)
今日一陰生(금일일음생)

■ 해석
천체의 운행은 한순간도 멈춤이 없고
봄·여름·가을·겨울은 서로 바뀌며 흐른다.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에게 말하노니,
오늘부터는 음기(陰氣)가 하나씩 싹튼다네.


■ 해설
이 시는 24절기 가운데 **하지(夏至)**의 의미를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첫 두 구절은 우주의 질서를 노래합니다. 하늘의 운행은 쉼이 없고, 사계절은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자연은 늘 변화하며 어느 한 순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셋째 구절의 **'혁희경(赫曦景)'**은 뜨겁고 눈부신 태양을 가리킵니다. 하지 무렵은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고 햇볕이 가장 강한 때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바로 그 절정의 순간에 주목합니다.
마지막 구절 **"오늘부터 일음생(一陰生)"**은 동양 철학의 음양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비록 더위는 계속되지만, 자연의 이치는 이미 음(陰)이 자라기 시작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가장 왕성한 양(陽)의 순간 속에 이미 음의 씨앗이 들어 있다는 통찰입니다.

■ 감상
이 시가 주는 교훈은 자연의 이치뿐 아니라 인생에도 적용됩니다.
가장 화려할 때 쇠퇴의 준비가 시작되고, 가장 어두울 때 희망의 싹이 움트기 마련입니다. 절정은 끝의 시작이며, 끝은 새로운 시작의 문이 됩니다.
하지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시인은 이미 다가올 가을과 겨울의 기운을 읽어냅니다. 이는 변화의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현재의 순간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는 지혜를 전해 줍니다.
"가득 찬 것은 비워지고, 비어 있는 것은 채워진다."
하지의 태양은 우리에게 자연의 순환과 인생의 겸손함을 함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

■ 한 줄 묵상
가장 밝은 한낮에도 저녁은 시작되고, 가장 깊은 밤에도 새벽은 자라고 있다.

출처: 하루한수 한시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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