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수다

여섯번째 여름 해석 (3) - 시간 편

작성자로레니|작성시간23.09.14|조회수1,595 목록 댓글 21

안녕하세요! 이전에 예고한 것 보다 일찍 가지고 왔어요! 드디어 여섯번째 여름 해석 3편입니다! 와!

이전까지의 '물과 비' 편은 뮤직비디오 스토리라인을 파악해 보는 챕터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사 일부와 앨범 일부를 해석에 사용했지만 참고 자료에 불과했죠. 여섯번째 여름의 가장 기본적 스토리라인인 뮤직비디오를 읽었으니 이제 읽는 범위를 확장할 때입니다!

이번에 다룰 상징은 '시간'입니다. 사실 이 다음에 다룰 상징이 선(線)과 방향인데, 이는 시간의 일반적 속성에서 따왔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시간은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선형적이고 방향이 고정된 개념입니다. 이번 '시간' 편은 다음에 이어질 선과 방향 편에 대한 예고편임과 동시에 일반적인 시간 흐름에서 탈출한 중요한 개념인 '루프(반복)'와 '영원'에 대해 언급할 예정입니다. 



1. 루프
이미 이전에 다른 플리분들이 여섯번째 여름이 루프물이라는 해석을 많이들 하셨던 걸로 압니다. 하지만 뮤비에서는 루프물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는 수준이기에 지난편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여여름이 루프 속에 있다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가사에 있습니다.


이전에 여섯번째 여름 가사를 해석을 했지만... 제 손글씨가 악필이라 못 알아보겠다는 피드백(from. 호적메이트)을 받아 아래로 가볍게 요약 설명을 해 드릴게요.
 

가사를 해석한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사에서 주요한 키워드들을 모두 표시하고, 이 키워드들을 비슷한 의미 범주로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키워드는 총 네 가지의 큰 의미 범주로 묶였고,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긍정적 의미, 목표, 영원
반짝=그날의 기억=기적=마침표=빛=푸른 하늘=눈물=우리 함께하는 이 순간=마법=찬란=영원 =여섯번째 여름(마지막 후렴구 한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
길고 긴 여정=땀방울=시공간을 넘어=하염없이 달려온 길


현재 처한 고난의 상황
혼돈=소나기=어둠


노력이 실패한 결과, 반복
꿈=헛된 길=반복되는 계절 =여섯번째 여름=일곱번의 여름=평행곡선=같은 곳=사라짐


이러한 키워드 정리를 기반으로 가사를 읽으면 가사의 스토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사의 화자는 지금 반복되는 꿈 속이라는 고난의 상황에 처해있고, 여기서 탈출하기 위해 시공간을 넘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이 반복의 끝이자, 과거 함께 행복했던 그 때처럼 모두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노력은 번번이 실패하여 같은 곳을 지나고 맙니다. 그러나 마지막 브릿지 가사에서는 화자가 바라는 합체, 기적, 영원이 이뤄졌음을 암시합니다.


아래는 참고로 볼만한 영원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영원(永遠) 명사
1. 어떤 상태가 끝없이 이어짐. 또는 시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아니함.


뮤비에서는 찾기 무척 힘든 '루프'가 가사에서는 대놓고 '반복'이라는 키워드로 박혀 있습니다. 이번 시도가 실패할 경우 '일곱번의 여름'이 생긴다는 이야기까지 있으니 완전히 땅땅 박아놓은 수준입니다.


루프의 증거는 가사 외에 하나 더 있는데, 실물 앨범 표지를 보면 이렇게 대놓고. 도돌이표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중간에 높은 음자리표는 플레이브의 로고를 높은 음자리표로 보이게 변형시킨거라 도돌이표 사이에 있는 플레이브, 반복 속에 있는 플레이브네요.
 

그리고 조금 애매하지만 무대에서도 '여섯번째 여름의 시작'이라는 가사와 함께 팔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안무가 있습니다. 음원에서는 시계 초침 소리가 들리기에 시간이 뒤로 돌아가는 연출이 연상됩니다.
 


뮤비가 멤버 개개인의 역경과 고난을 물과 비를 중심으로 보여주는데 그쳤다면, 가사와 앨범, 무대는 플레이브가 '루프'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보여주거나 암시합니다.




