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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와 프랙탈 (펀글)

작성자irene|작성시간02.01.23|조회수557 목록 댓글 0
1. 카오스(chaos)

(1) 카오스(chaos)란 무엇인가

담배 연기를 보면 아무 의지 없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카오스적인 해석에선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카오스란 말은 우리말로 혼돈이라는 뜻으로 번역되는 단어로 사전적 의미로는 천지창조 이전의 혼란스러움 또는 무질서, 대혼란이란 뜻으로 쓰이며, 코스모스(Cosmos)와는 상대적인 개념의 단어이다.
카오스란 말의 근원은 그리스어에서 기원하며 그 뜻은 세상의 여러 가지 무질서한 상태, 즉 우주가 생성되는 과정 중 최초의 단계로 천지의 구별과 질서가 없는 엉망진창의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 단어의 내면에는 [창조의 근원]이라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
카오스라는 말을 좀더 이해하기 위하여 카오스에 관련한 짧은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2천년 전에 고대 중국 철학자인 장자(莊子,BC 365?∼BC 290?)는 카오스에 관하여 이렇게 표현하였다.

'남해에 임금이 있어 그 이름을 숙이라고 하고 북해의 임금을 홀(忽)이라하고 중앙의 임금을 혼돈(渾沌)이라 하였다.
언젠가 숙과 홀이 혼돈을 찾아가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숙과 홀은 혼돈에게서 받은 대접에 감격하여 진심으로 그 은혜를 갚고자 했다.
"사람에게 이목구비 일곱 구멍이 있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 묘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입, 편히 숨쉬고 잘 수 있는 코가 그것이다.
혼돈에게 홀로 이런 것이 없으니 우리가 힘을 합해 뚫어 줍시다."
두 임금이 힘을 합하여 혼돈에게 매일 한 구멍씩 구멍을 뚫어 갔다.
마지막 이레 되는 날에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이 완성되자 혼돈이 죽고 말았다.'

南海之帝爲 . 北海之帝爲忽. 中央之帝爲沌.  與忽. 時相與遇於渾沌之地.
渾沌待之甚善.  與忽謀報渾沌之德. 曰. 人皆有七竅. 以視聽食息. 此獨無有.
嘗試之鑿. 日鑿一竅. 七日而渾沌死

《莊子》〈內篇〉, "應帝王"

이 이야기가 주는 의미는 만약 카오스라는 정의가 정확하게 정의된다면 카오스 자체의 뜻과 의미는 죽은 것과 같다는 의미가 된다.
다시 말하면 카오스 라는 개념 자체가 정확하게 정의될 수 없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공학 분야에서는 카오스 이론(chaos theory), 카오스 공학 (chaos engineering)을 카오스라는 정의를 내리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 결정적 비선형 동적시스템 으로 부터 생성되는 복잡하고 잡음과 같은 현상 ]이라고 말한다. 또한 여러 분야에서 말하고 있는 카오스 혹은 카오스 공학의 의미는 불규칙 전이현상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된다.

