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정아 독서노트

<너무 시끄러운 고독>/보후밀 흐라발

작성자정아|작성시간26.06.12|조회수26 목록 댓글 0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고
 

이 책은 142쪽 분량의 짧은 소설이지만
밀도가 높아 내겐 진도가 잘 안 나가는 책이었다.
상징과 은유가 많은 데다
철학자와 예술가들의 이름과 인용문이 수시로 등장하고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 있어 읽고 또 읽어야 했다.
그러나 저자의 통찰이 담겨있는 의미 깊고 울림이 있는 멋진 문장들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곱씹고 음미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35년간 지하실에서 폐지와 책을 압축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 한탸의 이야기.
그는 남보기엔 단순한 노동자일 뿐이지만
폐기되는 책들을 구해 읽으며 지혜를 발견하고 교양을 쌓으며
폐지 종이더미 속에서도 미를 추구하고 아름다움을 창조하려 한다.
이런 모습에서 인간은 직업의 귀천을 떠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 끊임없는 독서로 책 속에서 만난 수많은 사상가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살지만
마음은 늘 고독하다.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책 제목이 이런 역설을 보여준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과 지식이 가득하지만
정작 마음은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한 채 외롭다.
소설 후반부에 등장하는 거대한 현대식 압축기는
오늘날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한탸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저자는 한탸를 통해 과학.기계문명의 발전으로 기계에게서 밀려나는 인간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가는지,
그 속에서 인간이 추구하고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책.폐지 압축공 캐릭터를 이렇게 수준 높은 정신세계의 존재로,철학적 존재로 의미 부여를 하고
그려낸 작가의 문학적 능력에 감동이다.
 
보후밀 흐라발의 책을 처음 읽었는데
소설 구성도 문장 표현력도 새롭고 재미있었다.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더 만나보고 싶다.
몇 개의 번역판이 나와있던데 조만간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다.
어제 독서모임에서 풍성한 즐거움을 나누었던 책이다./정아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