타임루프는 이미 꽤 예전부터 여러 매체, 여러 작품에서 소재로 사용되어 온 익숙한 소재입니다. 기본 골자는 무척 간단합니다. 특정 시간대가 끊임없이 반복하는 속에서 인물이 무한반복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입니다.

시간이 특정 시점에서 더는 앞으로 가지 못하고 처음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대부분 공통적으로 박탈된 미래, 헛된 노력, 쌓은 성취와 관계의 초기화 등이 인물의 고난이자 결핍 상황으로 설정되고, 루프를 깨는 것은 앞서 언급한 이것들을 획득하는 결과가 됩니다.
 

즉, 타임루프라는 이야기 구조 자체가 성취의 초기화라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모든 것이 충족된 '완벽한 미래'를 얻어내는 이야기 주제를 이미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타임루프물은 여기에 추가적인 키워드를 더하거나 빼는 것으로 구조 자체가 지닌 서사를 강화하거나 토핑을 올리는 식으로 진행됩니다.(당연하지만 타임루프를 소재로 차용한 작품은 무척 많고 모두가 이런 구조를 따르는 건 아닙니다.)
 

여여름의 가사에는 제가 앞서 루프물에서 강조한 키워드와 유사한 키워드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이미 '반복'으로 루프를 암시하면서, 정석적인 타임루프물의 이야기 전개도 가사 내에 포함하며 자연스럽게 루프가 가진 주제나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무대의 표정연기까지 보면 절로 플레이브가 겪은 고난,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 각오, 결의, 소망이 저절로 연상이 됩니다. 




자, 가사가 루프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고 다시 봤을 때 하나의 키워드가 유독 눈에 뜨입니다. 저는 위에서 가사에서 뽑아낸 키워드 중 하나인 '평행곡선'을 반복을 상징하는 단어와 함께 묶었습니다.

평행곡선은 루프 이야기를 하는 가사와 루프가 빠진 뮤비를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이 글의 가장 앞에 시간은 일반적으로 선으로 인식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루프를 시작적으로 상상했을 때 어떤 형태의 선이 그려지시나요? 보통 줄의 끝과 끝을 연결한 원형이 나올겁니다. 이것이 뮤비에 등장합니다.
 

푸른색 포스터의 제목=평행곡선
예준이 앉아있는 지하철-2호선-순환선

이에 대해선 우리, 다음편인 선(線) 편에서 다뤄봅시다.


1-1(번외). '여섯번째' 여름에 대해
여여름이 루프물이라는 확신이 들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제목이 '여섯번째 여름'이니 이건 여섯번째 반복임을 뜻할까?

저 개인적으로는 숫자 여섯은 단순히 루프의 횟수를 뜻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이 조금 더 기운 입장입니다. 그러나 작품 내부적으로는 근거가 부족하고, 제 생각을 설명하려면 좀 작품 외적인 근거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고로, 여기를 번외로 빼 둔 건 해석이라기엔 신뢰도가 부족하다 판단해서 그런 것이니 재미로만 봐주세요.
 

먼저 타이틀곡 여섯 번째 여름의 설명부터 보겠습니다.

타이틀곡 ‘여섯 번째 여름'은 멤버 각각의 고난과 역경을 여러 가지 비의 모습으로 그려내었다. 마침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다섯 명의 소년들이 하나가 되며 팬들을 만나 여섯 번째 여름의 시작에 도달한다는 판타지스러운 가사와 여름 특유의 분위기를 담아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여기서 주목 할 건 '팬들'이란 단어입니다. 지금까지 제 해석에 등장한 적 없는 '플리'라는 존재를 개입해볼 겁니다.

그러나 플리를 개입시키려면 제가 지금까지의 해석에서 계속 유지해온 읽기 방식을 바꿔야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상징적 사물, 공간,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석해왔습니다. 즉, 저는 문화적 맥락&작품을 중심으로 해석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방식에서 여여름에 플리가 개입할 구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만 잠깐 관점을 바꿔보았습니다. 플레이브가 여여름을 만들면서 담았을 의도와 마음을 상상해보는 거죠.
 


사실 현시점에선 가장 자신 없는 해석 방법입니다... 저는 플레이브를 알게 된지 아직 한 달도 안되었거든요. 제 플레이브에 대한 이해는 아마 이 글을 읽으실 플리분들보다 낮을 겁니다. 그러니 제가 제시하는 근거를 보고 각자 플레이브의 마음을 추측해 보는게 아마 가장 흡족한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잠깐 플레이브에 빙의해 봅시다. 여섯번째 여름이라는 종합 콘텐츠의 제작 대서사시의 첫 획을 긋는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지.
 

