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
Complex 情结
콤플렉스는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감정의 복합체다. 논리, 이성, 규범으로 움직이는 의식(consciousness)에 영향을 미치고 감정, 욕망, 충동으로 움직이는 무의식(unconcsiousness)에 잠재한 힘이 콤플렉스다. 콤플렉스는 마음의 심리와 몸의 생리를 동시에 지배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심층심리학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콤플렉스의 지배를 받는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식만으로 인간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심층심리학의 관점이다. 콤플렉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처럼) 하나의 충동적 감정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여러 감정이 응축한 복합체다. 독일어권에서 정립한 콤플렉스(Komplex)는 정신적 증상을 분석하는 개념으로 처음 쓰였다. 콤플렉스의 어원은 라틴어 ‘함께’를 의미하는 콤(com)과 ‘짜다, 엮다’를 의미하는 플렉토(plectō)의 명사형 콤플렉서스(complexus)다.
오스트리아의 신경생리학자 브로이어(Josef Breuer, 1842~1925)가 관념 복합체(Ideenkomplex)를 콤플렉스로 명명했고 독일의 정신과 의사 지헨(Theodor Ziehen, 1862~1950)이 1898년에 콤플렉스를 개념으로 정립했다. 이들이 쓴 독일어 이덴(Ideen)은 ‘생각, 관념, 이념, 표상, 의식, 개념’인 이데(Idee)의 복수형이다. 그러니까 콤플렉스는 떠오르는 생각과 의식의 복합체라는 뜻이다. 콤플렉스인 복합관념은 내면에 잠재하고 있다가 강력한 힘으로 분출한다. 복합관념인 콤플렉스를 받아들여 심층심리학 또는 분석심리학의 용어로 정립한 것은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융(C.G. Jung, 1875~1961)이다. 융은 콤플렉스를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는 마음 내면의) 억압된 복합 감정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융은 개인무의식과 집단무의식을 지배하고 이성적 의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콤플렉스를 분석심리학의 핵심 개념으로 설정했다.
융의 개념을 받아들인 프로이트(S. Freud, 1856~1939)는 콤플렉스를 자신이 정립한 무의식과 연결하여 무의식에 억압된 충동(trieb)으로 보았다. 융과 달리 프로이트는 콤플렉스를 유아 시절에 억압된 감정으로 이해하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적용했다. 한편, 개인심리학을 정립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콤플렉스가 열등감과 우월감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과정에서 콤플렉스는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개념을 넘어 보통명사로 쓰이게 되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엘렉트라 콤플렉스, 카인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열등 콤플렉스(inferiority complex), 디아나 콤플렉스(Diana complex), 로리타 콤플렉스(Rolita complex) 등 여러 개념이 등장했다. 다양한 콤플렉스의 공통점은 콤플렉스가 무의식에 잠재한 충동적 힘이면서 의식과 행동을 강력하게 지배한다는 것이다.
콤플렉스는 (유전적 요인과 관계없이) 경험적 요인에 의해서 형성된다. 가령 키 작은 사람이 콤플렉스를 가지는 것은 사회적 관계와 환경 적응을 거쳐 의식 내면에 억압되기 때문이다. 생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특질이 콤플렉스로 발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불리한 특질에 대해서는 자기 존재를 지키기 위해서, 유리한 특질에 대해서는 자기 존재를 강화하기 위해서 콤플렉스를 내면화한다. 그런 점에서 콤플렉스는 생존과 번식을 위하여 자기를 방어하거나 강화하는 심리적 기제(Mechanism)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콤플렉스는 내면에 잠재하다가 계기에 의해서 촉발되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콤플렉스는 (심층에 잠재해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서 의식의 파탄 상태(disturbed state)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탄이란 마음이, 제어할 수 있는 이성적 의식과 제어할 수 없는 감정적 무의식으로 나누어진 심적 상태다.
내면에 은폐된 감정인 콤플렉스는 자율적(autonomy)으로 작동하다가 강렬한 에너지로 분출한다. 그리고 보편적 패턴인 원형(archtype)을 형성하고 감정(emotion), 표상(image), 상징(symbol)을 거쳐 행동으로 표현된다. 콤플렉스의 에너지는 병리적 조성 상태(manic state)로 간주되기도 하고, 긍정적 힘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부정적 분출은 히스테리와 같은 신경증(neuroses)이고 긍정적 분출은 열등의식을 극복하는 에너지다. 병리적 이상 상태의 콤플렉스는 치료해야 할 정신장애다. 특히 의식의 분열 상태가 심화하면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와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로 발전한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들은 콤플렉스를 분석한 다음 그에 적합한 처방을 한다. 나 안에 있는 나의 다른 모습이 바로 콤플렉스다. 그러므로 자기도 모르게 자기를 지배하는 콤플렉스와 대화하면서 자신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김승환)
*참고문헌
C.G. Jung, Über psychische Energetik und das Wesen der Träume (Zürich: Rascher, 1948).
*관련 항목
<감정>, <관념>, <대타자⦁소타자>, <무의식>, <방어기제>, <상징>, <신경증>, <심적 상태>, <아니마 아니무스>, <오이디푸스 왕>, <욕망>, <원형[칼 융]>, <의식>, <열등감>, <자기 정체성>, <정신증>, <주이상스>, <주체분열>, <진화심리학>, <집단무의식>, <충동>, <충동조절장애>,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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