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핑탁 감자꽃배> 6부/7부 탁구 대회를 시작했다. 순수 관장님 주관하에
매주 화요일 우리만의 축제같은 대회였다. 내 이름을 걸었으니 나 혼자 총무겸 경기위원까지 맡았다.
지금 생각하면 내 안에 숨어있던 그 어떤 열정과 사랑으로 마음둘 곳을 찾다보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가 좋아서 했다. 물론 대회 진행은 서툴고 우스꽝스러웠다. 그래도 회원들은 성의껏 참여하며 격려해주고 고마워했다. 나를 아끼는 몇몇 회원은 저러다 장가갈 밑천 다 털어먹는다고 안해도 되는 걱정까지 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무작정 탁구가 좋았고 핑탁과 순수 관장님은 덩달아 좋아졌다. 무엇을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없었다. 반대로 싫은 사람 이유를 대라면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댈수 있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참가회원 모두는 탁구공처럼 둥글고 하얀 감자꽃처럼 순수했다. 거기에 대회장은
진순수님. 순수함 빼고는 남는게 없는 대회였다. 나는 딱 떨어지는 숫자를 좋아했는데 참가자가 23명이면
1명을 채워 24명(8명/3개조)에 집착했다. 그래서 당일 와일드 카드로 누구를 채울까 궁리도 하고 내가 직접
회원에게 다가가 오늘 대회 참가 할수 있냐고 아쉬운 소리까지 했다. 내 성격대로 했다. 그 시절 문래동 한마음 신입 회원들 부부동반 회원 나홀로 회원들 모두 <핑탁> 소속감과 탁구에 대한 애정은 한결 같았다. 덕분에 대회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자리 잡았다. 당시 화요일 <감자꽃배>는 딸쌍님의 <수핑리그> 참가를 위한 연습과 훈련장이며 실력 향상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북돋았다. 그 중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해 모두를 놀라게한 회원은 저 유명한 열공님이였다. 감자꽃배 슈퍼스타라는 애칭과 함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고, 집안 대사에도 얼굴을 비추고 갔다가 끝나면 탁구장으로 다시와 게임 결과를 확인하는 열정은 못말릴 정도였다. 어느 누가 그렇게 이 대회를 사랑했던가.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또 한 명의 이 대회를 거쳐간 회원은 꼬맹이님. 처음엔 다소 여리고 새침해 보였으나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게임 스타일은 선제 공격을 퍼붓다 자멸하는 한방 탁구를 구사했다. 우리의 첫 대화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감자꽃님을 무슨 꽃을 좋아해요?> 소녀적인 질문과 <꼬맹이님은 무슨띠예요?> 노티나는 질문으로 꼬맹이와 감자꽃 조합은 그렇게 탄생했다. 마음이 따뜻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는 그대 그리고 나.
진솔한 우정과 사랑은 물과 기름. 분명한 경계선이 있고 한데 섞일수 없음은 애초에 맺어진 운명. 차라리 이 모진 운명에 입맞춤하고 서로 축복해 주고 서로 몸무게 걱정만 해주기로 합의 했다.
*여기서 또 신기한 것은 열공님과 꼬맹이님은 약속이나 한 듯 <4050> 핑탁 중부모임에서 맹활약 중이다. 투절한 봉사정신으로 회원님들 두루두루 챙기며 칭찬 받는다. 감자꽃배에서 인성과 덕성을 잘 닦아 더 큰 무대로 진출해서 성공했다. 내 일처럼 기쁘다. 무명의 신인을 발굴해 대스타를 키워낸 기획사 사장마냥 흐뭇하기도 하다. 그러나 호랑이는 새끼를 낳으면 벼랑끝에 내몰아 살아 올라오는 새끼만 키우고, 독수리는 어린새의 나는 법을 가르치려 벼랑에서 떨어뜨리는 모진 훈련을 시키는데 강심장만 살아남아 훨훨 날아다닌다. 강자만이 살아 남는다. 이 생각에 나는 갑자기 이 둘이 싫어졌다. 나보다 더 이름값을 한다. 여기서 내 성격 나온다. 변덕 부리기....
그 외 그때를 함께하고 핑탁 우수회원으로 남아있는 회원들, 오면 반가운 손님 안오면 저절로 남되는 회원들, 아예 발길을 끊은 회원들. <4050>처럼 일일이 이름을 불러주고 싶지만 내가 저들을 그리워 하듯 저들도 날 그리워 하겠지. 모두 모두 고맙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우리가 다시 만나면 함께 할수 있는 건 오직 탁구뿐. 우리는 영원한 탁구 친구로 남으리라..
*2014년 9월 30일. 30회를 끝으로 감자꽃배는 재정난과 개인 일정으로 막을 내렸지만 후회는 없다. 그때 그날이 또다시 온다 해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다. 그러나 훨씬 잘 할수 있을 것이다. 집 근처에 핑탁이 있는 것은 내 자랑이요, 내 복이다. 나는 그저 그 복을 함께 누리고 싶었고 행복도 함께 나누고 싶었다. 나는 가슴이시키는 대로 하는 그 순간. 지금 이 순간 내옆에 있는 누군가가 무엇보다 소중하다. 해서 감자꽃은 여기서 사라지지 않는다. 항상 주인공 노릇만 하려고 한다고 혼자 앞서간다고 타박소리도 들었지만 이번 12월 <핑탁 문예>를 더욱 발전시켜 2018년 12월에는 재정과 예산이 우선 확보되고 순수 관장님의 재가(裁可)가 떨어진다면 <핑탁 감자꽃 문학상>을 만들어 문학을 향한 더 짙은 떨림과 울림으로 문우들을 문학의 향연에 초대하고 싶다. 감자꽃 신화는 계속된다. <끝>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자연 작성시간 17.12.14 감자꽃님의 진주같이 고은 글들을 기다렸슴니다~~^^
핑탁구장 의 전설 감자꽃배~~^^
핑탁의 전설 인물~ 감자꽃님. 열공님. 꼬맹님.
따뜻함이 잇는 그곳에 언제든 가고싶슴니다~~^^
-
답댓글 작성자열공 작성시간 17.12.14 전설따라 삼천리~~^^
-
답댓글 작성자꼬맹이^^ 작성시간 17.12.15 한때 감자꽃배와 희망리그에서
자연언니랑 즐겁게 놀았었지....
즐겁게 게임하고
자연언닌 늘 애정어린 댓글로
표현해 주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오~~♡
꼬맹이의 소망은 언니의 건탁이라오!
그래도 요즘 핑에서 언니 보니
넘 좋아요~~~^^ -
답댓글 작성자열공 작성시간 17.12.16 꼬맹이^^ 감자꽃배 7부출신중
핑에서 현생존하는 인물들
감자꽃.열공.오달.꼬총.앨리스
자연.그리메.하이디.여백
송이.
또누가
있을까요? 데이터 감자답변 하셈ㅋㅇㅋ
-
작성자작은거인 작성시간 17.12.15 감자꽃님 역사가 그러 하군요.
왜 글 안올라오나 기다렸습니다.
맛깔스런 글쟁이 제주꾼이세요.
탁구도 넘 잘~치시고 부러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