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젊음이 약동하는 어느 날이었다. 나는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새 순이 막 솟기 시작하려는 연녹색 주변에 흠뻑 젖으면서 숲을 헤쳐나갔다. 좁고 험한 오솔길이었지만 오히려 더 정겨웠다. 얼마 후 앞이 훤하게 트이면서 동화에서나 나옴직스러운 빠알간 지붕의 예쁜 집이 나타났다. 그 집 뜨락에는 내가 늘 마음속에서 그리던 청초한 미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감이 듬뿍 담긴 장밋빛 미소의 그에게 다가가 감격의 탄성을 지르면서 덥석 안았다. 그러나 웬일인가. 그 여인은 순간 한 아름 나무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뚫어지게 그 나무를 응시하였다. 그때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천사와 같은 봄이 오고 있었다. 비발디의 사계 중에서 봄을 연주하는 바이올린 멜로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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