(2) 카오스 공학의 기원 및 역사

카오스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유명한 수학자인 P.S라플레이스(Pierre Simon Laplace, 1749∼1824)의 [라플레이스 악마]에 나오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라플레이스보다 더 우수한 수학적 능력을 가지고 모든 우주의 초기상태조건을 알고 있는 악마가 있다면 그 악마는 뉴턴의 동적방정식을 해석함으로써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서의 카오스현상의 존재는 이야기와는 정반대의 현상을 가진다.
사실 지금 카오스 시스템에서 초기조건의 약간의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큰 차이가 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상중의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H.포앙카레(Henri Poincare, 1854∼1912)는 맨 처음 카오스 공학을 이해한 과학자 중 한사람이었다.
그는 카오스 공학을 3개의 몸체문제에 제한하였고 이 시스템을 가지고 완전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또한 호모 클리닉 포인트, 포앙카레 맵, 연속 방정식, 고정점 이론, 바이퍼케이션이론 등과 같은 카오스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 상황을 고려한 다양하고 중요한 개념들을 발견하였다.
특별히 그는 동적 시스템의 시작점 이론을 가진 비선형 시스템의 정성적 연구를 제안하였다.
포앙카레의 연구는 G.D.버크호프(George D. Birkhoff,1884∼1944)에 의해 계속 이어져 발전하였고 동적 시스템에서 그의 이론이 큰 공헌을 하였다.
한편 카오스이론을 듣는 것으로부터 보는 형태로 시도를 한 사람은 반더폴(Balthazar van der Pol, 1889∼1959)이다.
그는 진공관을 포함한 전기회로를 연구하였고 그 연구에서 주기적 더블링과 카오스로 부터 기원된 이미 들은 소리를 스피커의 일종인 전기회로의 출력으로 들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후에 M.L.카트라이트와 J.E리틀우드는 강제 항을 가진 2차계 비선형 미분방정식의 해를 관찰할 수 있는 복잡한 행위를 발견하였다.
L.레빈슨은 이들 방정식을 단순화하고 부분선형 모델을 제안하였으며 그의 모델방정식을 결정적 2차계 부분선형 상미분방정식의 해로 해석하는 것 을 보여주었다.
카오스 공학을 가전제품이나 전기 기기 등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75년에 R.메이(Robert May, 1936∼ )라는 수리생물학자에 의해서 생물의 개체 수 변동을 수학적으로 처리하는 데에서부터 기원을 잡을 수 있다.
NATURE지에 발표된 R.메이의 논문에서 그는 매우 복잡한 동적 시스템을 간단한 수학적 모델로 제한하였고 이 간단하고 단순한 방정식에서 나온 해답이 카오스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표시하였다.
이러한 표현은 상당히 충격적인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잡한 현상을 나타내는 장치는 복잡한 것으로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카오스공학은 아주 단순한 장치에서 복잡한 것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975년에 라이와 요크스는 [Period Three Implies Chao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고, 이 논문에서 카오스는 [결정적 비선형 동적 시스템에서의 복잡한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이후 공학에서 카오스란 말이 과학기술용어로서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 논문이 발표된 이후 카오스 공학에 대한 연구가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여러 분야의 여러 시스템에서 카오스라는 의미를 지닌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카오스 또는 카오스 공학의 의미는 상대론이나 양자역학과 비교하여 양자레벨에서 우주레벨까지 여러가지의 시간적, 공간적 스케일로 광범위한 현상으로 존재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카오스 공학이 현재는 공학 전반에 걸쳐서 응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용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생명체의 번성과 감소 개체군의 변동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생물학자들은 동역학계를 선택했다.
만약 천 마리의 물고기를 물 속에 넣고 한정된 식량을 공급한다면 개체 수는 어떻게 변할까 또는 물 속에 하루에 물고기를 열 마리 씩 잡아먹는 상어를 열 마리 더 넣어 준다면 어떻게 될까 등의 문제에 이상적인 공식을 적용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어떤 종의 단순한 개체수의 함수는 작년의 개체 수에 번식률을 곱한 값이 금년의 개체수가 될 것이다.
그것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xnew = rxold (r은 번식률) 가 된다.
(그런데 개체수가 점점 증가할수록 증가율이 점점 떨어지므로 무한대로 번식할 수는 없다.) 위의 식에 (1 - x)를 곱해주게 된다.
따라서 개체수의 함수는 xnew = rxold(1-xold)가 되어, 이 식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번식률이 변함에 따라 카오스가 나타나는 구간이 생김을 알 수 있다.

←xnew = rxold(1-xold)수렴값의 그래프

(3) 카오스의 의미

★ 카오스 계의 전체적 본성에 관한 과학

- 서로 떨어진 분야의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20C의 진보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뉴턴(Issac Newton, 1642∼1727)의 고전 역학과 맞서는 이론이다.
▷ 상대성 이론 - 절대적 시간과 절대적 공간이라는 뉴턴 역학의 환상을 깼다.
▷ 양자 역학 - 특정 과정을 제어할 수 있다는 뉴턴 물리학의 꿈을 깨뜨렸다.
▷ Chaos theory - 결정론적 예측 가능성이라는 라플레이스적 환상을 깼다.

