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김병환
더 좋은
삶을 위하여
새로운 꿈을 그리며
먼동이
트기도 전에
자동차 시동을 건다
희망이
작고 멀수록
일하러 가기 싫지만
가장의
무거운 책임
중압감 덜기 위하여
피곤한
몸을 이끌고
꿈의 일터로 나간다
김병환 시인의 <가장>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가장들의 고단한 현실과 그 밑바탕에 깔린 묵묵한 책임감을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려낸
수작 입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은 가장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의 무게나 막막함을 시각적으로 암시합니다.
적막을 깨는 시동 소리는 삶을 지속하겠다는 가장의 의지이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하루라는 시계바늘을 돌리는 역동적인 행위입니다.
희망이 / 작고 멀수록 / 일하러 가기 싫지만
몸은 피곤하고 책임감은 어깨를 누르지만 그곳은 역설적이게도 도입부에서 언급한 더 좋은 삶과 새로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합니다. 결국 무거운 책임감을 기꺼이 감내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가족을 향한 사랑이며 그 사랑이 고단한 일터를 꿈의 공간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시는 오늘날 이 땅의 모든 가장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그들의 거친 손과 피곤한 어깨를 향한 깊은 헌사(獻詞)와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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