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전체 연습일 이야기는 짧게
1
새 단원 한 분이 오셨다. 지난 연습일 때 지휘자님이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출신의, “민중노래의 대가이고 부산에서 노래 젤 잘하는 사람이 올 것”이라며 예고를 하신 바인데 드디어 나타나신 거다. 임동욱 단원. 82학번.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대가’답게 겸손하신 인사. 이름은 임동욱. 그의 일터는 동아대학교다. 입단 환영식 겸한 제반활동 시간에 부른 노래 첫 곡은 <만주출정가>였다는데 (나는 제반활동 불참) 이 노래, 20대 때 처음 들었다는 이창우 단원은 ‘내 운명이 순탄치 않을 거라는 예감을 선사했던 곡’이었다고 텔레그램 방에서 고백도 했다. ‘러시아 풍으로, 웅혼한 대륙의 혼이 깃든 것 같은’ 곡조으로 다가왔다고 하면서.
그 멀고 어두운 세월이 흘러
산하의 이름 없는 풀꽃도 잊었노라
그 넓은 대지를 날고 또 날던
산하의 기러기도 서럽게 울었노라
아아아 내 조국 산천을 등지고 건너온 압록강
북풍을 거슬러 떠나는 길
목메어 부르는 불망의 조국
이 목숨 다 바쳐 싸우리라
해방의, 해방의 그날까지 ---
원동욱 단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노래는 “노래운동 새벽의 안치환, 이현관, 문승현의 집단창작”곡이다. 덧붙이기를, "저도 새벽출신이랍니다." <메아리> 30주년 기념 음악회 (2007년)를 유트브에서 만났다. 원동욱 단원도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2
<부산 소녀상 건립 일 주년 기념식> (12월 28일 목요일 오후 7시)에 부르기로 한 <순이야>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에 더해 정지용 시의 <향수>를 연습하다. (28일 기념식엔 몇 명의 단원이 참여키로 했는지 확인해 보지 못했다.)
3
하재훈 단원, 책상 달력을 한 박스 가지고 와 단원들에게 선물하면서 원하는 대로 더 가져가라고도 했다. 달력의 제목(?)은 ‘아름다운 명화’다. 1월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인데 첫 그림부터 좋다.
빛나는, 별이 빛나는 밤
환히 타오르는 불타는 꽃들
보랏빛 안개 속에 소용돌이치는 구름이
청자빛 빈센트의 눈에 어리네요
색조를 바꾸는 색깔들
황갈색 곡식의 아침 들판
고통에 주름진 풍파 겪은 얼굴들은
예술가의 사랑의 손에 위로를 받네요.
다들 아시다시피 Don Mclean의 Vincent 의 한 대목이다. 속마음이 늘 훈훈한 하재훈 단원 고마워요~~. 우리가 늘 신세지는 새날 교회의 안하원 목사님도 교회 달력을 선물했다. 2018년 기독교 환경운동 연대 생태 달력 <하늘로부터의 속삭임>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아름답고 고마운 새들의 얼굴이 숨어있다. 1월의 조물(鳥物-人物이 아니라)은 큰기러기, 콩새, 방울새, 뿔논병아리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갈매기로 태어나 빈손으로 바다를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큰기러기가 더 마음에 가는 오늘밤이다. 안목사님 감사합니다.
4
운영위원회의 결정대로 다음 주에도 전체 연습을 하기로 하다. 12월 12일 화요일은 올해의 마지막 전체 연습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