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시 한강은 흐른다 2.

작성자박경석|작성시간22.03.06|조회수48 목록 댓글 0

          2.

 

이 무렵

지구 북반부 한쪽

아늑한 곳에 생겨난 한반도는

삼면은 바닷물로 출렁대고

한쪽은 거대한 육지에 기대어

유순한 지세를 형성해 갔다

그러나 얼마 동안은

생명체가 생기지 않았다

무섭게 치솟는 화산의 불덩이와

땅 밑에서 뒤척이는 지진 탓이었다

또한 불타는 듯한 열기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었다

또다시 수억 년이 흐르면서

지구는 서서히 냉각되어 갔다

그러는 동안 지구의 여러 물질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약 10억 년 전에는

새 생명체가 생기면서

진화의 과정을 밟아 갔다

오랜 세월이 흘러간 뒤

약 50만 년 전 마침내

지구에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때쯤 한반도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다

알맞은 기후

흡족한 물과 농토가 있었다

사계절이 구분돼 있어서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때그때 즐거움을 주었으며

적당한 강수량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한강

이렇게 한강은 생명의 줄기가 된다

겨레의 삶과 죽음

흥망성쇠의 희비극을 넘겨보면서

한강은 흐른다

태백산맥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장장 514 킬로미터

유구한 세월 소리 없이 흐르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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