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CHANEL)이라 불리우는 여인,
그 여름을 만끽하다
가평 자라섬에서,
가평 자라섬의 여름은 언제나 조금 특별하다.
강물은 느리게 흐르지만 계절은 빠르게 지나가고,
꽃들은 한순간 눈부시게 피어났다 어느새 바람 속으로 흩어진다.
그래서 사진가는 안다.
아름다움은 영원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기에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그날 자라섬에서 만난 그녀는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주인공 같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샤넬(CHANEL)이라 불렀다.
비싼 명품을 걸쳐서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세월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품격이 있었고,
평범한 꽃밭도 런웨이처럼 만들어버리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었다.
무엇보다 삶을 사랑하는 태도가 아름다웠다.
붉은 양귀비 꽃밭 사이에 서 있는 그녀는 마치 여름이 피워낸 한 송이 꽃 같았다.
상큼하고 발랄했다.
명랑한 미소에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숨어 있었고,
눈빛에는 긴 세월을 견디어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인내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중년을 지나면 아름다움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진가는 안다.
진짜 아름다움은 젊음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 속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그녀의 미소는 스무 살의 미소보다 깊었고,
그녀의 눈빛은 봄날보다 따뜻했다.
꽃밭을 거닐며 그녀는 작은 꽃 한 송이를 조심스럽게 만졌다.
마치 오래전 잊고 살았던 사랑을 다시 만난 사람처럼.
그 순간 셔터를 누르며 생각했다.
"사랑은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구나."
자라섬의 수국들은 한창 절정을 향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분홍빛 수국들 사이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동화 속 요정 같았다.
수많은 꽃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꽃들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그녀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사람은 풍경까지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사진은 단순히 얼굴을 담는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담는 일이다.
한 사람의 희망을 담는 일이다.
한 사람의 사랑을 기록하는 일이다.
그녀는 평범한 일하는 여자였다.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친구이며,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보다 특별한 모델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는 언제나 빛이 난다.
그 빛은 화장으로 만들 수 없고,
값비싼 옷으로도 만들 수 없다.
그것은 희망에서 태어나고,
긍정에서 자라며,
사랑으로 완성된다.
무지개 터널 앞에 선 그녀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여름이 준비한 축제의 주인공처럼.
그 웃음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견뎌낸 날들.
참아낸 시간들.
눈물로 건너온 계절들.
그리고 다시 피어난 희망.
그래서 더욱 눈부셨다.
인생은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꽃길만 걸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꽃길을 발견할 줄 알아서 행복한 것.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다.
어떤 날에는 그리움이 찾아오고,
어떤 날에는 보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며,
어떤 날에는 이유 없이 마음이 쓸쓸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리움도 사랑의 일부라는 것을.
기다림도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인내 역시 사랑이 자라는 방식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녀의 표정은 언제나 따뜻했다.
세상을 향해 화내기보다 이해하려 했고,
상처받기보다 품어주려 했으며,
포기하기보다 한 번 더 웃어보려 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진가는 풍경을 찍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날 자라섬에서 발견한 것은 꽃보다 아름다운 한 사람의 마음이었다.
하얀 꽃밭에 앉아 꽃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여름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시(詩) 같았다.
바람은 부드럽게 지나가고,
햇살은 꽃잎 위에 내려앉고,
그녀의 미소는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이라는 꽃밭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사랑을 피우고,
누군가는 희망을 키우고,
누군가는 그리움을 품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견디며 조금씩 아름다워진다.
그날 자라섬에서 만난 샤넬이라 불리우는 여인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상큼하고,
발랄하고,
명랑하고,
큐티한 미소를 간직한 사람.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인내가 있었고,
그 따뜻함 뒤에는 사랑이 있었으며,
그 눈빛 속에는 오래된 그리움이 조용히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꽃보다 아름다웠다.
아니,
꽃들이 그녀를 닮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여름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그날의 햇살은 사진 속에 남을 것이다.
꽃들은 시들겠지만,
그녀의 환한 미소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사진가는 믿는다.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계절이 바뀌어도 결코 늙지 않는다는 것을.
가평 자라섬의 여름.
그곳에서 샤넬이라 불리우는 한 여인은 꽃들과 함께 웃고 있었고,
그 웃음은 세상 모든 희망보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글,사진 더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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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