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월간 순수문학 12월호 게재]
진솔한 삶의 편린
수필은 그 뜻대로 '붓을 따라서, 붓 가는 대로 써놓은 글'이다. 시나 소설 같이 어떤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초점으로 모아진 서정이나 사색을 그대로 산문으로 표현하는 문학이다. 그렇다고 의미없이 써내려간 글은 수필이 아니다 불의에의 저항이나 삶의 귀감 등 감동과 성찰이 독자에게 느끼게 해야 한다.
김인식은 지방 국립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보병부대에서 중위로 복무하였다. 그때의 경험을 글로 풀어낸 것이 <가장 슬펐던 순간에 대해서>이다. 군대갔다 온 남성들의 이야기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한다, 물론 우스개 소리이다. 그만큼 군필자들은 군대 이야기를 즐겨한다. 그런데 유심히 들어보면 군필자의 대부분은 본인이 가장 고생했고, 가장 멋지게 군 복무를 한 것으로 말한다. 허세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절대 자신의 약점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김인식은 달랐다. 그는 자기의 약점을 모두 노출하면서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나타냈다. 진솔한 삶의 편린을 느낄 수 있다.독자는 재미와 감동, 교훈을 느끼며 공감할 수 있다. 과오와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새 삶을 설계해 나간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앞으로의 글이 진심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다.
심사위원장 박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