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당신에게 보내는 戀書,
아침고요수목원 수국꽃길에서..
사랑하는 당신에게,
수국이 피었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여름은
마치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조용히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꽃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피어났지만
이상하게도 내 눈에는
당신만이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보였습니다.
보랏빛 수국보다도,
연분홍 꽃잎보다도,
햇살을 머금은 초록 잎새보다도,
그날의 당신이
더 눈부시게 피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알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역사를 품고 살아간다는 것을.
꽃이 피기까지
수많은 비와 바람을 견디듯,
당신 역시
기쁨과 아픔,
그리움과 기다림,
눈물과 웃음을 지나
오늘의 아름다움에 이르렀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당신의 미소를 볼 때마다
한 권의 시집을 읽는 것 같고,
당신의 눈빛을 볼 때마다
한 편의 수필을 읽는 것 같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그 안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아.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는 것을
당신에게서 배웁니다.
커다란 성이 없어도,
세상을 바꿀 힘이 없어도,
푸른 하늘 아래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 하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그날의 수목원 길에서
당신은 꽃을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작은 꽃 한 송이에도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은
누군가의 아픔도,
누군가의 외로움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당신의 마음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따뜻함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이라는 사람이 좋았습니다.
당신은 가끔
"괜찮아."
라고 말합니다.
그 짧은 말 속에는
수많은 인내가 있고,
수많은 배려가 있고,
수많은 눈물이 숨어 있습니다.
괜찮다는 말은
아무렇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아픔을 품고도
다시 웃어보겠다는 용기의 다른 이름임을
나는 압니다.
그래서 당신의 웃음은
꽃보다 아름답고,
햇살보다 따뜻합니다.
사랑하는 당신.
우리의 삶도
저녁 양념 같은 삶이면 좋겠습니다.
너무 짜지도 않고,
너무 싱겁지도 않은,
기쁨과 슬픔이 적당히 어우러진
깊은 맛의 인생.
만남이 있고,
이별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설레임이 있고,
희망이 있는 삶.
그 속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조금은 천천히 걸어가는 삶.
나는 그런 삶을 꿈꿉니다.
당신과 함께.
수국꽃이 만개한 길을 걸으며
당신은 마치
세월을 거꾸로 걷는 사람 같았습니다.
어리다는 것은
나이가 적다는 뜻이 아니라,
설레임을 잃지 않는 것임을
당신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꿈꾸고,
여전히 웃고,
여전히 사랑을 믿고,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날의 바람을 기억합니다.
그날의 햇살을 기억합니다.
그날의 꽃향기를 기억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날의 당신을 기억합니다.
꽃들 사이에서 웃던 모습.
나무 그늘 아래 머물던 모습.
먼 하늘을 바라보던 모습.
그리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조용히 말해주던 모습.
사랑하는 사람아.
언젠가 이 여름도
추억이 되겠지요.
수국은 지고,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흘러갈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은
내 마음의 정원 한쪽에
영원한 꽃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비 오는 날에도,
외로운 날에도,
문득 당신이 보고 싶은 날에도,
그 꽃들은 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마음껏 푸르십시오.
마음껏 웃으십시오.
마음껏 사랑하십시오.
당신의 아름다움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고,
당신의 따뜻함은
누군가를 다시 일어서게 하며,
당신의 존재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됩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나이기를,
나는 조용히 소원합니다.
수국이 피어 있는 여름날.
아침고요수목원의 바람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한 통의 늦은 연서를 씁니다.
그리움으로 시작하여,
설레임으로 이어지고,
고마움으로 채워지는 편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언제나 같은 문장을 적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꽃이 피는 이유를 모르더라도
꽃을 사랑할 수 있듯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입니다.
당신이 있는 계절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아름다운 계절 속에서
오늘도 당신을 꿈꾸고,
당신을 기다리며,
당신을 사랑합니다.
마치 수국이 여름을 사랑하듯,
변함없이,
조용히,
오래도록...♡
글,사진 더Rainbow.
누구에게나,
상상은 자유로운 것이며,
착각하며 살아보는 인생도,
행복일 수 있습니다. ㅎ
긴 시간 애 많이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