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회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노고단(老姑壇)에 올랐다.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봉의 하나다.
봉(峰)이나 산(山)이 아니라, 제(祭)를 지내는 ‘단(壇)’의 이름을 가졌다.
노고단에서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신산회가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기원하였다.
아침 7시 반에 출발하여 약 2시간 만에 성삼재에 도착하였다.
이미 많은 차들이 들어와서 제법 붐비고 있었다.
46명의 회원들은 잘 닦여진 길을 따라 노고단을 향하여 걸어갔다.
무넹기에서 계단으로 오르는 팀과 편한 길로 오르는 팀이 만났다.
무넹기는 ‘물을 넘긴다’는 뜻이다.
전북 남원 달궁 쪽으로 내려가는 물줄기 일부를 전남 구례 화엄사계곡으로 돌렸다.
노고단대피소 그늘에서 후미 그룹을 기다린다.
낡은 노고단대피소가 철거되고 새로이 지어졌다.
위에는 1925년 미국 선교사들이 지은 주택과 수양관의 흔적이 남아있다.
보라색 붓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봉오리가 븟글씨 쓰는 붓을 닮아서 '붓꽃'이라 한다.
노고단고개에 다다른 글라라가 특유의 포즈를 취한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멋진 포즈가 나오는 이 여인은 흥이 넘친다.
먼저 올라온 일행들이 뒤에 오는 사람들을 기다린다.
이의송(마르도니오), 김정순(아가페) 부부가 다정하게 섰다.
필립보 신부님은 이들의 혼배미사 주례를 하신 분이다.
구네군다가 성삼재를 혼자 가진 듯하다.
길게 이어지는 지리능선을 바라보며 과거를 회억하고 있다.
천왕봉을 오르고, 지리산 종주를 하던 몸인데...세월이 야속하다.
노고단고개 돌탑 앞에서 일행들이 모두 모였다.
오늘로써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신산회가 자랑스럽다.
편안하게 만들어진 나무 데크를 따라 노고단으로 올라간다.
이곳은 '천상의 화원'인데 야생화가 아직 만발하지 않았다.
가장 많이 보이는 야생화는 쥐오줌풀이었다.
쥐오줌과 비슷한 냄새를 풍긴다고 해서 '쥐오줌풀'이다.
듣기 거북한 이름과는 달리 화려하고 풍성한 꽃차례가 예뻤다.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 물줄기가 보인다.
섬진강은 실핏줄처럼 전라도 곳곳을 휘감고 흐른다.
우리 신산회가 섬진강처럼 지치지 않고 흘러가기를 빌었다.
날카로운 봉우리는
부드러운 산등성이를 사랑하기 위해
저 혼자 솟아 있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걷는 모습을 보고
저 혼자 웃음을 머금는다
부드러운 산등성이가
어찌 곧추선 칼날을 두려워하랴
이것들이 함께 있으므로
서로 사랑하므로
우리나라 산의 아름다움이 익는다.............................................이성부 <날망과 능성이> 부분
박 안드레아의 패션은 언제나 돋보인다.
오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란색으로 치장하였다.
신산회의 젊은 피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지리산 동쪽 끝이 천왕봉이라면 서쪽 끝은 노고단이다.
동서로 100리의 거리를 두고 천왕봉과 노고단이 마주 보고 있다.
보호대를 착용한 몸으로 이곳까지 오른 진베드로의 열정이 감동적이다.
노고단 정상은 35만여 평의 드넓은 고원 구릉 위에 솟아 있다.
구례 화엄사부터 가파른 산길을 네댓 시간 걸어 올라오던 시절이 있었다.
노고단이 쉬운 코스가 된 건 1987년 지리산 횡단도로가 열리면서부터다.
다섯 사나이들의 기개가 노고단보다 높아 보인다.
노고단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아고산대 초원 지대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아 키 큰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곳이다.
이분들의 뜨거운 가슴에서 갑자기 더운 기운이 솟구친다. ㅎㅎ
노고단에서 내려와 숲그늘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박 안드레아가 가져온 냉막걸리가 최고 인기였다.
무넹기전망대에서 섬진강과 작별을 고하였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구례 화엄사에 들렀다.
살아있는 부처가 不言(불언)과 不聞(불문)을 가르치고 있다.
不言(불언) ...나쁜 말을 하지 마라.
不聞(불문) ...비난과 칭찬의 소리에 흔들리지 마라.
화엄사는 544년(신라 진흥왕 5년) 신라의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
수많은 국보와 보물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큰 사찰보다 소박하고 조용한 암자가 더좋다.
전주로 돌아와 신산회 창립 20주년 축하 파티를 하였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주님의 보살핌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다.
신산회의 역사요 산 증인인 등반대장이 나오지 않아 허전하였다.
축하 노래 소리에 맞추어 삼겹살이 맛있게 익어간다.
삼겹살 64인분과 주류 47병을 유쾌하게 마셨다.
우리 신산회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섬진강처럼 유유히 흘러가리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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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새침떼기 작성시간 26.06.14 주님의 은총과 사랑안에서
20년 함께한 우리가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닐지 기약할수 없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만남이길 기도합니다
회장님.총무님.대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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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프로디테 작성시간 26.06.14 어머니의 품처럼 안아주는 노고단에서의 푸르름이가슴을 설레이게하네요 ㅎ
신산회 20주년 축하드리고
회장님 대장님 총무님 부회장님들 !수고많으셨습니다
주님의 은총이 영원하기를 기원합니다 -
작성자아토즈 작성시간 26.06.17 너무 멋진 노고단 산행일기입니다. 두고두고 생각이 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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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토즈 작성시간 26.06.17 그리고 신산회 20년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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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현암 작성시간 26.06.20 멋진 사진과 알맞은 해설로 아름다운 산행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총무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