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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상식

[스크랩] 제스처 드로잉(=크로키)

작성자백설|작성시간12.10.08|조회수1,879 목록 댓글 0

 

제스처 드로잉 (Gesture Drawing) / 김진

 

인체의 동작을 파악하는 가장 적절한 드로잉이다. 제스처를 포착하는 데는 연필이나 목탄, 파스텔을 이용한 드로잉 방법이 좋다. 특정 제스처를 포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느린 속도로 찍은 속사촬영에서처럼 인물의 힘과 역동성까지도 느껴져야 하기 때문이다. 스케치는 항상 인체의 각기 다른 부분들과 인체의 축들, 즉 척추와 어깨와 엉덩이 선들 사이의 관계에 기초한다. 이 세 축은 동작이 어떻게 재현되고 인는가를 이해하는 데 필수이다. 드로잉하기 전에 인물을 관찰하면서 화가는 늘 공간에 에워싸인 인물의 위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인물의 형태는 다각형이나 직사각형, 사다리꼴, 마름모꼴 등으로 단순화 될 수 있다. 이런 형태들로 윤곽을 잡을 때 인물의 각기 다른 부분들 사이의 거리를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더욱이 이 기법은 형태들을 좀더 특별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만들려 할 때 아주 유용하다. 인물을 종이위에 정확하게 옮기기 위해 화가는 인물을 몇 개의 지시선으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사물로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정면에 보이는 앉아 있는 인물을 드로잉할 때 모덜을 직사각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팔을 구부리고 있는 몸통의 형태는 삼각형으로 간략화 시킨다.

 

또한 기하학적인 형태에 의하지 않고 인물의 외곽선을 잡아 인물과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과의 관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세부 묘사를 삼가하여 작업을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다. 우선 인물을 전체적으로 규정한 다음 세부와 특징들을 첨가한다. 인물의 형태가 복잡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관찰자의 각도 때문이거나 인물의 포즈 때문이다. 인물의 외곽을 잡을 때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체 스케치 내에서 각 부분들을 처리한다면 구도를 만들어내기가 훨씬 쉬워진다. 인물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상관없이 늘 대략적인 스케치로 두로잉을 시작한다. 즉 인물을 커다란 입체 덩어리로 취급한다.

 

정확하게 스케치로 윤곽을 잡기 위해서는 가능한 최소의 모델링만으로 간단하고 빠른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연필이나 목탄을 눕혀서 사용하는 이유는 연필이나 목탄에 가해진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하면 확실히 정해진 선이나 두꺼운 선들이 생기지 않는다. 드로잉 도구를 약간 기울여 각도에 따라 선의 두께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윤곽잡기는 동작을 포착하여 즉각적으로 작업한다. 간단한 구조로 부터 출발해서 점차 복잡한 형태들로 스케치를 강조시켜 간다. 동작을 포기하기란 어렵지만 움직이는 인물을 기본 스케치로 담아낸다면 이 일은 훨씬 쉬워질 수 있다.

 

움직이는 인물의 스케치는 척추와 사지의 관계로 동작을 포착한다. 몸통는 목탄이나 흑연심의 평편한 면을 사용하여 두텁고 긴 선으로 빠르게 드로잉한다. 그리고 나서 두번째 필치로 몸통으로부터 뻗어나와 움직이는 다리의 선을 재현한다. 그 다음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 그리고 최종적으로 팔을 첨가한다. 동작이나 제스처를 스케치하는 데 사용되는 선의 유형은 정지된 인물 습작에 사용되는 선과는 상당히 다르다. 동작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조합 능력과 재현하고자 한는 제스처를 단팔에 포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물의 구조를 재현하는 선들은 더욱 밀집되며, 어두운 명암이 있는 부분들의 선들은 두텁게 된다. 핵심이 되는 형태들은 좀더 신중한 선들을 사용하여 스케치를 강조한다. 움직이는 인물을 스케치할 때는 그라데이션 같은 테크닉이나 형태의 세부적인 드로잉은 피하고 가능한 한 인물의 형태들을 단순화 한다. 그라데이션은 평평하게 눕힌 파스텔이나 연필로 회색의 간단한 그림자 처리만 한다. 흑연 파스텔이나 목탄으로 음영을 처리할 때는 종이 위에 드로잉 도구를 세게 눌러 그라데이션 부분을 어둡게 할 수 있다.

