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사랑하며 즐기다
남양주 팔당 봉쥬르 카페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
사랑하는 당신에게.
문득 그날이 떠오릅니다.
초여름의 문턱에 서 있던 남양주 팔당의 봉쥬르 카페.
하늘은 유난히 높았고,
바람은 서두르지 않았으며,
초록빛 들판은 마치 오래된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번져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있었지만,
사실은 사진보다 당신을 더 오래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들꽃이 피어 있는 길가에서 당신은 잠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하얀 재킷과 검은 부츠,
그리고 소녀처럼 눌러쓴 모자.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고 하지만,
그날의 당신에게만은 예외였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나이를 잊은 사람이 아니라,
나이를 아름답게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눈부셨습니다.
초록의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당신의 머리카락도 함께 흔들렸고,
작은 꽃들이 피어 있는 길은 마치 당신을 위해 준비된 산책로 같았습니다.
나는 셔터를 누르면서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구나.'
보통은 아름다운 풍경 속에 사람이 들어간다고 말하지만,
그날은 달랐습니다.
그 초록의 세상은 당신이 있었기에 더욱 아름다워졌습니다.
벤치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던 모습도 기억합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지나온 시간들이었을까요.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행복한 날들이었을까요.
나는 차마 묻지 못했지만,
당신의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평화로웠습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그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사람은 늘 내일을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지나간 어제를 후회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염려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달랐습니다.
그날의 당신은 오직 오늘을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보고,
지금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웃으며,
지금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지혜란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먼 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것.
그날을 사랑하는 것.
현재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당신은 들꽃들 사이에 앉아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동화 속 주인공 같았습니다.
시간이 잠시 멈춘 것 같았고,
세상은 당신을 중심으로 천천히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사진이란 결국 아름다운 사람을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아름다운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날의 시간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봉쥬르 카페의 담장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도,
초록 들판 사이를 지나던 바람도,
전구가 달린 산책길도,
모두 그날의 기억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웠던 것은
그 모든 풍경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던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은 아마 모르실 것입니다.
당신이 웃을 때마다 주변 풍경까지 함께 밝아진다는 사실을.
당신이 행복해 보일 때면 보는 사람도 덩달아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그래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모델을 만나는 것을 행운이라 말합니다.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사람보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큰 행운이라고.
그날의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꽃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사람을 대하는 말투에도,
작은 순간을 즐기는 태도에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람.
그래서 그날의 사진들은 단순한 인물사진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감정이 담긴 기록이 되었습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갑니다.
벚꽃이 피었다가 지는 시간처럼,
눈부신 봄이 어느새 초여름이 되는 것처럼.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이 사랑해야 합니다.
더 많이 웃어야 하고,
더 많이 감사해야 하며,
더 많이 추억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날의 봉쥬르 카페에서 당신이 보여준 모습처럼 말입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고,
오늘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며,
오늘이 가장 사랑하기 좋은 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서.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우리가 그날의 사진들을 다시 펼쳐 보게 된다면,
아마 이런 말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참 잘 놀았다."
"참 많이 웃었다."
"참 행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날을 사랑하며 살았구나."
그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초록이 가득했던 팔당의 오후와,
들꽃 향기 가득한 산책길과,
사진보다 더 아름다웠던 당신을 기억하며.
오늘도 나는 그날을 조용히 꺼내어 사랑합니다.
마치 오래된 연애편지를 다시 읽는 사람처럼.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적어 봅니다.
"당신과 함께한 그날은,
풍경이 아름다워서 행복했던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그 풍경 속에 있었기에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날을 사랑합니다."
❤️🌿📷💐
글,사진 더Rainb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