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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퇴량, 충량, 우미량 구별에 대하여(어느 대목 장인(匠人)이 정의하는 우미량)

작성자명품대목|작성시간12.06.02|조회수364 목록 댓글 0


  
        ▣ 가죽나무 ▣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 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 걸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가운데를 두 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른 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 짝을 잘라 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 그것도 기쁨이겠기 때문이다 詩:도종환




굽다듬은 퇴량, 충량을 우미량이라 알고있는 목수에게 전하는 장인의 말씀


살림집 퇴칸의 길이는5자(尺) 이짝저짝이라고 장인(匠人)은 말씀하셨다.

'퇴'는 앞퇴, 뒷퇴, 측면에도 두는데 그 길이가 5자(尺) 내외로 하는 것은 상(床)의 폭과 관련이 있다고 하셨는데,

통상 민가 4인 밥상(床)의 규격이 2자(尺) X 1.5자(尺)이고, 퇴칸 마루에서 2인(人)이 대면해서 이 상(狀)을 받을 수 있는 넓이가 5자 내외란다.

퇴칸에 설치되는 보가 퇴보(량)이다. 따라서 퇴보는 5자 이짝저짝이다.   

측면에서 대들보로 향하는 보는 충량(衝樑)이라고 한다. 측면에 5자 내외 퇴가 있으면 측면 보는 충량이 아니라 퇴보(량)라고 해야 맞다.

  

충량(衝樑)을 측량(側樑)이라고 하는 목수들이 있는데, 전통목조건축에 측량이란 부재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측(側)은 '곁에 나란하다'는 뜻이므로 측량(側樑)은 대들보 곁에 들보와 나란하게 설치된 보라는 것인데, 전통목조건축에서 보를 이렇게 쓰지는 않는다.

백번 양보해서 대들보 옆에 결구되는 보이기에 측량이라고 했다하자, 이름은 그 이름을 갖는 주체의 속성에 따라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들보 옆에 붙는다고 측량(側樑)이라고 한다면, 대들보 밑에 있는 기둥은 하주(下柱)고, 대들보 위에 놓이는 보는 상량(上樑)이라 해야 맞다.


같은 수준(水準-Level)에서 대들보에 찔러 박히는 보를 충량(衝樑)이라고 한다. 

충량 뒷목을 들보 위에 태우기 위해 구레먹을 빗주거나, 동자주에 꼿(맞춤되)게 곡을 준 충량을 우미량이라고 하는데 억지라고 하셨다.

또한 충량(일단 충량이라 해두자) 보 머리가 기둥에 맞춤되면 충량, 도리에 맞춤되면 우미량이라는 주장있는데 

우미량 머리가 도리에 맞춤되기도 하지만 우미량과 충량을 구별하는 근거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셨다.




퇴량은 설치된 위치로, 충량은 설치되는 방식으로, 우미량은 그 모양으로 각기 이름을 갖게 된 것이라 말씀하셨다.

퇴보(량), 충량이 굽은 나무 굽다듬어 소꼬리 모양이 되면 우미량이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양이 우미량과 같을 뿐이라 하셨다.

즉 퇴량을 굽다듬고, 충량 굽다듬었다고 '우미량'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퇴량이 곡이 아무리 있다한들 퇴량일 뿐, 우미량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 충량 또한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진정 우미량이라고 할 수 있는 보는 보머리와 뒷목이 서로 다른 수준(水準-Level)에 맞춤되는 보라고 하셨다.

예를들면, 보머리는 처마(주심)도리에 맞춤되고 보 뒷목은 중(오량)도리에 맞춤되는 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예를든 것처럼 그렇게 맞춤되는 보는 없는데, 그 이유는 보 등에 장(평)연이 닿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진각 오량집에서 종도리와 중(멍에)도리에 걸리는 보는 다른 수준에 맞춤이고 이것을 '우미량'이라 한다.

우진각 집에서 이렇게 걸리는 우미량이 필요한데, 굽은 나무를 쉽게 구할 수 없는 요즘은 십자도리로 대신한다.

우진각 오량집에서 멍에도리가 들리지 않도록 멍에도리 위를 눌러주고 종도리와 연결되는 우미량을 설치한다. 

오량 우진각 지붕은 멍에도리 위에 대공을 세울 수 없어서 멍에도리 무게중심이 불안정하다.

우미량이 없으면 멍에도리와 종보 위에 계량(繼樑-?)을 설치하고 그 위에 십자도리를 받는 대공을 설치하여 보강하는 방법을 택한다.

오량 우진각 지붕이라고 반드시 우미량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십자도라가 종보 위에 오도록 설계하면 우미량은 필요없다.


그런데, 도리를 받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보(樑)라고 하는데 이 우미량은 보라고 하기보다 도리라고 해야 맞지 않을런지.., 






종도리와 멍에도리에 결구되는 우미량 마구리 

  


충량을 우미량 흉내내어 대(들)보 위에 태우거나 동자주에 결구하는 이유는 원목을 그대로 살려 치목할 때 대보와 충량 결구를 치목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자주에 충량 뒷목을 끼우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 동자주는 길이(높이)가 짧아서 충량의 도는 힘에 터지기 때문이다. 

  


기둥 규격이 충분하지 않으면(7 X7 치 이하) 퇴량을 우미량 흉내내여 들어 올려야 하는데 그 이유는 같은 높이에서 두개 이상 보가 결구되면

기둥 남아있는 부분이 원래의 1/2 이 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둥은 결구를 위해 털어내고 남는 부분이 1/2 이상 있어야 한다고 장인은 말씀하셨다.

  


수덕사 대웅전 우미량을 들먹이지 않고 '우미량'을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맨 위 사진 또한 절묘한 우미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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