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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출사 앨범

사진은 시간을 붙잡는 일이 아니다. 사라질 시간을 사랑하는 일이다.( 찰나님공지,자라섬에서)

작성자더레인보우|작성시간26.06.11|조회수163 목록 댓글 3

수국 그리고 그香과 사랑에 빠지다,

가평 자라섬에서,

꿈같은 인생을 바라보며.

 

가평 자라섬의 여름은 언제나 조용히 찾아온다.

누군가는 계절이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사진가의 눈에는 계절이 아니라 마음의 온도가 먼저 변한다.

 

그날 자라섬에는 수국이 피어 있었고,

수국 사이에 앉아 있는 한 여인은 마치 꽃들이 오래전부터 기다려 온 손님처럼 보였다.

 

하얀 모자 아래로 고개를 살짝 숙인 모습은 수줍은 설렘 같았고,

수국 향기를 손끝으로 어루만지는 모습은 오래된 사랑을 다시 만난 사람 같았다.

 

 셔터를 누르며 생각했다.

사람은 왜 사랑할까?

 왜 사랑하다가 슬퍼질까?

어쩌면 그 두 가지는 처음부터 함께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행복을 데리고 오지만,

동시에 떠남의 그림자도 함께 데려온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가끔 슬프고,

행복하면서도 문득 불행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은 그럼에도 또 사랑한다.

수국 향기처럼.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그날 여인은 꽃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마치 꿈속에 잠들다 깨어난 사람처럼 고요했다.

바람은 천천히 머리카락을 흔들었고,

수국들은 분홍빛 파도처럼 그녀 곁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왜"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왜 사랑하는가.

왜 그리워하는가.

왜 아파하는가.

왜 기다리는가.

왜 누군가를 만나고 또 떠나보내는가.

 

세상에는 수많은 질문이 있지만 사실 정답은 없다.

그저 살아가는 동안 조금씩 이해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답보다 중요한 것이 질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젊은 날에는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모든 이유를 찾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된다.

세상에는 이유가 없다기보다 굳이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아름다움도 있다는 것을.

 

꽃이 피는 이유.

바람이 부는 이유.

사랑이 시작되는 이유.

그 모든 것은 존재 자체로 충분한 답이 된다.

 

수국도 그랬다.

그저 피어 있었고 아름다웠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여인은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의 지나온 시간들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살아오면서 미안하다 말하지 못했던 순간들.

고마웁다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더 많이 돕다 돌아오지 못했던 날들.

함께 상의하다 결국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던 인연들.

그 모든 기억들이 수국 향기처럼 마음속에서 피어났을 것이다.

 

인생은 참 이상하다.

행복을 찾으러 떠났다가 상처를 만나고,

상처를 견디다 보면 어느새 행복을 발견한다.

 

그래서 삶은 늘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긴 여행이다.

어떤 사람은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어느 철학자는 말했다.

죽음은 존재양식의 변화일 뿐이라고.

나는 그 말이 좋다.

꽃이 지는 것도 끝이 아니라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과정이듯,

우리의 만남과 이별 또한 사라짐이 아니라,

또 다른 모습의 기억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을 더 사랑해야 한다.

오늘 웃을 수 있다면 웃고,

오늘 설렌다면 설레고,

오늘 행복하다면 충분히 행복해야 한다.

 

사진도 그렇다.

사진은 시간을 붙잡는 일이 아니다.

사라질 시간을 사랑하는 일이다.

 

그날 자라섬에서 나는 수국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보았다.

그것은 꽃이 아니라 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여인의 표정 속에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부드러운 미소가 있었다.

 

한때는 편견과 오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지 모른다.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다.

그러나 삶은 우리에게 인내하다 배우게 한다.

배려를 배우게 한다.

미안함을 배우게 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신경쓰다 보면 결국 사랑이 무엇인지도 알게 한다.

 

그것은 소유가 아니었다.

곁에 있어 주는 것이었다.

기다려 주는 것이었다.

이해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랑은 결국 배려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수국 향기가 바람을 따라 흘러갔다.

언젠가는 이 계절도 떠나다 갈 것이다.

꽃도 지고,

여름도 끝나고,

오늘의 사진도 추억이 될 것이다.

 

그러나 괜찮다.

우리는 떠남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정리하다 보면 남는 것이 있고,

포기하다 보면 오히려 얻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이 삶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사진이다.

 

그날 자라섬의 수국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꿈같은 인생이라 하여도 슬퍼하지 말라."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꽃들 사이의 여인은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마치 이미 결심한 사람처럼.

앞으로도 사랑하며 살겠노라고.

조금 더 긍정하며 살겠노라고.

조금 더 이해하며 살겠노라고.

조금 더 배려하며 살겠노라고.

 

그래서 그날의 자라섬은 단순히 수국이 아름다운 곳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마음이 꽃처럼 피어나던 곳이었다.

 

 나는 셔터를 누르며 확고하게 믿었다.

 

아름다움은 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꽃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에 있다는 것을.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바라보는 눈빛 속에 있다는 것을.

 

희망은 내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 속에 있다는 것을.

 

수국향 가득한 자라섬에서,

그 여인은 꽃과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결국 삶과 사랑에 다시 한번 빠지고 있었다. 

 

글,사진 더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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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브 | 작성시간 26.06.11 마음으로 느끼는
    감동의 글로
    그저 평범한 표정을
    고급지게 스토리텔링 하니
    그 감동이 두 배로
    전해져 옵니다.
    서툰 기사 케어해 가며
    함께해 주시느라
    늘 애써주시니
    그 또한 감사하구요~^^
    수고하셨습니다 ~♡♡♡
  • 작성자찰나 | 작성시간 26.06.12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진아 | 작성시간 26.06.20 자람섬도 예쁜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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