물론 저희는 플레이브 당사자가 아니므로 모든걸 추측할 순 없을 겁니다. 그러니 여여름에서 플레이브가 전형적이지 않은 선택을 한 부분만 살펴봅시다. 여름! 고등학교! 밴드부!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데뷔 1년차에 시기상 여름을 앞두고 있었다면 그렇게 특별해보이진 않습니다.(물론, 플레이브나 블래스트는 저보다 훨씬 많은 것을 고려하고 이 키워드를 선택했을테지만요.)

하지만 고등학교 청춘 부활동과 여름을 결합했는데 이 사이에 '비'라는 키워드를 끼워넣은 건 눈에 뜨입니다. 청춘처럼 긍정적인 분위기의 키워드와 연관 되었을 때 '여름'이란 단어에는 보통 '뜨거운'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니까요. 비는 이 모든 걸 뒤집어 버립니다. 청춘이 꽃 피는 고등학교의 여름 방학에 차가운 비를 내림으로써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플레이브가 말하는 이야기에서 '여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닙니다. 여름이 마치 청춘을 비유할 때 자주 사용되듯, 그것은 한 시절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에서 '여름'은 한시적으로 '비'와 같은 것을 말합니다. 비가 오는 여름은 고난과 역경의 시간입니다. 빛을 찾으며 인내하고 애를 써온 시절입니다.



하지만 여섯번째 여름은 고통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뮤비에서도, 라이브에서도, 스페셜 영상에서도 비는 그치고 웅덩이는 마르고 햇빛은 메리골드를 비춥니다. 다시 앨범의 설명을 봅시다. 
 

마침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다섯 명의 소년들이 하나가 되며 팬들을 만나 여섯 번째 여름의 시작에 도달한다.


이 노래의 마지막은 '여섯번째 여름의 시작'으로 도달하는 후렴구로 끝납니다.  즉, 비가 그친 채로 다시 한 번 더 과거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뮤비에서 마지막은 영상을 보는 '나'를 바라보는 것으로 끝나죠.
 


우리의 역경이 서로를 만나 끝이 나고 팬과 만나고부터의 새로이 시작하는 여름의 이야기.  플레이브가 '여섯번째 여름'에 쓴 이야기는 다름아닌 '여섯번째 여름'의 시작입니다. 

'여섯번째 여름'이 그리는 여름은 여섯번째 여름이 아닙니다. 메리골드가 예고하는 여섯번째 여름이 시작하기 전, 사실은 우리가 궁금해하는 첫번째부터 다섯번째까지의 여름이죠. 멤버 다섯 명이 서로를 만나기 전 각자가 겪어온 감내의 시간을 비 내리는 여름의 청춘으로 은유한 것입니다.
 

다섯번째까지의 여름을 이야기하는 '여섯번째 여름'을 끝내서야, 플레이브 완전체로서 이야기하고 싶은 진짜 여섯번째 여름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렇기에 앨범 포토북 가장 마지막에 있는 플레이브의 멤버들의 편지가 여섯번째 여름을 이야기합니다. 지금 앨범을 펼쳐서 멤버 다섯 명이 각자의 편지 마지막 줄을 뭐라고 하는지 보세요.

플레이브가 말하고 싶었던 진짜 여름의 청춘, 추억은 저희인 플리였나 봅니다.



............얍!.......... 플레이브 빙의를 풀었습니다! 잠시 부작용으로 찾아온 시공간의 오글거림을 견디고 오겠습니다.

뭐, 이건 플레이브는 왠지 이렇게 만들었을 것 같다~는 상상이니까요. 이 부분은 믿으셔도 되고 아니라고 부정하셔도 됩니다. 저도 제일 신빙성이 낮은 해석 파트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해석에서도 요 부분은 더 언급하지 않을 거고 확장되지 않을 겁니다. 여여름은 루프의 이야기다! 여기서 끝내고 첫번째부터 다섯번째 여름이라던가, 진정한 여섯번째 여름의 시작이라던가 이건 더는 제 해석에 쓰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저도 그렇지만 플리님들 머리가 터질겁니다.

