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자라섬,
당신이라는 설레임에게,
당신,
그날의 자라섬을 기억하나요.
강물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고
산들은 푸른 꿈을 품은 채
여름 하늘 아래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
꽃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웃고 있었고,
바람은 아무 말 없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풍경보다 먼저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몰랐겠지요.
당신이 꽃길을 걸어올 때
내 마음에도 꽃이 피고 있었다는 것을.
당신이 환하게 웃을 때
오래 잠들어 있던 설레임이
다시 눈을 뜨고 있었다는 것을.
당신은 그저 걸어왔을 뿐인데,
당신은 그저 미소 지었을 뿐인데,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나는 그 이유를
아직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사랑은
거창한 고백이 아니라
그 사람을 바라보는 순간
세상이 달라 보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만난 그날,
자라섬의 꽃들은 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가는 길이었고,
바람은 바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향기를 실어 나르는 편지였습니다.
강물은 강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내 마음속 그리움이
흘러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신,
나는 가끔 생각합니다.
왜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면
갑자기 어린아이가 되는 것일까요?
왜 한 사람의 미소가
하루의 햇살이 되고,
왜 한 사람의 눈빛이
한 계절의 기억이 되는 것일까요.?
당신을 바라보던 그날,
나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순수한 설레임을 다시 만났습니다.
마치 오래전 잃어버린
첫사랑의 편지를 발견한 사람처럼.
수국꽃 사이에 앉아 있던 당신.
보랏빛 꽃들이 당신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눈에는
꽃보다 당신이 먼저 보였습니다.
꽃은 아름다웠지만,
당신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꽃은 계절이 지나면 시들지만,
당신의 미소는
내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알까요?
사람의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는 곳에 있다는 것을.
당신의 눈빛에는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따뜻함이 있었고,
당신의 웃음에는
세상을 사랑하려는 다정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사실은 당신의 마음을 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날의 하늘은 유난히 높았습니다.
구름은 천천히 흘렀고,
바람은 부드러웠으며,
꽃들은 행복한 얼굴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모든 풍경 속에서
한 편의 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읽어주기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시.
누군가 사랑해 주기를 기다리는
따뜻한 시.
나는 그 시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사진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고,
그리움으로 읽었습니다.
당신,
만약 시간이 멈출 수 있다면
나는 그날의 자라섬에 머물고 싶습니다.
꽃길을 걸어가던 당신의 뒷모습 곁에서.
햇살을 품고 웃던 당신의 미소 곁에서.
바람을 따라 흔들리던
당신의 꿈 곁에서.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였으니까요.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붙잡으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내일이 꽃처럼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웃음이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정말 아주 가끔은
그날의 자라섬을 떠올려 주기를 바랍니다.
꽃들 사이에서 웃고 있던 당신과,
그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한 사람을.
세월은 흐를 것입니다.
꽃도 지고,
여름도 지나가고,
우리의 오늘도 추억이 되겠지요.
하지만 어떤 기억은
시간이 가져가지 못합니다.
어떤 설레임은
계절이 바뀌어도 시들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게 그런 기억입니다.
당신이 내게 그런 계절입니다.
당신이 내게 그런 설레임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자라섬의 꽃길 위에
보이지 않는 편지 한 장을 내려놓습니다.
바람이 당신에게 전해주기를 바라면서.
강물이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면서.
꽃들이 당신 대신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사랑하는 당신.
꿈꾸는 섬에서 만난 사람.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여름보다 눈부신 사람.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설레임으로 피어날 사람.
그날의 자라섬은
하나의 섬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당신에게 이르는 길이었고,
나는 그 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계절의 이름은
여름이 아니라,
꽃이 아니라,
바람이 아니라,
오직
당신, 이브였습니다.
글,사진 더Rainbow.
*
사진을 보정하고,
그 사진을 보며 글을 써보고,
그 글을 읽어보며,
그 옛날 그사람에게,
연애편지 쓰듯 끄적여 본 가상의 스토리텔링입니다.
