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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가져온 글] 국경선에 피어난 희망

작성자박 재로|작성시간26.06.06|조회수13 목록 댓글 0

국경선피어난 희망

쪽빛 하늘을 나는

새들과 바람만이 들고나는

녹슨 철조망이 쳐진 국경선과

맞닿은 조그만 마을엔

오늘도 어김없이 철없는 둥근 해만

서산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더 살아야겠다는

희망마저 잃어버린 채

친구라곤 찢어진 배고픔과

굳게 입술을 다문 푸른 하늘만 올려다보며

시린 눈물로 살고 있었습니다

길어진

내 그림자 밟고

가파른 세월을 넘어가는 별빛에 매달린

바람 같은 눈빛으로 말이죠

곰삭은

하늘을 열고 나온 저 별처럼

아이는 밤새 엄마를 기다리다

창틀에 머문 맑고 고운 햇살 한점을 따라

말없이 걸어 나온 아침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람이 머문 자리에

또 다른 바람이 머물 듯

곱게 다린 햇살 한 줌을 손등에 얹히곤

아침 위에 차려진

그리움을 찬으로 먹고 나온 아이가

내딛는 걸음마다 따라다니는 해님 사이로

바람이 밀어줘서인지

아이는 국경선 앞 철망 앞에 서서

견딜 수 없는 아픔 하나를 바라보듯

먼 산 짓더니

동물들이

파놓은 조그만 웅덩이를 지나

철조망을 넘어 걸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엄마를 잃은 슬픔을 따라서....

꽃 보러 왔다가는 봄 햇살처럼

얇디얇은 얼굴로 바람을 등지고

걸어오는 아이를 향해 총구를 겨눈 병사와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애타는 마을 사람들의 눈길이

교차하고 있을 때

해맑게

걸어오는 아이를 보며

“오지 마…. 오지 마..

좀 더 오면 널 쏠 수밖에 없어”

라는

안타까움에 찌든

젊은 병사의 울부짖는 소리와

“이리와…. 거기 가면 안 돼….

돌아와….“

라며

아이의 이름을

부르짖다 지친 적막감이 머물던

그때

누군가가 아이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이리 온 아가야

엄마한테 가자….“

라는

소리가 바람에 실려 귓가에 머물더니

하얀 웃음 방울들을 바람결에 날리며

되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있는

그곳으로 데려다준다는

그 사람의

두 팔 벌린 가슴 속으로,.......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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