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3장(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1-2항, 24.6.16, 박홍섭 목사
신앙고백서는 제1장에서 서론에 해당하는 성경을 다루었고 2장부터 5장까지는 신론에 해당하는 내용을 이어갑니다. 제2장이 하나님의 속성과 존재에 대한 우리의 고백을 말했다면,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하나님의 작정과 창조와 섭리에 대한 우리의 신앙고백을 다룹니다. 그중에 제3장은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을 8항의 내용으로 정리하고, 제4장은 하나님의 창조를 2항, 제5장은 하나님의 섭리를 7항의 내용으로 가르쳐 줍니다. 오늘은 제3장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중에 1항과 2항을 공부하겠습니다.
1항. 하나님은 그 뜻하신 가장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영원 전에 자유롭고 확고하게 작정하셨다(엡 1:11, 롬 11:33, 히 6:17, 롬 9:15, 18). 그러나 하나님은 죄의 원인자가 아니시다(약 1:13, 17, 요일 1:5). 또한 피조물의 의지가 강압적으로 침해되지도 않고, 2차 원인의 임의성이나 자유가 제거되지도 않으며, 도리어 굳게 확립된다(행 2:23, 마 17:12, 행 4:27-28, 요 19:11, 잠 16:33).
2항. 하나님은 예상되는 조건들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다 알고 계시지만(행 15:18, 사상 23:11-12, 마 11:21, 23) 미래의 일, 곧 그런 조건들에 의해 일어날 일을 미리 아셨기 때문에 어떤 일을 작정하신 것은 아니다(롬 9:11-12, 16, 18).
해설
1. 제3장은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에 관한 우리의 신앙고백입니다. 하나님의 작정이란 시간이 만들어지기 전 삼위일체 하나님의 내재적 사역으로 모든 일에 관한 하나님의 의도 또는 목적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의지적 행위이며 어떤 것을 결정하는 힘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만사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이 작정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일도 계획 없이 우발적으로 하시지 않습니다. 신앙고백서는 4장에서 하나님의 창조, 5장에서 섭리를 다루기 전에 3장에서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에 담긴 모든 것이 모두 하나님의 작정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 하나님의 작정은 다양한 논쟁의 불씨가 지펴진 가장 심원하고 난해한 신학적 주제 중의 하나입니다. 이 교리의 세부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 있지만, 하나님을 지성적인 존재로 믿고 그런 속성이 뜻하는 바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작정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고대 이방인들이 믿은 아무런 규칙도 없이 제멋대로 은총을 베푸는 ‘행운의 여신’과 같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가장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영원 전에 자유롭고 확고하게 작정하셨습니다.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엡 1:11)
3. 하나님의 작정은 다급한 결정이 아니며 외부의 요인에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동시에 자유로운 당신의 뜻에 따라 주권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이 자유로운 하나님의 작정은 가장 거룩하고 지혜롭습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완전한 하나님의 지혜에 의하기에 다른 어떤 존재와 협의하거나 조언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가장 적절한 목적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는데 가장 적합한 수단을 결정합니다. 이를 사도 바울은 이렇게 감탄하면서 고백합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롬 11:33)
4. 하나님의 작정은 완전한 자유와 지혜로 영원 전에 주권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입니다.이를 신앙고백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뜻하신 가장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영원 전에 자유롭고 확고하게 작정하셨다” 하나님의 작정이 영원 전에 이루어졌다는 우리의 고백은 하나님의 작정이 일시적이며 인간의 일과 연관되어 있기에 시간 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소시니우스주의자들을 논박합니다.
5. 하나님의 작정은 영원할 뿐 아니라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이어서 어떤 조건에도 구애받지 않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작정이 절대적이지 않고 조건적이며, 인간의 의지에 의존한다고 주장하는 아르미니우스주의를 반박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자유의지나 행위에 의존하지 않으십니다. 성경은 “여호와의 계획은 영원히 서고 그의 생각은 대대에 이르리로다”라고 그의 뜻이 확고하게 결정되었으며 그 누구도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과 실행을 바꿀 수 없다고 말씀합니다(시 33:11).
6. 하나님의 작정을 말할 때 종종 제기되는 물음이 하나님이 죄의 조성자라는 반론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일을 작정했다고 하나님을 죄의 원인자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작정에는 효과적인 작정과 허용적인 작정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순수한 행위에 대해서는 효과적이고 도덕적인 악과 죄에 관해서는 허용적입니다. 인간의 부패한 행위와 그를 통해 드러나는 죄까지 하나님이 작정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지을 때 불쾌해하시면서 그것들을 허용하시지만 어쩔 수 없다고 방관하시지 않고 심판을 작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죄를 허용하시고 제한하시고 정하시고 통치하시지만, 죄의 조성자나 방관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허용하신 죄를 통해서도 당신의 일을 하시고 끝내 하나님의 영광이 되도록 사용하십니다.
7. 또 하나의 반론은 하나님의 작정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침해하거나 말살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아무런 강압도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충분히 누립니다. 하나님은 미래의 일을 확고하게 결정하지만, 이성을 지닌 피조물이 마치 작정이 없는 것처럼 자유롭게 행동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무엇이든지 작정하실 때 피조물의 의지를 억지로 강요하시지 않고 자신의 전능하신 능력과 지극한 지혜에 의해 자신의 작정이 실행되게 하시면서 동시에 피조물의 의지에 자유를 주십니다. 이를 신앙고백서는 “하나님의 작정에 의해 피조물의 의지가 강제로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제2원인들의 자유나 우연성이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확립된다”라고 말합니다.
8. 하나님은 각 피조물에게 각각의 존재와 능력과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자유를 주시지 무한한 자유를 주시지 않습니다. 피조물은 하나님께서 작정하시고 허락하신 자유 내에서 자유롭고 임의적으로 행합니다. 또한, 하나님은 가정할 수 있는 모든 조건 아래서 벌어질 만하거나 벌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아십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렇게 미리 아시는 지식에 근거하여 앞으로 발생할 모든 일을 작정하시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작정하셨기 때문에 모든 일을 아십니다. 작정이 예지의 기초이지 예지가 작정의 근거가 아닙니다. 이를 신앙고백서 제3장 2항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예상되는 조건들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다 알고 계시지만, 미래의 일 곧 그런 조건들에 의해 일어날 일을 미리 아셨기 때문에 어떤 일을 작정하신 것은 아니다.”
9. 하나님께서 모든 가정된 조건아래서 발생할 일을 미리 아시기 때문에 작정했다면, 하나님이 그것들에 영향을 받으신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자존성과 영원성과 절대성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다른 어떤 경우에도 영향을 받지 않으시고 다른 것들에 영향을 주시는 제1 원인으로 지극히 자유로우시며 지극히 비의존적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