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
나목의 숨결 속에도
철 따라 나무마다
꽃과 열매 조금씩 다르듯
해마다 가슴에 돋는 생각도 달라
연둣빛 숨결도 달라
지난 시절의 애틋한 그리움도
세월 따라 묻혀버리고
머리에 눈발 앉은 나이에도
철마다 눈 뜨는 정
갈망으로 끓는 피
다 타버린 사랑의 부신 상처를
은혜롭게 치유하듯
그리움 하나 잉태했거늘
이해에도 다시 찾아온 겨울날
가진 것 다 내어주고 서 있는
나목의 숨결 속에도
새봄 열매의 꿈 살아 있듯이
뜻밖의 은총 입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