誤解없으시기를 ㅎ
꿈꾸는 섬, 설레임의 이름으로,
가평 자라섬에서 만난 이브,
그리고 한 편의 동화
어떤 장소는 풍경으로 기억되고,
어떤 장소는 사람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어떤 장소는 한 사람과 한 계절이 만나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날의 가평 자라섬이 그랬다.
강물은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고,
푸른 산들은 마치 오래된 병풍처럼 섬을 감싸 안고 있었다.
꽃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여름을 노래하고 있었으며,
바람은 꽃향기를 실어 나르며
세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곳에
이브(EVE) 라는 활동명을 가진 한 모델이 있었다.
그녀가 꽃길을 걸을 때마다
꽃들은 더욱 화사해 보였고,
그녀가 미소를 지을 때마다
여름은 조금 더 눈부셔졌다.
사진가인 나는 문득 생각했다.
"오늘의 자라섬은 단순한 섬이 아니다."
"오늘의 자라섬은 꿈꾸는 섬이다."
이브는 마치 여름이 빚어낸 한 편의 동화 같았다.
하얀 모자를 눌러쓴 채
꽃들 사이를 걷는 모습은
어린 시절 읽었던 그림책 속 주인공을 떠올리게 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아름다운 분위기를 가진 사람은 흔하지 않다.
이브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가 서 있는 곳에는
이상하게도 설레임이 피어났다.
마치 오래전 잊고 있던 첫사랑의 기억처럼.
마치 소녀 시절 가슴속에 간직했던 작은 꿈처럼.
마치 언젠가 꼭 이루고 싶었던 소망처럼.
설레임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사람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자라섬의 수국들은 한창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분홍빛과 보랏빛 꽃송이들이
구름처럼 피어 있었고,
그 꽃들 사이에 선 이브는
마치 꽃의 여왕처럼 보였다.
사진가는 안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꽃이 아니라
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그녀는 꽃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욕심이 없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싶은
순수한 기쁨만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
그리고 아름다운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는 일.
그날 이브는
그 모든 행복을 가슴 가득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드넓게 펼쳐진 꽃정원 위를 바라보았다.
수많은 꽃들이 색색의 물결처럼 피어 있었고,
구불구불 이어진 길들은
마치 꿈으로 가는 길처럼 보였다.
그 길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그녀는
마치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 같았다.
누구에게나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비가 내리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며,
때로는 외롭고 힘든 시간을 지나야 한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다시 꽃을 만나게 된다.
다시 웃게 된다.
다시 설레게 된다.
그래서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녀의 걸음걸이에는
그런 삶의 희망이 담겨 있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장면을 기록하는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의 마음속에 피어난 계절을 담아내는 일이다.
그날 내가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것은
모델의 포즈가 아니었다.
꽃의 색감도 아니었다.
그녀가 느끼고 있었을 설레임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보고 있었을 꿈이었다.
이브라는 이름처럼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떠올리게 했다.
무언가를 다시 꿈꾸게 만들었다.
삶이 아무리 반복되어도
우리는 여전히 설레일 수 있다는 사실.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여전히 꽃처럼 피어날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그녀는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해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자
자라섬의 풍경도 부드러워졌다.
산은 더욱 푸르게 보였고,
꽃들은 더욱 따뜻한 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이브의 미소 역시
햇살처럼 잔잔하게 빛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섬 하나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고.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섬이고,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섬이며,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섬이다.
그날의 자라섬은
분명 꿈꾸는 섬이었다.
그리고 그 꿈의 한가운데에는
이브가 있었다.
꽃들보다 환하게 웃으며,
바람보다 자유롭게 걸으며,
아이처럼 설레어 하며,
여름이라는 계절을 온몸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날의 사진을 바라본다.
꽃은 언젠가 시들고,
계절은 또 다른 계절로 바뀌겠지만,
그날 자라섬에 가득했던 설레임은
사진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한여름의 자라섬에서,
꽃과 바람과 강물과 하늘이 함께 만들어 낸
아름다운 하루를.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마치 동화 속 주인공처럼 웃고 있던
모델 이브를.
그날의 자라섬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꾸는 섬이었고,
그녀는 그 섬에 내려온
한 송이 설레임이었다.
글,사진 더Rainbow.
*
불볕 더위속,
애 많이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