카오스라는 존재의 의미는 이 세상에서 일상적으로 당연히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지금까지의 공학세계라는 것이 대부분 선형 세계의 모습을 나타내지만 우리가 속해 있는 자연계의 현상은 선형시스템과는 달리 비선형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기의 흐름이나 뇌의 활동, 물의 흐름 등이 모두 비선형의 모습을 지닌다.
미분방정식이나 차분방정식등으로 표시되는 결정론적 역학계에서 생성하는 카오스는 상대론, 양자역학과 더불어 20세기 과학의 3대 발견이라고 까지 말하는 학자가 있을 정도로 과학적으로 중요한 개념을 지닌다.
현재 전세계의 연구원들은 지금까지의 공학분야에서의 학문의 틀인 선형세계를 넘어 비선형 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기의 흐름이나 물의 흐름, 뇌의 활동 등이 모두 비선형의 한 모습이다.
이 비선형 시스템에서도 가장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카오스다.
이러한 의미에서 카오스는 세계의 모든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카오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전에는 사람들은 측정이 가능한 여러 현상 들을 카오스로 보았고 또 측정이 불가능한 현상들은 잡음으로 처리해왔다.
다시 말하면 측정할 수 없는 현상들을 잡음으로 처리한다는 의미는 뜻을 알 수 없는 복잡한 현상을 버린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잡음현상들을 모두 잡음으로 처리하면 큰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
여기서 카오스 이론은 그 복잡한 현상 중 일정한 규칙과 단순한 행동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즉 카오스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어 그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카오스 이론이라 할 수 있다.

(4) 카오스 이론과 퍼지와의 관계

불과 얼마 전부터 퍼지이론(fuzzy theory)이 세인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퍼지는 어원에서 보듯이 일반적으로 애매모호함이란 뜻이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맥박과 호흡에서 혼란과 진동이 있으며 실제 그러한 현상이 생물세계와 자연세계에서도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한 제품이나 상품개발에 있어서 혼란과 진동이 없는 형태로 여러 가지 제품이 만들어지고 상용화되었는데 이 벽을 넘어 좀더 인간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으로서 결실을 본 것이 퍼지 이론이다.
만일 카오스 이론과 퍼지이론을 함께 제품에 적용시키면 카오스 이론의 흔들림과 비선형 시스템을 함께 다루게 되어 과학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필요에 따라서 자연의 진동행위 자체를 본격적인 학문에 한 분야로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지이론은 지금까지의 과학의 방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컴퓨터의 경우를 보면 0과 1의 조합으로 참이냐 거짓이냐를 판단하는 것이다.
즉 퍼지는 모든 사물에 대해 주관적 결정을 하는데 비해 카오스이론은 퍼지에서의 주관적 결정을 바꾸어서 학문적 체계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카오스가 원래 수학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수학적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공학을 다룰 때에도 역시 수학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퍼지는 애매모호함 그 자체로 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떤 실마리가 있지만 카오스는 이것과는 달리 풀 수 있는 해답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수학세계에서의 카오스는 미분방정식으로 해석되지만 그 해석되는 답의 세계를 카오스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카오스라는 석은 종래의 해석학에서는 풀리지 않는, 즉 방정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방정식으로 풀이 된다는 것은 답이 나온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수학적으로 볼 때 방정식으로 쓸 수 있는 것과 답을 구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된다.
카오스는 방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도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어떤 상태를 결정하여 관찰하여 보면 그 상태에서 일정한 법칙이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법칙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카오스인 것이다.