저 지금 준비한 해석의 반도 못 썼어요.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영원으로!



2.영원
영원은 가사 해석에서 언급했듯 루프를 벗어나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위에서 영원의 사전적 의미를 적었는데 다시 한 번 가져와 보겠습니다.

영원(永遠) 명사
1. 어떤 상태가 끝없이 이어짐. 또는 시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아니함.


여러분은 '영원'이란 단어를 어떨 때 쓰시나요? 영원을 바랄 때 정확히 무엇을 원하셨나요?
 

영원은 시간에 대한 양방향적 소망입니다. 이 순간을 박제하고픈 바람과 끝없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과거와 미래 두 방향으로 향하는 욕망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형태의 '영원'은 다름아닌 라이브 방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뮤비의 이 장면에서 시계를 봐주세요. 2시 53분입니다.
 
 

이건 유닛 방송의 캡쳐입니다. 2시 53분에 멈춰 있네요.
 

스페셜 무비도 2시 53분.
 
실물앨범의 포토북에서 31페이지와 38페이지의 시계를 봐주세요. 2시 53분입니다.
 

여여름에서 플레이브가 영원하길 바라는 순간은 바로 5명이 모두 모인 때입니다. 그리고 다섯 명이 모두 모이는 순간, 그건 2시 53분입니다. 이 소망이 라이브 방송에서는 멈춘 시계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렇다면 5명이 모두 다 모인 순간은 어떨까요. 
https://youtube.com/clip/UgkxY15n6qmGlnpDkUO1Qy7maMNZRJYu7Nv6?si=1OJYO7jH-OE2lLUn

엄청나게 빠르게 시간이 갑니다. 이미 '5명이 다 모인 순간'은 영원하길 바라는 순간이므로 상황의 끝없는 지속, 미래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으로 영원이 표현이 됩니다. 
 


사람이 느끼는 시간은 물리적 세계의 시간과 달리 일률적이고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고 한없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계라는 물건은 심리적 시간이 아닌  물리적 시간을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개인이 아닌 세계를 반영하죠.
 
그런데 그것이 심리적 요인, 누군가의 소망에 의해 변동이 생긴다면. 사실 세계 자체가 변동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심리 혹은 마음이 형상화한 세계를 우리는 꿈 혹은 환상이라 부릅니다. 플레이브가 있는 곳은 꿈 속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플레이브가 있는 곳은 아스테룸입니다. 누군가의 인식, 상상에 의존하는 공간이 아니라 블래스트가 생성한 공간이고, 플레이브에게 있어서 그들과 상호작용하고 소통을 진행하는 실재하는 공간입니다. 블래스트에게도 플레이브에게도 아스테룸은 꿈이 아닙니다.


플레이브와 테라의 플리들이 라이브 동안 단체 환각을 봤던게 아니라면, 우리가 전혀 고려해보지 않은 제 3자의 존재를 데려와야합니다.



플레이브가 테라의 꿈을 꿨듯, 누군가 아스테룸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번 해석은 좀 짧네요. 아니, 제가 지금까지 해석을 너무 길게 써왔나요?!

시간 편은 나무에 비유하면 가지가 뻗어나가기 시작하는 중간~상층부의 줄기입니다. 여기서 파생된 의문점에서 다시 가지를 뻗을 예정이죠!

다음편은 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뒤로 미룬 예준이와 하민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수 있겠네요!
 
