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귀향 후 8년, 그동안에 한 일
나는 세종시에서 태어나 조치원교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제 대전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대전에서 살았다. 대전은 아버지 어머니의 본적지일 뿐 아니라 조상의 터전이고 선산도 대전 대덕구에 있다.
노후 귀향을 결심한 뒤 귀향 처를 세종시로 할 것인지 대전시로 할 것인지를 두고 생각하다가 대전으로 정하였다. 내가 사후 아내와 합장될 곳이 대전 유성구의 국립대전현충원 장군묘역이고 보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 시집은 귀향 후, 틈틈이 쓴 내 시와 아내의 그림을 사이사이에 넣어 만든 부부 시화집이다. 대전 유성에 둥지를 튼 날짜는 2012년 6월 1일이다. 나는 이날을 늘 장미의 계절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 시집의 표지화를 아내가 그린 장미꽃으로 했다.
이로부터 8년 동안 나는 외부와 차단한 채 오직 창작에 몰입했다. 전두환의 12.12 군란 이후 정치군인과 결별하면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을 최후의 창작에 착수했다. 매해 1권씩 8권의 창작집을 완성하고 난 후 직접 관계 매체에 나의 피맺힌 기록들을 전파했다. 그러는 동안 내가 목표로 정했던 난제가 말끔히 풀렸다. 내가 모든 것을 혼자 완결한 것이 아니다. 사회 정세의 정상화에 따른 행운도 있었고 나의 확고한 국가관에 따른 진리에 호응하면서 도와준 의인들의 역할도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 내막의 사연들은 다시 자전 에세이로 세상에 내놓을 예정이다.
대전으로 귀향하는 과정에서 30여 년 전부터 우정을 맺어 온 문학평론가 송백헌 박사의 안내와 협조로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장장 40년, '정의의 대장정'이 성공할 수 있게 헌신적으로 내조한 아내 김혜린 화가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남긴다.
그동안 내 작품은 모두 서울에서 출간되었으나 이번 처음으로 고향 후배 시인인 강신용 대표이사의 문경출판사에서 출판했다. 또한 대전문화재단에서 출판비 일부를 지원받았다. 내 시집에 국민의 세금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보기이니 마음이 숙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