(5) 창조성과 카오스이론

만약 카오스 이론을 어떤 실제적인 모습을 가진 기계 속에 적용을 시킨다면 지금까지의 시스템 즉 퍼지 이론을 적용한 상태까지의 시스템과는 달리 복잡한 설계 자체가 불필요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카오스 이론을 적용하면 시스템에서 시스템 자체의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복잡한 이유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컴퓨터를 예를 든다면 컴퓨터 자체는 인간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컴퓨터는 입력된 자료를 정리, 조합하여 계산을 실행하는데 그쳤다.
카오스이론을 적용한 컴퓨터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인간의 뇌에 가까운,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하는 컴퓨터를 말한다.
카오스라는 것 자체는 진동하는 것이므로 장기적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컴퓨터가 가진 기억소자를 이용하여 보완할 수 있다.
이 카오스 이론을 적용한 컴퓨터는 뉴로컴퓨터와 닮은 점이 있다.
그래서 뉴로컴퓨터를 제 5세대 컴퓨터라고 하며 카오스 이론을 적용한 컴퓨터를 제 6세대 컴퓨터라고 한다.
컴퓨터분야에서 적용한 카오스 이론을 이해한다면 보다 인간적인 해석이 가능 할 것이고, 그렇다면 창조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 이유로는 카오스 이론의 아주 중요한 성질의 하나로 예측 불능성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창조성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카오스는 우리들이 예측할 수 없는 답을 내놓거나 그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측 불능성이 마구 아무렇게나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쓸모가 없는 것이겠지만 카오스는 그 가운데서 어떠한 규칙에 따라 예측이 불가능한 답을 내놓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잠재능력 속에 창조성에 가까운 것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측 불능이 창조와 연결된다는 의미는 역으로 생각해 볼 때, 예측이 가능한 것을 내놓는 컴퓨터란 한마디로 프로그램화된 내용으로서 창조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유아기에 있는 어린아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살펴보아도 그들에게 필요한 일을 가르치지만 아이들은 그 가르침을 이해 한 후 나아가 어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상을 해낸다.
이런데서 우리는 창조성을 느끼며 카오스이론이 바로 이러한 능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6) 일상에서의 카오스현상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카오스 현상에는 대기의 흐름이나 일기예보, 밀물과 썰물의 흐름, 기타 사회현상이 있다.
일기예보의 경우 현재의 일기를 관측하지만 그 상황을 완전하게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관측오차가 커지고 장기예측이 어려워진다.
또 물방울이 떨어지는 현상을 통해 카오스 이론의 현상을 정의할 수 있다.
수도꼭지를 틀었다 잠그면 물이 뚝뚝 떨어지며 이 것을 적당히 조정하면 그 리듬이 불규칙해진다.
또 주식변동과 선거예측 같은 것도 카오스의 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고 사회현상으로서는 병든 환자수라든지 매일의 마약 환자수가 몇 명이나 발생하는지의 현상이 카오스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현상이 카오스 현상이라면 이를 이용해 단기예측은 가능하나 장기예측은 무리라고 생각되며 여러 분야에서 카오스 현상을 연구하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 프랙탈(fractal)

(1) Fractal이란?

17세기 후반 자연의 운동 현상을 미분방정식으로 표현하여 해석한 뉴턴 역학의 대두로 정량 과학은 확고한 발전적 토대를 갖추었다. 이후 3백년 동안 과학자들은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여 자연의 운동을 이해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가 오늘날의 과학기술 문명이다.
자연현상을 모델화한 모든 미분방정식은 거의 대다수가 비선형 방정식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지난 3백년간의 과학적 노력은 해석 가능한 선형방정식에 입각하여 자연현상의 비선형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러나 비선형성이 내포하고 있는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음이 20세기 후반에 나타난 카오스(chaos) 이론에 의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간단하게 표현되는 식에서는 규칙적인 단순한 운동이 일어났고, 많은 입자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계에서는 카오스 운동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또 불규칙한 계는 불안정한 상태로 조그만 외적 영향에 의해 안정된 상태로 옮겨간다고 이해해왔다.
이러한 선형적 해석법에 입각한 사고에 중대한 전환을 가져온 결과가 1963년 MIT 기상학 교수인 에드워드 로렌츠(Lorenz, Edward Norton, 1917∼ )가 고안한 공기의 대류 모델 방정식(로렌츠 방정식)에 의해 관찰됐다.
이 방정식을 매개변수를 변화시켜 가면서 풀면 특정한 값에서부터 결코 주기적이 아닌 복잡한 운동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운동은 무질서한 운동처럼 보이나 파악하기에 따라서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로렌츠 끌개).
이와 같은 카오스 운동은 후에 다양한 비선형 운동 방정식계에서도 나타남이 속속 밝혀졌으며 이를 우리는 기이한 끌개(strange attractor)라 부른다.

(2) 만델브로트와 프랙탈 (Mandelbrot and Fractal)

