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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강 전쟁과 역사시대의 개막

작성시간15.07.10|조회수127 목록 댓글 0

동맹국 사이에도 경제, 외교, 정보따위를 수단으로 하는 대립상태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군사력 경쟁에 따른 강대국 대결은 인류에게 큰 재앙을 가져온다. 20세기 초엽부터 이념 대결은 서서히 막이 올랐고 중엽에 이르러 극에 달했다. 미국과 소련은 일촉즉발의 기세로 대립상태를 지속함으로써 모든 인류에게 공포감을 안겼다.

상대를 죽이고 싶지만 자기도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가 있으므로 섣불리 건드렸다가 큰코다칠까 봐 서로 으르렁거리는 그런 상태를 냉전(冷戰), Cold War이라고 불렀다. 바로 지난 시절 미국과 소련의 대결 국면이 이런 경우다. 이 냉전시대가 지속되면서 위기는 계속 이어져왔다. 그러다가 소련의 경제적 어려움에다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배짱이 한몫하여 다행히 소련 공산주의 체제가 와해되어 그 위기를 넘겼다.

지금의 한반도 남북 간의 대결 국면을‘ 신냉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상은 냉전보다 한 단계 높은 준전쟁상태로 표현하는 편이 가깝다. 천안함 폭침을 비롯해서 연평도 포격 등 북한 당국의 처사는 전쟁 일보 전의 국면으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핵무기 개발로 늘 위협적인 공갈을 쏟아내고 있다.

더구나 남북이 공동으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해놓고 남한은 그 선언을 준수하기 위하여 남한에 배치했던 전술핵까지 미국에 돌려보낸 반면, 북한은 그 기간을 이용해 몰래 핵무기를 개발하는 따위의 불신을 초래한 것은 한반도의 가장 큰 장애로 대두하였다. 서로 간에 사소한 원인으로 인하여 전쟁을 몰고 온 경우는 옛날이나 근대에 있어서나 흔히 있는 일이다.

20세기에 있어서 이념에 의한 전쟁은 6·25 한국전쟁과 월남전쟁이었다. 한국이나 월남이나 외래 이데올로기 탓으로 전쟁을 겪었으니 두 민족에게는 불행이며 비극이었다. 그러나 이념 대결의 양측 당사국인 미국과 소련은 서로 으르렁거리기는 했어도 직접 전쟁을 피하고 냉전 관계만 지속하고 있었던 것은 다행이긴 했지만,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양강 시대를 지속해 오고 있었던 미국과 소련시대는 흘러간 역사가 되어 버렸다. 새로 등장한 중국이 무섭게 발전하면서 군사력 또한 미국 다음으로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새롭게 시대를 연 G2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틈에 끼어 어려운 문제를 헤쳐 나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런 냉전 형태의 상호 간의 대립은 인류의 역사시대 이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 후에 밝혀진 고고학을 통해 찾아낼 수 있었다.

먼저 강의에서 설명한 것처럼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시기심에 의한 갈등이 증오와 저주를 하게 되고 증오와 저주의 결과가 전쟁으로 확대되는 원천적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런 경우를 정리해 보면 하나의 소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은 전쟁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즉 전쟁은 인간이 갖는 본능적인 투쟁 현상이라는 것과 인류가 최초로 출현한 그 옛날부터 전쟁의 당위성은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최초의 전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류의 역사시대 이전부터 있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류의 지혜가 점차 발달하면서 답답한 동굴 속에서 나와 태양이 빛나고 맑은 하늘의 바깥세상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된다. 그리하여 몇 사람씩 몰려다니던 가족단위의 생활이 차츰 커가면서 씨족사회로 발전한다. 이쯤 되면 외부의 침입이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비책이 생기기 시작한다.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집단과 집단 간에는 이해관계가 대립하므로 투쟁이 시작되고 맹수에 의한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대비책이 요구된다.

자체방위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꾀가 생겨 전술이 비로소 필요해진다. 이리하여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쟁사회의 출현을 본다. 왜냐하면, 방어의 대비책이 뚜렷하게 서 있고 전술이 상대적으로 뛰어났다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족집단 상호 간에는 투쟁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인간의 원죄에 의한 욕망의 충족은 투쟁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씨족집단 상호 간에는 끊임없는 투쟁 속에서 정적인 삶에서 동적인 삶으로 옮겨진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활도 보다 풍족하게 되고 욕망은 한없이 더 커지면서 문명의 필요성이 인식되기에 이르러 마침내 인류 문명 발달에 시동이 걸리게 된다.

이렇게 이어지는 과정에서 약한 집단은 강한 집단에 흡수되기 시작한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원리가 인류의 초기 집단에서부터 적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약육강식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약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해야 생존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기에 이른다. 그러므로 강력한 씨족집단은 차츰 그들의 세력을 확장하면서 부족집단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비로소 부족집단의 출현을 보게 되는데 이때가 소규모적인 투쟁 방식이 전쟁이라는 대규모 군사행동으로 발전하게 되는 단계에 들어선다.

바로 전쟁의 효시는 국가의 출현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바로 역사 자체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전쟁은 인류에게는 불행이지만, 그러나 전쟁 없이는 인류의 발전 또한 없다는 난제에 당면하게 된다.

욕구의 충족은 다음 욕구의 충족을 자극하게 된다. 인류의 신석기시대 말기와 청동기시대는 전쟁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신석기시대는 마제석기(摩製石器)의 출현을 의미한다. 마제석기는 구석기시대의 석기와는 달리 돌을 갈아서 편리한 석기를 만드는 것이므로 신석기시대의 말기에 와서 비로소 최초의 마제석검(摩製石劒)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무기가 출현한다.

물론 이와 같은 석검류는 짐승을 잡는 데나 음식을 다듬기 위해서도 사용되었지만 이 항목에서는 무기의 발전이 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신석기시대를 거쳐 청동기시대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전쟁을 위한 인류 최초의 무기다운 무기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투쟁의 필요성에 의하여 무기가 만들어지고 무기의 발달로 전쟁의 양상은 더욱 치열해지면서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전쟁에 의하여 결판이 나는 단계에까지 오게 된다. 비로소 인류의 역사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쟁은‘ 필요악(必要惡)’인가? 이 원론적 질문에 해답은 없다. 인류는 전쟁을 가장 싫어하면서도 생존하는 한 전쟁 없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 상 모든 국가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하여 군대를 만들고 양성하는 데 많은 예산과 노력을 집중한다. 인류는 끝없는 미지의 유토피아를 향해 전쟁과 함께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 있어서 인류의 전쟁으로 말미암아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우려도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기의 발달이 한이 없어 결국 그 여파로 인류가 소멸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학설이 전혀 터무니없는 말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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