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게 제구(재구)는 생명이다.
그리고 그 제구의 본질은 결국 마지막 순간 '손목 스냅'으로 완성된다.
거리에 따라 힘을 쓰는 비중이 다를 뿐이다. 가까운 거리일수록 손목 스냅이 전면에 강조되고, 먼 거리나 강속구를 던질 때일수록 어깨와 팔꿈치 같은 큰 근육의 힘이 더해진다. 멀리, 강하게 던진다고 스냅이 안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큰 힘을 먼저 쓰고, 마지막에 손목으로 공을 채 주는 본질은 같다.
그동안 내 제구와 공의 회전은 엉망이었다. 던질 때 마지막 순간 손목을 써서 공을 놓는 위치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팀에서 스냅스로가 가장 좋은 동료와 캐치볼을 하며 내 문제점을 처절하게 깨달았다.
그 동료의 조언은 명확했다. 눈앞에 가상의 선을 긋고, 그 선을 지날 때 마지막 순간 손목을 확실히 집어넣어 공을 때리라는 것이었다. 그 가상의 선이 바로 정확한 릴리즈 포인트였다.
마지막에 손목이 들어가며 공을 채 주니, 공의 회전이 몰라보게 살아나고 송구는 항상 일정하게 포수 미트로 날아갔다.
나는 예전부터 백스윙 같은 '뒤쪽 동작'에만 너무 집착해 왔다.
하지만 정작 제구에 중요한 것은 공이 손에서 떠나는 '마지막 앞쪽 동작'이었다. 잘못된 관성에 갇혀 있던 나를 바로잡아 준 순간이었다.
오늘 용병 게임 마운드에서 이 감각을 그대로 적용해 보았다. 드디어 공이 손에 착 감기기 시작했다. 투수에게 제구의 정답은 결국 마지막 순간 손목 스냅을 확실히 집어넣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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