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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출사 앨범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 사라질 것을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했던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찰나님공지) # 1

작성자더레인보우|작성시간26.06.23|조회수159 목록 댓글 8

https://youtu.be/pLgVRK5x9lY?si=zzQWUh_kaPH0AADW

능소화 아래,

싱그러운 여름을 닮은 사람들.

 

자양동 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 여름이 내려앉았다.

여름은 늘 뜨겁고 강렬한 계절이라 생각했는데,

그날의 여름은 조금 달랐다.

 

능소화 덩굴이 초록 잎사귀 사이로,

주황빛 꽃등을 수없이 밝혀 놓은 풍경은,

뜨거움보다 다정함에 가까웠다.

마치 누군가 오래된 추억들을 한 송이씩 벽면에 걸어 놓은 듯했다.

 

사진가인 나는 그 풍경 앞에서 한동안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좋은 사진은 먼저 눈으로 찍고,

그 다음 가슴으로 찍어야 한다는 말을 믿기 때문이다.

 

능소화는 참 묘한 꽃이다.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아름답지만 자신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저 제자리에서 여름을 살아낼 뿐이다.

 

그리고 그 꽃들 앞에 선 사람들도 어쩌면 능소화를 닮아 있었다.

하얀 원피스를 입고 꽃벽 앞에 선 여인은,

마치 한 편의 동화 속 주인공 같았다.

초록과 주황이 만들어낸 자연의 캔버스 위에서 그녀는 꽃보다 더 꽃처럼 웃고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꽃이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진을 오래 하다 보면 알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 아름다울 때 비로소 꽃도 아름답게 보인다는 사실을.

 

그날 능소화 아래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고,
누구도 경쟁하지 않았으며,
누구도 젊음을 증명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오늘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의 햇살을,
오늘의 바람을,
오늘의 꽃을,
그리고 오늘의 자신을.

 

어쩌면 행복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대단한 성공이나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능소화가 피어 있는 길목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참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

 

중년이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여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계절을 보지 못했다.

꿈을 좇고,
가족을 위해 일하고,
삶이라는 전쟁터를 건너느라 꽃 한 송이를 바라볼 시간조차 부족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알게 된다.

인생은 목적지보다 함께 걸어온 풍경이 더 중요했다는 사실을.

그래서일까.

능소화 군락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조금씩 어린아이 같았다.

 

꽃을 바라보며 웃고,
예쁜 배경을 발견하면 손을 흔들고,
서로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주며 행복해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사진가는 결국 사람을 찍는 사람이다.

꽃을 찍는 것 같아도 사실은 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빛을 찍고,
풍경을 찍는 것 같아도 사실은 풍경 속에 머무는 사람의 마음을 찍는다.

 

그날 내가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것은 능소화가 아니었다.

능소화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이었다.

붉은 우산을 들고 선 여인에게서는 여름날의 낭만이 보였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에게서는 아직도 소녀처럼 설레는 마음이 보였다.

수줍은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서는 삶의 따뜻함이,

꽃을 어루만지는 사람에게서는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함이 보였다.

 

사진은 결국 시간과의 약속이다.

오늘의 웃음은 내일 사라질 수 있고,

오늘의 꽃도 다음 계절이면 흔적 없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진 속에는 그 순간이 영원히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

사라질 것을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했던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

 

능소화 아래에서 웃던 사람들은 언젠가 오늘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사진 한 장을 꺼내 보며 말할 것이다.

"그 여름 참 좋았지."

"그날 우리는 참 많이 웃었지."

"그때의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 더 젊고, 조금 더 설레고 있었지."

 

그러면 그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다시 살아나는 기억이 된다.

자양동 한강공원의 능소화 군락지.

그곳은 단순히 꽃이 피는 장소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행복을 배우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여름을 사랑하는 법을 다시 기억하는 공간이었다.

 

능소화는 여전히 피어 있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사진가는 그 사실을 조용히 기록했다.

 

싱그러운 여름은 꽃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꽃을 바라보며 웃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피어난다는 것을.

 

그날 능소화 군락지에서 나는 또 하나의 진실을 배웠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자연이 만드는 풍경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 여름의 능소화는 더욱 아름다웠고,

그 꽃들 아래 웃고 있던 사람들은

한 송이 꽃보다 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글,사진 더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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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바다 | 작성시간 26.06.23 비와함께 능소화속에서 함께웃고 즐겁게
    보낸시간의 결과물들..
    레인보우작가님의 열정에 감사드리며
    수고많으셨어요 ^,^
  • 작성자몰리 | 작성시간 26.06.23 능소화를 보면서 많이 행복했지요.
    세상의 능소화를 다 가진 것처럼 담아주셨네요 ㅎ
    추억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작성자공유 | 작성시간 26.06.24 우와
    화각을 넓게 잡으니
    멎지내요
    감사히 사진 받아갑니다
  • 작성자찰나 | 작성시간 26.06.24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작성자스키야 | 작성시간 26.06.24 레인보우작가님ᆢ능소화 꽃아래 서 너무도 예쁜모습 사진으로 남겨주셔서 감사학니다 ~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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