기이한 끌개를 파악하는 하나의 개념이 IBM연구원이면서 하버드의 객원교수로 있던 만델브로트(Benoit Mandelbrot, 1924∼ )에 의해 제안되었다.
그것이 바로 프랙탈 기하학(Fractal geometry)이다.
프랙탈은 영어 단어 fracture(부숨)와 fraction(파편)에서 유래된 조어이다.
간단한 복소변환 규칙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 낸다.
프랙탈은 자연계의 구조적 불규칙성을 기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하학으로, 동력학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카오스 형상을 정량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학교에 들어가면, 직선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을 그리며 기하학을 배운다.
하지만 인위적이 아닌 자연 상태의 어떤 모양도 유클리드기하학적 형상을 보이지 않는다.
자연의 형상을 근사적으로 보아 산을 대충 원뿔로, 나무는 삼각형에 막대가 달린 모양으로 묘사 하게 되지만 이는 정확한 묘사가 아니다.
자연의 불규칙성을 간파한 만델브로트는 "구름은 둥그렇지 않으며 산은 원뿔 모양이 아니다. 해안선은 부드러운 곡선이 아니며 번개는 결코 직선으로 퍼져 나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연 형상에 내포된 불규칙성의 정도는 축척에 상관없이 일정함을 간파하고 "영국 해안선의 길이는 얼마일까?" 를 생각하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해안선의 길이는 재는 자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지수 함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성질로부터 우리는 새로운 정량적 수치를 계산하여 해안선의 불규칙한 수치를 계산할 수 있다. 프랙탈 차원이 바로 그것이다.
부드러운 선은 1차원이며, 면은 2차원, 공간은 3차원이라는 정수 차원으로 나타나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의 개념으로 설명되지 않는 로렌츠 방정식의 기이한 끌개와 같은 형상은 0,1,2,3, . . . 과 같은 정수가 아닌 소수인 프랙탈 차원으로 정의된다.

(3) 홀쭉이와 뚱뚱이 (Thin fractal vs. Fat fractal)

프랙탈 차원의 쉬운 예로 칸토어 집합(Cantor set)을 알아보자.

위에 나타난 바와 같이 길이가 1인 막대에서 중앙의 1/3을 잘라 낸다.br> 남은 부분에서 1/3을 잘라 내는 일을 무한정으로 계속하면 무수히 많은 점들이 나타난다.
길이가 1인 줄의 중간부분 1/3씩 을 잘라내는 일을 무한히 반복하면 길이는 0인 무수한 점들만 남는다.
이를 프랙탈 차원으로 계산하면 0.6309라는 숫자가 나온다.
극한을 취해 잘라 낸 길이의 총합을 구하면 1이므로 남아 있는 점들의 길이는 0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점들의 차원을 용량 차원(capacity dimension)의 정의에 따라 계산하면 0.6309라는 숫자가 나온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이 무수한 점들의 차원이 0이지만 프랙탈 기하학에서는 1보다는 작고 0보다는 큰 차원이 정의되는 것이다.
이처럼 길이가 없는 (때로는 부피가 없을 수도 있음) 대상의 프랙탈을 야윈(thin)프랙탈이라 한다.
위의 예에서 1/3을 잘라 내지 않고 2/9를 잘라 내면 차원은 약 0.46이 되며 남아 있는 길이의 총 합은 0.6이 된다.
이처럼 길이가 있는, 또는 부피가 있는 프랙탈을 살찐(fat)프랙탈이라 한다.
우리 의 신체 구조에서 혈관의 분포나 기관지의 분포, 콩팥의 배뇨관 분포, 신경계의 분포는 살찐 프랙탈의 좋은 예이다.

(4) 스메일의 말발굽 사상(Smale's horseshoe map)

비선형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동력학계는 계를 특징짓는 매개변수에 따라 규칙적 운동을 보이기도 하고 카오스 운동을 보이기도 한다.
계의 장시간에 걸친 운동 양상이 카오스 운동, 즉 기이한 끌개로 나타날 때 이들의 기하학적 형태는 프랙탈 구조를 갖는다.
이들 끌개는 유한한 공간 내에 결코 반복되지 않는 궤적을 그린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수학 교수인 스메일은 말발굽 사상(horseshoe map)의 개념으로 기이한 끌개가 프랙탈 구조를 갖는 이유를 설명했으며, 이는 마치 밀가루 반죽을 할 때 잡아 늘리고 접는 숙달된 요리사의 행동과 원리가 같다.
하지만 밀가루 반죽은 전체 부피가 줄어들지 않지만 기이한 끌개가 나타나는 분산 동력학계 (dissipative dynamical system)에서는 위상 공간의 부피가 시간에 따라 줄어든다.
그러나 기이한 끌개는 위상 공간의 차원보다 작은 값의 차원으로 나타나므로 주어진 위상 공간에서 체적이 없는 야윈 프랙탈이다 (3차원공간에서 2차원의 면은 체적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잘 알려진 로렌츠 끌개의 프랙탈 차원은 2.06이다.
로렌츠 끌개의 모양이 전체 3차원 공간을 채우지 못하고 나비의 날개면 주위로 결코 겹치지 않는 궤도가 그려지므로 평면의 차원인 2 보다 약간 큰 값을 가지게 된다.