다음편에서 만나요! 주말에 오겠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로레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15 룰루룽 3. 그 높은 음자리표는 저번에 해석을 시도했다가 영 정보가 안 나와서 포기했었던 거네요... 그냥 대충 그 때 사고과정만 따라가본다면..
    뫼비우스 띠 처럼 보이는데 이것이 끊어져 있다면 불완전한 뫼비우스라는 뜻이겠죠. 뫼비우스의 띠는 무한, 순환, 영원, 반복을 상징하는데 이것이 끊어져 있으니 요 상징들 중 하나가 불완전하게 플레이브에 반영되었다는 뜻입니다. 거기다 도돌이표로 구간 반복을 하고 있으니 이 완성되지 못한 불완전함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겠고요. 그런데 불완전함은 또 완성에 대한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딱 절묘하게 끊겨서 불완전한 뫼비우스의 띠로도 보이고 불완전한 높은 음자리표로도 보이거든요.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높은음자리표가 상징하는 그저 음악으로서의 가능성과, 뫼비우스의 띠가 상징하는 무한으로서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형태 자체는 플레이브의 공식 상징을 변형시킨 것입니다. 결국 플레이브의 현 상태 자체가 음악으로서의 가능성과 무한으로서의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있다...는 뜻이 되겠네요.
    어...? 이상하다...? 그 땐 해석 못했는데.....? 즉석 해석해버렸네요....?
  • 답댓글 작성자로레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15 룰루룽 4. 일단.... 제가 원래 작성하고 있던 해석에 존재하지 않는 걸 넘어 완전히 정면 충돌하는 발견이었음을... 밝히고 싶습니다. 잠깐 못 본 척 할까... 싶었는데. 이미 발견한 이상 어쩔 수가 없죠. 어차피 갈아엎어서 버릴 거니까 기존 해석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예준이가 순환선으로 상징되는 루프 속에 있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지는 걸 시도하지만, 타려는게 순환선이라 결국 실패할 것임을 암시한다...라고 설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무대 해석과 충돌이 생깁니다. 무대에서 예준은 물론 멀리 가려고 시도하기도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만남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넘으려 들거든요. 그래서 오늘 먼저 제시해주신 광흥창역의 루프를 통해 예준이가 기존의 자신의 루프에서 벗어나 다른 루프로 들어간다는 시나리오를 설정해봤습니다. 무대에서 암시되기로 멤버들은 각자 자신만의 평행 곡선 위에 달리고 있는 상태기에 만나기 위해서는 시공간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걸 진행하던 중! 이 사진이 도착했군요....갈아엎어야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로레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15 로레니 이왕 이렇게 된거, 여기서 즉석으로 저 장면이 상징하는 의미 몇 가지를 풀이해보겠습니다. 다른 키워드와 이은 제대로 된 해석을 하려면 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일단 첫번째는 루프 바깥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준이 서 있는 곳이나 가는 방향을 보아 예준은 지금 6호선을 나서고 있습니다. 광흥창 역은 애초에 6호선 끄트머리의 루프도 아니니..... 어떤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준은 애초에 루프에서 벗어났습니다. 지하철과 같은 전철은 이전에 시공간을 상징한다고 했습니다. 예준은 그 시간선에서 내림으로써 지하철을 타고 쭉 정거장을 거치며 오는게 정해진 미래를 맞이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로레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15 로레니 두번째는 다른 멤버와 시공간의 불일치입니다. 광흥창 역은 애초에 6호선의 루프에서 벗어나고도 몇 정거장을 더 지나가야 하더군요. 예준은 루프를 벗어나고서도 그 시간선에 몇 정거장 정도 머물렀고 이는 루프 이후의 시간을 더 보냈다는 뜻이 됩니다. 이것이 말이 되는게, 무대에선 박자가 다른 안무를 통해 이미 멤버들 간의 시공간이 불일치함을 표현해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예준의 해석을 잃고 무대의 해석을 얻었습니다... 아흐흑
    세번째는 만남의 거부입니다. 일전에 플리님께 댓글로 서로 반대 방향을 보는 것은 만남의 기본 조건이라고 말씀했던 적이 있는데, 행인과 예준을 보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예준은 그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지만 지나쳤습니다. 표정을 보니 관심도 없군요. 지하철은 시공간을 뜻하지만 우연한 만남/재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예준이 거기서 홀로 빠져나왔다는 것은 그곳의 모든 만남을 거부하는 것이고, 결국 이건 플레이브에 대한 지향으로 풀이됩니다. 이후에 이어질 행동은 예준 나름대로 플레이브와 다시 만나기 위한 노력이겠죠.
  • 답댓글 작성자로레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15 로레니 그리하여 예준이가 당도한 건 2호선 '순환선'입니다. 루프에서 벗어났기에 플레이브와 완전히 다른 시간선에 있기 되었으니 루프 속으로 다시 들어가겠다는 의지인 것 같습니다.
    넵. 두 시간으로 가능한 건 이정도고. 이 이상은 저도 술이라도 까면서 생각해야겠습니다. 새로운 해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선 편은 좀 나중에 올라올 것 같네요.... 안무 해석은 반 정도 했으니까 안무 해석이라도 먼저 올릴게요. 어흐흑.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