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의 기도 ♡
사람은 영적인 존재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그 기도만큼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도의 대상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제가 믿는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데 있어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다닐 때 있었던 일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화요일 밤에
삼각산으로 산 기도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하루는
제 마음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별 준비 없이 따라 갔습니다.
남들은 외투를 준비하여 오는데 저는 입은 대로 가게 되었고, 집에는
전화로만 삼각산 철야 기도를 간다고 연락을 하고 따라간 것입니다.
연예인 교회 주변에 있는 가게에서 맡겨놓았던 천막을 찾아서 두 사람이
어깨에 매고 산을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산 중턱을 조금 더 올라가 천막을
치고 그 안에 들어가니 한 삼십 명은 넉넉하게 앉을만한 넓이였습니다.
찬송을 열심히 큰 소리로 부르다가 예배를 드리고는 각자 개인 기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각산 그 넓은 산에서 개인 기도를 드릴만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자리를 잡을만하다고 생각되어 가보면 이미 기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30분도 넘게 헤매다 겨우 한 자리를 잡고 보니 북풍이 몰아치는
자리였습니다. 바위를 깔고 앉아 무릎을 꿇으니 찬 기운이 온 몸으로
스며드는데 마음 속 깊이에서부터 떨여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동안 기도를 드리다 보니 다리가 저려오다가 감각이 무디어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마무리하고 다리를 뻗어보니 생각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는 긴 밤을 서성이면서 밤을 지새우며 다시는 산에
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수 없이 되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바람결에
다른 이의 기도 소리가 들여왔습니다. 그 기도 소리는 똑 같은 말이
계속 반복되는 소리인데 "하나님 나를 어떻게 하시렵니까?"하는 외마디
기도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이 발동해 기도 소리가 들여오는 쪽으로
찾아가 보았더니 학생이 아니라 어떤 목사님이셨습니다.
그 목사님은 목회를 잘하고 계시는 분으로 알려졌던 분이셨습니다.
그 자리에 서 있는 저에게 이런 마음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드릴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기회는 드리지 않고 자기 말만
끝없이 핏대를 세우면서 드리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산기도를 매주 하루를 금식하며 일년 이개 월을 다녔습니다.

어떤 교회에 기도를 아주 잘 하신다는 소문이 난 권사 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에 목사 안수를 받고 바로 부임해 오시는
젊은 목사님이 계셨는데, 하루는 그 권사 님이 목사님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 권사 님은 목사님께
"저는 기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하나님이 정말로 계시는지 안계시는
지도 모르겠으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하고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목사는 어머님 같은 권사 님 손을 꽉 잡고 이렇게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권사 님 기도는 내가 하고 싶은 소리만 다 하고 끝나버리면 언제
하나님 꺼서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그렇게 하시지 말고 기도를
드리다가 적당한 때 눈을 감은 그대로 기다려 보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의
응답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니 낙심하거나 의심하지 마세요."
그리고서 권사 님이 돌아가시고 2주가 지나자 다시 목사님을 찾아와서
"목사님 말씀대로 했더니만 우선 마음이 평안해 지고 기쁨이 있었습니다.
기도는 침묵의 기도도 있더군요."하시고는 노안에 밝은 웃음 가득히
남겨놓고 돌아 가셨다고 합니다. 침묵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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