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PEN 세계한글작가대회 주제 강연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한국전쟁과 한글문학
박경석
국제PEN한국본부 고문
1. 북한 인민군 남침과 국군의 책임
올해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흘러간 과거를 되돌아 보며 실책을 확인 반성하고 새로운 방책을 굳게 다지는 일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문학인은 이 과업의 계도 책임 제일선 지성인이기에 역사상 가장 참혹한 동족상잔의 실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원론적으로 본다면 전쟁의 기원과 발발은 세계2차대전 직후 미국과 소련의 이데올로기 냉전에 의한 결과로 야기되었지만 기상천외의 학설로 우리는 때때로 곤혹스러운 국제적 입지에 처한 일이 있었고 일부 운동권 세력에 의하여 왜곡되거나 불확실한 내용이 정설로 작용한 적이 있었다.
한때 북한 측의 의도대로 '미제의 사주에 의한 국군의 북침' 이 정설인 양 보편화 되던 때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소련이 붕괴하고 중국의 개방정책에 의해 그 실상이 소상히 밝혀짐으로써 이 악재들이 휴짓조각으로 변했음은 다행히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퇴역 장성이자 사학자였던 볼코고노프가 쓴「일곱 지도자」,「소련 지도자의 회랑」두 권의 저서 속에서 왜곡되었던 일부 문제들이 명쾌하게 밝혀지고 있다. 그는 1995년 12월, 67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살아 있을 때 소련 문서보관소 등의 극비 문서들을 찾아내어 김일성과 스탈린의 음모와 함께 한국전쟁에 대한 많은 의문을 속 시원하게 풀어 주었다.
볼코고노프는 저서 출간 이전, 이미 "한국전쟁은 스탈린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일성에 의해 도발되었다"는 사실을 문서 고증을 통해 세상에 알렸었다.
따라서 한국전쟁은 소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김일성의 음모에 따라 계획된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발발했음이 명백해졌다. 이 사실(史實)이 국제 군사학계(軍史學界)의 정설(定設)이 되었다. 그런데도 북한은 아직까지 그 당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악재들이 북한 당국에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는 사실을 우리는 교훈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책임의 일단이 우리에게도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전쟁 발발 직전의 국방장관 신성모와 육군총참모장 채병덕의 허장성세(虛張聲勢)로 인한 갖은 말실수에 있었다는 데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자주 '북진통일'을 외쳐댔고 심지어 '북진통일 준비 완료' 등을 공식 석상에서 선언했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둔 꼴이 되었다. 그로 말미암아 미국 워싱턴 당국자들이 한국군이 전쟁을 일으킬까봐 긴장했고 북한은 물론 소련과 중공은 북한군 중무장화에 속도를 냈다. 따라서 미국은 국군에 대한 필수 전쟁 무기인 전투기와 전차 등 지원을 전면 제한했고 한국군이 필요로 하는 각종 장비 보급 또한 망설이고 있었다.
반면 북한 당국과 소련은 북한군의 군비 확장에 속도를 냈다. 당시로써는 어마어마한 전투기와 전차를 북한군에게 보급 장비케 했다.
전쟁이 발발하자 심지어 서울의 일부 서방 기자들은 그 뉴스를 듣자마자 본국에 '국군이 북진 중' 임을 타전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였다.
아마 우리 소설가들은 이런 터무니 없는 작태만 가지고도 몇 편의 단편 소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사실들을 소재로 한 장편 역사소설 네 권을 집필 했다. 내가 출판한 한국전쟁 관련 장편 소설은 아래와 같다. 2020년 출판작 '장편전기소설 구국의별 5성장군 김홍일' 은 당시 군사정권에서 발행 중지된 것을 금년에 출간했다. 36년 만에 햇빛을 본 셈이다.
장편전웅소설 '五星將軍 김홍일' 1984-서문당(당국이 선택 TV3부작으로 방영 KBS)
대하소설 '별' 1986- 독서신문사
장편소설 '영웅들' 1987 - 독서신문사
장편전기소설 '구국의 별 5성장군 김홍일' 2020-서문당(당국이 1983년 거부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