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화촉(洞房花燭)
동방에 비치는 환한 촛불이라는 뜻으로,
혼례를 치르고 나서 첫날 밤에 신랑이
신부 방에서 자는 의식을 이르는 말이다.
洞 : 골 동
房 : 방 방
花 : 꽃 화
燭 : 촛불 촉
동방(洞房)은 깊숙한 안쪽 방이라는 뜻으로,
여자들이 거처하는 방을 뜻하고,
화촉(華燭)은 혼인을 할 때 쓰는
물들인 초를 밝힌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혼례를 치르고 나서 첫날밤에 신랑이
신부 방에서 자는 의식을 뜻하나
요즈음은 혼인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남녀간의 부부됨을 일러 결혼(結婚)이라 하지만
우리 전통으로는 혼인(婚姻)이다.
혼(婚)은 원래 혼(昏; 어두울 혼),
즉 해가 진 후에 예(禮)를 치른다는 뜻이고,
인(姻)은 ‘여자가 사람으로 말미암아
성례(聖禮)한다’는 뜻이다.
결혼이란 저녁에 맺어진다 하여 생긴 말이다.
고구려(高句麗)때는
혼인식(婚姻式)을 저녁에 베풀었다.
사위가 될 신랑이 저녁 무렵 신부집 문밖에
꿇어앉아 큰절을 하며 신부와 동침케 해줄 것을 애걸하면,
고자세가 된 장인, 장모가 밤 늦게야
미리 마련한 사위방에 들인다.
결혼하는 것을 장인, 장모집에 든다하여 ‘장가 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풍습에서 연유된 것이다.
또 초례(醮禮)라는 말은 신랑,
신부가 초례상(醮禮床)을 가운데 두고
동서로 나뉘어 앉아서 합환주(合歡酒)를 서로 마시면서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의식으로서
혼인 절차 중 가장 중히 여긴 의식을 말한다.
신랑 신부가 초례를 마친 후 첫날 밤에 한방에서
함께 지내는 방을 신방이라 하고,
이를 동방화촉(洞房花燭)이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청사초롱(靑紗燭籠) 불을 밝히고
시녀가 좌우로 신랑을 인도하여 신부방으로 안내하였다.
고례(古禮)를 보면, ‘신랑의 자리는
신부의 하녀가 신방의 동편에 펴고,
신부의 자리는 신랑의 하인이 서편에 펴고,
신랑의 벗은 옷은 신부의 하녀가,
또 신부가 벗은 옷은 신랑의 하인이 받고,
촛불을 물리면 하녀만이 문밖에서 모시고 있다’고 하였다.
흔히 우리는 결혼식을 ‘화촉(華燭)을 밝힌다’라고도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은 촛불이 없었던 예전에는
자작나무의 수피에 불을 붙여 촛불 대용으로
쓴 것으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華; 꽃 화)
또는 화(樺; 자작나무 화)로 표기되고 있는데
‘화촉을 밝힌다’하면
이는 자작나무 수피의 불로 어둠을 밝혀서
행복을 부른다는 뜻이 담겨있는
곧 결혼식을 의미하게 된다.
자작나무류가 많은 지방에서는 이 나무로부터
기름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들 나무는
곧 밝음과 빛의 상징이었다.
화(華)는 가지에 피어 있는
예쁜 꽃의 모습으로 본디 뜻은 꽃이다.
그래서 ‘화려하다, 빛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어
화려(華麗), 화사(華奢), 번화(繁華), 부귀영화(富貴榮華),
호화(豪華)라는 말이 있다.
촉(燭; 촛불 촉)은 화(火)와 촉(蜀)의 결합인데,
촉(蜀)은 ‘해바라기 벌레’를 말한다.
변색에 뛰어나 판단을 흐리게 하므로
물을 흐리게 하는 것이 탁(濁; 흐릴 탁)이고,
기어가는 모습이 뿔(角)을 쳐들고 가는 것과 같다고 하여
촉(觸; 뿔로 들어 받을 촉)자가 나왔다.
燭(촉)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불화(火=灬; 불꽃)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손에 닿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蜀(촉)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손으로 드는 등불이라는 뜻이다.
용례로는 초를 꽂아 놓는 기구를 촉대(燭臺),
초가 탈 때 녹아 내리는 기름을 촉루(燭淚),
밝게 비추어 살핌을 촉찰(燭察),
촛불의 그림자를 촉영(燭影),
촛불의 아래라는 촉하(燭下) 등에 쓰인다.
또 욕심이 많아 혼자 먹는다 하여
짐승을 뜻하는 견(犬; 개 견)자를
덧붙여 독(獨; 홀로 독)자를 만들었는데,
본디 승냥이 같이 생긴 일종의 야생 개를 뜻한다.
촉(燭)은 촉(蜀)처럼 갉아먹듯이 하면서
불(火)을 밝힌다는 뜻으로 ‘초’나 ‘촛불’을 의미한다.
촉광(燭光), 촉대(燭臺), 촉수(燭數), 쌍촉(雙燭) 등이 있다.
따라서 화촉이라면 화려한 촛불로
붉은색의 초를 뜻하는데,
중국에서는 육조시대(六朝時代)부터
결혼식과 같은 경사스런 날에 화촉을 사용했다.
붉은 초에 흰 불이 타들어 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름답지 않은가.
그래서 화촉이라면 결혼을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고
화촉을 밝혔다는 표현을 접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화촉은 결혼 의식에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첫날밤을 지내는 신혼방에서도 사용했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 화촉동방(華燭洞房)이다.
곧 신혼방(洞房)에 화촉(華燭)을 밝혀 놓고
첫날밤을 보낸다는 뜻이다.
-옮긴 글 빛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