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
그 이튿날에는 명절에 온 큰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것을 듣고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 (요12:12~13)
종려주일은 십자가 수난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공식 입성을 기념하는 날로, 사순절의 6번째 주일이며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그리스의 일부 교회에서는 종려주일을 주님께서 영광 받으신 날로 보아 고난주간에서 제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만왕의 왕이신 성자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겸손한 인간의 모습으로 입성하심으로 낮아지심을 보이셨으며, 또한 마지막 주간에 당하실 시련의 시작이란 의미를 지니므로 일반적으로 동·서로마 교회는 종려주일도 고난주간에 포함시켰습니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지금 당장은 당신께 환호하는 무리들이 곧 당신을 못박으라고 돌변할 자들임을 아시면서도, 즉 며칠 후 십자가 처형을 당하실 것을 아시면서도 그들 죄인의 죄값을 대신 치르고 구원을 주시려는 뜨거운 사랑으로 백성들의 환호 속에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던 주님의 심정을 다시금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나를 위하여 주가 당하신 노고와 고난이 얼마나 크고 감사한 것인지를 다시금 깨달아야 합니다. 더욱이 제2위 성자요 메시아이시면서도 초라한 나귀를 타고 입성하는 주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의 구속주요,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겸손과 온유에 대해서 묵상해야 합니다.
종려주일 유래
성경에서 종려나무는 의, 아름다움, 승리 등을 상징합니다. 고난주간의 첫 날이 종려주일로 불리는 것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당시 메시아로 개선하는 왕처럼 오시는 예수를 환영하는 뜻으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든데서 유래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때 이 주일을 호산나주일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것도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 시 그의 입성을 환영하는 무리가 '호산나'라고 외친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종려주일과 관련하여 가장 오래된 자료는 385년경의 에게리아(Egeria)의 순례집입니다.
이에 따르면 동로마 교회 중의 하나인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로 종려 행렬이 행해졌다고 합니다. 물론 서로마 교회들도 부활주일 전에 그리스도의 고난과 의미를 되새기는 기간을 갖기는 했지만 종려 행렬과 같은 축하 행사는 없었고, 그 성격도 축하 분위기를 지닌 동로마 교회의 행사와는 달리 애도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이 밖에도 6세기경 스페인의 의식서인 서고트 교회의 Liber ordinum에서도 종려주일 행사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의식서에는 종려 행진과 더불어 동로마의 교회에서 행하던 풍습들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는 5세기 경 동로마 교회의 종려주일 풍습이 서로마 교회에 유입되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고난주간, 특히 종려주일의 행사는 대부분 동로마 교회로부터 서로마 교회로 전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려주일에 사용하는 종려나무 가지의 축성의식만은 그 기원을 서로마 교회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려나무 가지에 행하는 축성의식은 초기에는 행해지지 않았으나, 후대에 와서는 종려나무 뿐 아니라 종려 행렬에 사용하는 꽃들에도 행해졌습니다.
종려주일 풍습
종려주일 행진
종려 주일의 행진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에서 유래된 풍습입니다. 이는 동로마 교회에서 먼저 체계적으로 행해졌는데, 예루살렘 교회의 종려 행진은 이날 오후 감람산에 위치한 교회에서 찬송과 화답송을 부르고 교훈서를 낭독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서로마 교회에서도 종려 주일 행진 시에는 호산나 노래 등이 불려졌습니다. 이러한 찬양을 하는 가운데 종려나무 가지는 이 교회에서 저 교회로 옮겨졌습니다.
종려나무의 축성 의식
축성이란 성례에 쓰이는 물건 등을 정해진 의식을 통해 성스러운 것으로 구별하는 것으로, 그 기원은 구약의 성별 의식에서(출 40:9-15) 찾을 수 있습니다. 중세 교회에서는 종려주일에 사용하는 종려나무 가지에 축성 의식을 행했는데, 이렇게 축성된 종려나무 가지는 귀신을 추방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이는 질병의 치유와 재앙을 막는데도 능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