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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질문] >> 파장과 해상도 그리고 정밀한 측정과 파괴적인 에너지

작성자노이즈|작성시간04.09.18|조회수2,498 목록 댓글 8
전자의 세계를 다루면서 가장 기본적인 사실, “광학 현미경은 사용하는 빛의 파장 이하의 해상도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잊고 있기 때문에 의문이 생긴 것이죠.

빛을 이용한 현미경의 경우 해상도(가장 가까운 거리 차이의 측정 능력)은 현미경에 사용된 빛의 파장의 절반(반파장)입니다. 빛의 간섭과 회절에서 나오는 무늬의 거리이죠. 이것은 광학책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편, 빛의 파장은 주파수의 역수이고, 주파수에 프랭크 상수를 곱하면 에너지입니다. 따라서 현미경의 해상도를 높이려면 측정하는 에너지를 높여(파장을 줄여)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이 청색 400nm에서 적색 700nm 영역인데 청색을 사용하면 0.4um를 측정할 수 있는데 반해, 400nm를 사용하면 0.2um까지 두배 더 정밀하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죠, 더 구분하려면 400nm이하인 자외선을 사용하면 되죠. 물론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고 다른 센서를 이용해야만 되요.




실제로 이 해상도 문제는 반도체 공정에서 문제됩니다. 지금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정이 90nm입니다. 반도체 내의 회로 배선 폭(간격)이 90nm이므로 실제로는 10nm의 거리를 측정해야만 가능한 기술입니다.

반도체 선폭이 수백 nm였을 때는 자외선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선을 그리는 장치)장비를 사용하지만, 10nm 정도 되면 수소원자 100개 거리 밖에 않되기 때문에 x-ray 또는 전자(electron)를 사용해야 합니다.

전자현미경이나 원자현미경의 경우 해상도를 높이려면 전자의 에너지를 높여 줍니다. 전자의 가속 전압(5000~십만볼트를 사용함)을 올려주면 전자의 에너지가 커지고 클수록 분해능은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3만 볼트의 가속 전압을 사용하면 측정에 사용하는 전자는 30KeV의 에너지를 갖게 되는데 이 에너지 크기 수준은 x-ray 파장 정도 되죠. 이 정도 에너지가 서브마이크론 (1마이크로메타 이하)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사용됩니다.


자외선은 분자간의 결합에너지에서 나오는 광이므로 자외선을 사용하면 웬만한 화학적 결합을 깨뜨려 파괴합니다. 이 때문에 사람 피부는 물론 물체가 변색되고 살균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X-ray는 원자내 전자 궤도의 천이 에너지이므로 X 레이를 사용하면 원자의 전자를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즉, 원자를 화학적으로 파괴합니다. (핵이 깨지는 것은 아니고 전자가 떨어져 나가 이온화되며 이경우 원자의 화학정 특성은 모두 사라지죠)

더 나아가 원자핵의 크기에 해당하는 거리, 펨토메터10^(-15) 정도를 측정하려면 X-ray로는 어림도 없죠. 이 때는 원자폭탄의 에너지인 핵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 에너지 영역의 전자파는 감마 레이가 되죠 . 감마레이를 사용하면 원자 핵이 깨져 파괴됩니다.

그만큼 정밀한 측정은 높은 에너지를 요구하고 높은 에너지는 측정하는 대상을 파괴합니다.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파괴적인 것인가를 알수 있죠 이 때문에 전자와 같이 미시적인 세계에서 (정확하게)란 단어는 불가능이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우주를 날려버리기 보다는 불확정으로 남겨 두는 것이 인류를 위해 현명합니다.


빛의 파장에 따른 거리 측정의 정밀도를 응용하는 다른 예로 CD플레이어와 DVD플레이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도 원리는 파장에 따른 거리 측정 능력의 차이입니다.

CD플레이어는 광원으로 660nm 파장의 빨간색 레이저를 사용하고, DVD플레이어는 광원으로 470nm(?) 파장의 청색레이저를 사용하는 것 외에 나머지는 동일한 구조로 만듭니다.

청색 레이저의 파장이 절반 정도이므로 결국 광디스크의 거리 구분 능력에서 청색이 2배가 높습니다. 이것을 면적으로 보면 4배가 되어 DVD가 CD보다 대략 네 배의 기억 용량(영화 한편을 온전히 다 넣을 수 있는 용량)을 갖는 것입니다.

DVD가 만들어진 목적은 CD가 광학적 원리에 의해 영화 한 편을 규격화된 12cm 디스크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한장에 한편의 영화를 넣기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 원리적으로 청색을 이용하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청색 레이저가 개발되지 않아 실현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니치아"라는 중소기업에서 대졸 출신 연구원이었던 "나카무라"라는 사람이 결국 청색 레이저를 개발하여 꿈이 실현되었습니다. 특히, 그는 10년 동안 그 방면을 연구해 온 교수가 불가능하다고 제쳐놓은 방법들을 파고들어서 그로부터 성공을 했다는 점에서 드라마틱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학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청색 레이저 개발로 수많은 물리학 박사와 화학박사 앞에서 발표를 하고 기립박수를 받았죠.


그 당시 "청색" 레이저와 "청색" 장미를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꿈중 하나였는데, 요즘에는 청색 장미 꽃도 팔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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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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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노이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9.20 단, 실제 분해가능 최소 길이는 위에서 간단히 개념적 설명을 하기 위해 첫째 간섭 무늬간격인 반파장을 제시했으나, 실제의 경우는 파장에 비례하고 광학시스템의 구조(렌즈의 구경이나 회절 격자의 격자간격과 수 등)의 기하학적 구조 factor를 포함하는 식이됩니다.
  • 작성자antivirs | 작성시간 04.10.04 Hecht 책에서 설명하는 파장과 분해능의 설명을 봤는데요... 글쎄요... 두 점을 구별하기 위해서 각각의 점을 다시 광원이라 했을 때 두 광원에서 나오는 각각의 회절무늬가 너무 겹치지 않을 정도의 관계를 파장과 분해능으로 설명하던데요...
  • 작성자antivirs | 작성시간 04.10.04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님이 말한 파괴적인 에너지의 짧은 파장의 빛을 쓰지 않더라도 가시광성영역의 파장의 빛을 쓰는 경우만 봐도.. 뚜렷한 회절 무늬가 나타난다는 것은 광자의 수가 수억이상이죠.. 즉.. 전자하나를 측정하는데 광자가 수억이상과 부딪 히면 파괴적인 에너지를 쓰기전에 이미 위치측정을못하게되죠
  • 작성자antivirs | 작성시간 04.10.04 그러니까... 회절무늬가 나타난다는 것은 수억의 광자들과 부딪혀도 위치가 거의 변하지 않는 무거운 물질에서 반사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 작성자antivirs | 작성시간 04.10.04 광학에서 말하는 회절무늬에 대한 분해능의 이론으로는 전자 한개 측정에 대해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빛의 파장과 전자위치 측정에 대한 것은 관련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먼가가 더 세밀한 이유가 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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