 

 

 

 

1분 제스처 드로잉

 


"드로잉이란 스스로의 욕망과 능력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저 눈에 보이지 않는 두터운 철판에 통로 하나를 뚫어놓는 행위다." 이와 같이 드로잉 예술의 중요성을 갈파했던 빈센트 반 고흐는 아마도 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드로잉을 많이 한 작가이자 또는 훌륭한 드로잉 작품을 많이 남긴 화가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그도 초기(뉘넨시대)에는 매우 고심한 흔적이 있다. 그의 초기 드로잉을 보면 곡선의 기운이라고는 전혀 없는 모나고 뻣뻣하며 뚝뚝 부러지는 선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다만 네델란드 화풍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 천재의 병리학적인 광증이나 강박관념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언할 수가 없다.

 

 

 

다만 그의 아를르시대나 생레미 시절의 드로잉에서 보여주는 변모를 우리는 주의깊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무한한 자유스러움과 힘과 생명의 충만함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것은 사물 하나하나 마다에 있는 윤곽선과 부단한 곡선의 처리에 있다. 인체의 어느 구석 하나도 그것이 직선으로 이루어진 데는 없다. 둥글게 둥글게 그려나가는 것을 처음부터 강한 습관으로 익히자.

 

 


2분 제스처 드로잉

 


제스처 드로잉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바로 이 2분 제스처 드로잉이다. 제스처 드로잉이 지니는 생명감의 요소를 가장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며, 중심선에 이은 외곽선은 물론 윤곽선의 포착과 필요한 부분에 해칭(Hatching: 톤이나 명암 또는 공간감을 표현하기 위해 그물처럼 때로는 사선으로 긋는 선의 기법)까지도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는 시간이다.

 

 

공간감을 표현하는 데는 해칭기법이 매우 중요하다. 드로잉의 내용에 따라 또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수직, 수평, 사선 그리고 십자 해칭 등 다양하게 표현해볼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라파엘, 또는 델싸르또 등의 르네상스 대가들의 드로잉이나 루벤스에서 드가에 이르기까지 많은 드로잉 대가들의 작품을 보면 일반적으로 사선 해칭을 많이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에 이르러 매혹적인 많은 드로잉을 남긴 코코슈카나 구스타프 클림트, 빠스킨, 또는 베르나르 뷔페,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화가들은 십자 해칭을 비롯하여 자유분방한 수평 해칭이나 대담한 수직 해칭 등 매우 다양한 해칭기법을 운용하고 있다. 사선 해칭의 동적인 느낌에 비해 십자 해칭의 느낌은 매우 정적인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3분 제스처 드로잉

 


1분이나 2분 제스처 드로잉에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들이 문득 더 감지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리라. 어깨와 가슴 그리고 하복부의 윤곽선은 물론 두 무릎의 윤곽도 선명하게 처리되었음을 주의깊게 관찰해보자. 제스처 드로잉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기본이 되는 것은 우선 부담감과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잘 그려야 겠다." 또는 "한 선으로 그려 버리겠다." 등의 욕심이나 결심은 그것을 가지는 순간부터 우리의 감각을 둔화시켜 버린다. 이중 삼중...십중의 선까지 겹친다 하더라도 개의치 말고 자유롭게 그려나가자.

 

 

오목 렌즈에 햇빛을 집중시켜 종이를 태우는 것과 같은 주의깊은 관찰이 이루어질 때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하는 해답이 절로 나오게 된다. 이 때 드로잉이란 끊임없는 결단의 요소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스처 드로잉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한 차례의 외곽선으로 멋지게 그려보려는 욕심을 가질 때 오히려 그 실상을 놓쳐 버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드로잉이란 지도를 그리거나 도안의 본을 뜨는 작업이 아니다. 이중 삼중 때로는 수 많은 선들의 중복될지라도 그것에 개의치 말고 자연스런 기운으로 자신이 관찰하는 바에 부담없이 접근해 들어가자. 여기에서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깊이 관찰하고 손의 완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5분 제스처 드로잉

 


지금까지 1분이나 3분 제스처 포즈를 통해서 보여지지 않았던 부분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우리의 시각에 와닿는다. 5분은 긴 시간이다. 어떻게 관찰하느냐, 얼만큼 집중하느냐에 따라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인체의 부분들이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다가올 수도, 또는 그와 반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1분, 2분, 3분 제스처 드로잉을 거쳐 5분에 이르는 동안 수 많은 관찰과 반복을 통해 인체를 보는 순서나 드로잉 안에서의 시각 질서가 무엇인지, 또한 짧은 제스처 드로잉 안에서 담을 수 있는 감각이 무엇인지에 대한 중요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으리라.

 

 

5분 제스처 드로잉에서는 좀더 분명하고 차분하게 우리 시각에 와닿는 윤곽을 포착하고 아울러 윤곽선의 방향 변화와 비례감, 균형감을 보다 밀도있고 정리된 선으로 완성하고 해칭기법의 적절한 운용 등을 통해 드로잉의 리얼리티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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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소와달에스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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