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은 이를테면 여자의 마음에 퍼즐을 맞춰주는 것과 같습니다. 여자의 외모만 보고도 "오늘 밤 콜!"을
외칠 수 있는 대개의 남성과는 달리 대부분의 여성은 남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판단'이 앞서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만나는 순간부터 그의 행동거지, 어투, 말하는 내용, 기타 등등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그가 보여줄려고 하는 모습이 아닌, 진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내기 위한
작업이 무의식적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죠.
"아, 이 남자는 좀 허세가 심하구나. 퍼즐 조각 하나 완료~"
"근데 좀 자상한 걸? 외모도 깔끔하고.. 퍼즐 조각 둘 완료~"
"헐? 의외로 여자에 대한 혐오와 열등감이 적지 않군. 퍼즐 조각 셋 완료~"
이런 식으로 조각을 모으다 보면 퍼즐이 담고 있는 그림을 대강 짐작할 수 있게 되지요.
"아.. 이 사람은 찌질이 인거 같다" 내지 "이 사람은 뭔가 흥미로운 사람이군"
이런 식으로 말이죠. (따라서, 픽업은 여자가 얻게 될 한정적인 퍼즐 조각을
DHV의 조각으로 선별적으로 골라서 그녀에게 주고, 그녀로 하여금 퍼즐의 그림이 훌륭한 것임을
인식하게 하는 일련의 "선별적 정보 공개 과정"인 셈이죠)
여자가 이러한 무의식적 정보 수집 활동을 통해 알아내려고 하는 바는 결국 "Is he a sex-worthy guy?"
(같이 잘 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인가)의 여부입니다. 그리고 sex-worthy guy(같이 잘만한 가치를 갖춘 남자)
인지를 판단하는 직접적인 기준은 "프레임의 강함"인 것이죠. (프레임의 강함은 리더쉽과 직접적 연관이 있을테니)
그래서 여자는 남자의 프레임이 얼마나 강한지를 여러 채널(언어적 & 비언어적)을 통해 관찰합니다만
때로는 자신이 직접 그 프레임을 흔들어보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shit test죠.
아마도 IMF 회원이 가장 많이 듣게 될 shit test 라면
"근데 길에서 번호 딴 거 내가 처음 아니죠? 선수 아녜요?"
"원래 이렇게 진도를 빨리 나가요?"
정도가 있겠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shit test를 통해 남자의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여자의 의도를
(이것은 의식적일 수도 혹은 무의식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읽어내는 것이죠.
따라서, shit test에 대한 응답은 강한 frame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면 어떤 형식이든지 상관 없는 겁니다.
질문을 못 들은 척 하거나, 여자를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딴 화제를 그냥 꺼내거나,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버리
거나, 아님 유머로 넘기던가, 역으로 질문을 하거나, 전혀 뜬금없는 소리를 하거나
(ex. "오빠 근데 선수 아녜요?" -> "그럼 넌 라운드 걸이고?" or "근데 너 코에 있는 점 얼마 주고 박은거야?"
or "너 눈빛이 촉촉하다.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or 피식 웃고 "드시던 밥이나 드세요" 등등)
반드시 Rick H.처럼 (He says "Always have a better answer.") C&F를 멋드러지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반대로 shit test에 대한 최악의 선택지는 여자가 던진 hoop에 종속되어서 수세적/방어적이 되거나
우물쭈물 하거나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 겁니다. ("저 진짜 이런 거 안하는 사람이예요 ^^;;;"와 같은..)
결국 shit test에 대한 최선의 방책은 몇 개의 귀여운 "반격기"를 외우고 있거나, 이 글을 통해 shit test를 극복하는
전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실제로 shit test에 감정적으로 무덤덤해지도록 inner game을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shit test에 관련하여 알면 좋을 법한 얘기를 두가지 더 해보죠.
첫째, 여성이 던지는 모든 질문이 shit test인 것은 아닙니다. shit test는 말그대로 "shit"을 던지는 행위인데
"근데 밥은 먹었어?" "부모님은 뭐하셔?" 등등의 정보수집적 질문은 그게 결과적으로 여자가 그 남자를
판단하는 정보를 제공하게 되긴 하겠지만, 그 자체가 shit test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죠. 게다가 자칫
shit test에 대한 경각심이 너무 높아지면 머리 속에 "이 여자가 나의 frame을 시험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데에 방해가 됩니다. 픽업적인 관점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분석하고 그 틀에 맞추어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해악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종종 남녀가 친해지는 과정에서 서로 갈구고 농담하고 놀리는 일이 생기곤 하는데 이때는
늘 더 높은/강한 frame을 유지하겠다고 일일이 C&F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흥겨운 장난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 들이는 것은 자칫
'사회적 지능의 결여'로 판단되어 DLV가 되기 쉽거든요.
자신감이 있는 남자는 사소한 도전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법입니다.
둘째, 경우에 따라 shit test는 IOI일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어느 정도의 경험과 calibration이 없으면
자칫 잘못 판단하기 쉬운 부분입니다만, 일종의 neg인 셈이죠. 다시 말해, 홍길동이가
HB9 향단이에게 neg을 던졌다고 하면 그것은 향단이가 인식하고 있는 '향단이의 가치'와 '홍길동의 가치'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진 것인데 때로는 남자를 neg하기 위한 의도에서
여자가 shit을 던진다는 겁니다. "넌 남자치곤 너무 매력이 없어." or "그쪽 여자친구 한번도 없었죠?"
와 같은 shit test를 여자가 던진다고 칠 때, 그게 그냥 IOI가 없는 상태에서 날아오는 dry한 shit test일수도
있지만, 다른 IOI가 있는 상태에서 날아오는 끈적한 shit test라면 일종의 neg이고, IOI인 셈이죠.
주로 여성이 판단하기에 남자가 어느 정도 괜찮은 것 같은데 그 남자가 자기를 쫓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 경우 그 남자의 주의를 끌 요량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만, 이외에도 여러 경우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