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현상
Withdrawal Syndrome 戒断综合征
금단현상(禁斷現象)은 지속하던 약물과 행동을 중단하거나 감소했을 때 신체와 정신에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일반적 금단과 달리 의약학이나 심리학에서 금단은 탐닉(耽溺)했던 것을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견디기 어려운 생리적, 심리적 고통을 말한다. 금단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강화된 탐닉성 중독 때문이다. 탐닉(addiction)은 무엇에 몰두하는 심리적 이상이고 중독(toxication)은 약물 유혹에 저항하지 못하는 생리적 이상이다. 그러므로 심리적 탐닉(耽溺), 생리적 중독(中毒)으로 쓰는 것이 좋다. 가령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리적 불안과 같은 정신 이상 증세를 느끼는 이유는 금단 때문이다. 도박 외에도 중독성이 높은 마약, 술, 담배, 운동, 쇼핑, 게임, 인터넷 등을 중단하거나 줄였을 때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마음과 몸이 불안과 통증에 사로잡힌 생리적, 심리적 증상(syndrome)이 금단현상이다.
한자문화권에서는 탐닉보다 중독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단현상은 심리적 지향성(intentionality)과 몰입(immersion)을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에 마약이나 도박 이외의 어떤 것이라도 자신이 몰입하던 것에서 분리되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금단현상의 어원은 ‘끌어내다, 제거하다’인 중세 영어 withdrawen과 ‘현상, 징후, 증상’을 의미하는 symptom, syndrome, phenomenon이다. 이처럼 금단현상은 어떤 것이 강제로 제거되었을 때 생기는 교란 상태다. 특히 정신과 신체에 즐거움을 주던 것이 사라지면 인간이 겪는 심리적, 신체적 고통이 금단현상으로 나타난다. 금단의 원인은 쾌감과 만족이다. 그리고 그 쾌감과 만족이 신경계를 고착시키고, 기억으로 고정되면 반복적 자극을 갈망한다. 이런 탐닉(耽溺)이 지속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쾌감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중독(中毒) 상태로 발전한다.
금단에서 중요한 것은 내성(tolerance)과 의존(dependence)이다. 내성(耐性)은 이전과 같은 만족을 경험하려면 더 강한 강도나 지속 기간을 강화한 생리적 상태이고, 의존(依存)은 지속적 자극을 중단하면 마음과 몸에 이상이 생겨서 자극에 의지하는 상태다. 예를 들어보자. 처음 마약을 사용한 사람은 자극과 쾌감을 느낀다. 마약의 기억은 다시 마약을 복용하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하면 신경 체계가 변화한다. 신경계의 변화는 쾌감의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를 포함한 뇌의 신경계가 바뀌는 것을 말한다. 특히 신경세포 뉴런 사이의 시냅스(synapse) 신호전달 기전과 수용체의 증감 등 자극(S)과 반응(R)의 체계가 중요하다. 자극 반응 체계 변화와 함께 도파민과 같은 쾌감 호르몬 분비 체계가 변화한다. 이것은 교감신경을 포함한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가 약물과 행동에 적응한 결과다.
뇌의 신경계가 자극을 받고 쾌감을 느끼면 자기 보상(reward)에 만족하면서 지속적으로 그 만족을 추구하는 갈망이 생긴다. 형성된 쾌감의 내성은 신체의 항상성(homeostasis)으로 고착된다. 항상성은 신체가 생화학적으로 평형상태를 유지하려는 자율적 현상이다. 이때 DNA 변화 없이 유전형질이 변화하는 후성유전(epigenetics)적 변화도 나타난다. 그리고 새로운 구조에 따른 단백질 발현을 통하여 신경 체계가 바뀐다. 이렇게 고정된 신경계와 형질은 인간의 뇌를 지배하고, 내성(tolerance)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계의 민감화(sensitization)와 민감도(sensitivity)도 변화한다. 민감화는 신경계가 반응하는 기계적 상태이고 민감도는 신경전달물질에 반응하는 정도다. 저하된 민감도에 따라서 이전과 같은 쾌감을 느끼려면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그래서 쾌감을 주는 약물과 행동은 중독된 사람의 정신과 신체를 지배하는 것이다.
탐닉했던 약물과 행동을 하지 못하면 신체는 불안과 고통을 느낀다. 금단상황에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무기력, 불안, 불만, 우울, 초조, 갈망, 충동, 긴장, 망상, 환각, 짜증, 떨림(진전), 경련, 통증, 두통, 구토, 소화 장애, 불면증, 피로감, 혈압상승, 심장 발작, 공격성, 주의력과 집중력 결핍, 과잉행동, 운동장애 등 다양하다. 금단 증상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중독의 대상에 따라서 다르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과 다른 심리적 불안 증상과 신체적 이상 징후를 보인다는 점은 같다. 내성이 강화된 상황에서는 민감성의 작동으로 보상 자극(rewarding stimuli) 외에 보강 자극(reinforcing stimuli)을 추구한다. 그래서 중독의 정도가 심한 사람은 (강력한 자극이 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혹에 저항하지 못하고 점점 더 심각한 중독 상태로 빠져든다. 금단현상은 인지행동치료(CBT)와 체계적인 재활이 필요하다.★(김승환)
*참고문헌
Peter Lehmann, ed. Coming off Psychiatric Drugs (Germany: Peter Lehmann Publishing, 2002).
*관련 항목
<각성>, <강박>, <강박행동>, <교감신경>, <기억 응고화>, <보상>, <보상 민감화>, <보상 체계[신경과학]>, <불안>, <수용체>, <시냅스>, <시냅스 가소성>, <신경전달물질>, <신경전달물질의 종류>, <신피질>, <자극>, <중독>, <중독의 증상>, <중추신경계>, <충동>, <충동조절장애>, <항상성>, <후성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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