(5) 코흐곡선과 프랙탈 차원 (Koch curve and fractal dimension)

한 변의 길이가 1m인 정삼각형을 생각해 보자. 각 변을 3등분하여 가운데에 모양이 같은 삼각형을 만들어 보자.

이를 반복하면 눈송이 모양의 아름다운 모양이 나타나는데 이를 코흐곡선(Koch curve)이라 부른다.
이 도형은 둘레 길이는 무한히 늘어나면서 일정한 공간(처음 삼각형에 외접하는 원)은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서로 교차하지도 않는다.
각 변의 길이가 1인 삼 각형에서 각 변의 중앙에 한 변의 길이가 1/3인 새삼각형을 붙이고 밑변은 제거한 변의 길이의 합은 3×4/3×4/3......으로 되어 무한대가 된다.
한마디로 유한한 면적 내에 무한한 길이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여기서 프랙탈 차원의 유용성이 다시 한번 드러난다.
면적은 2차원이고 길이는 1차원이다. 코흐곡선은 무한한길이(매번4/3배씩 증가)이기 때문에 1차원은 넘어선 것이고 유한한 공간이기 때문에 2차원을 넘어서지 못하는 1.2618(이 수치는 위의 칸토어가 집합 계산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이란 차원이 가능한 것이다.
대동맥에서 실핏줄에 이르는 혈관은 아주 미세할 때까지 갈라지고 또 갈라진다.
그것을 길이로 따지면 엄청난 길이를 가질 것이다. 그러나 핏줄이 차지하는 공간은 아주 작다.
마치 코흐곡선에서 유한한 공간에 무한한 길이를 제한된 부피 내에 밀어 넣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혈관의 갈라짐은 프랙탈적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프랙탈 기하학은 지표면의 울퉁불퉁한 정도를 표현하는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으며, 금속 학자들이 여러 종류의 금속 표면에서 금속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듀폰사가 인공 거위 털을 합성한 이유는 천연 거위털의 뛰어난 공기 함유 능력이 주요 단백질인 케라틴의 프랙탈한 분지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프랙탈 이론은 자연계의 복잡한 풍경을 실물과 똑같이 묘사해내는 컴퓨터그래픽에서도 응용되고, 영화의 배경화면 제작에 도 응용된다.

※ 프랙탈 차원 (Fractal dimension)- 자기유사성을 가진 기하학적인 구조들의 꾸불거리는 정도, 속이 비는 비율 등을 정량화시키는 정수가 아닌 소수로 정해지는 값이다.
축척을 바꾸며 프랙탈들의 차원을 계산하여 축척에 불변인 크기로 정해진다.

(6) 자기유사성 (Self-similarity)

우리는 무한히 반복된 코흐곡선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원래 모양과 유사함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만델브로트는 자연의 불규칙한 패턴에 관한 연구와 무한히 복잡한 형상에 대한 탐구에서 어떤 지적 교차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코흐곡선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은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이다.
한때 자기 유사성은 자연 현상을 해석하는 강력한 도구로 등장해 인간의 심장구조, 해안선의 모양, 은하계의 모습 등을 설명하는데 이용됐으나 코흐곡선과 같은 단순한 비교는 서서히 힘을 잃어 가고 좀 더 한 차원 진전된 자기유사성의 개념이 제시되고 있다.
앞으로 프랙탈 개념의 물리적 해석이 폭넓게 연구된다면 이 분야는 급진전 하게 발전할 것이다.
자연과 자연의 변화는 분명 프랙탈 구조를 보이며 프랙탈은 실체의 짜임새를 파악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莊子 / 莊子 지음, 안동림 역주 / 현암사
民衆 活用玉篇 / 民衆書林編輯局 편저 / 民衆書林
CHAOS : MAKING A NEW SCIENCE / James Gleick 지음
카오스 현대 과학의 대혁명 / 박배식, 성하운 옮김 / 동문사
Turbulent MIRROR / John Briggs & F. David Peat 지음 / HARPER & ROW

- http://www.fractal.co.kr/fractal/yunmo/index.htm. 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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