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解讀의 해독害毒>
- 시 : 돌샘/이길옥 -
후배 시인이 찾아왔다.
요즘 잘 나가는 중견 시인의 시 한 편을 들고
금으로 새긴 이름표를 단 평론가의 극찬으로
TV에 나오고 신문에도 대문 달았다는데
자기는 가방끈이 짧아 解讀 불가라며
그래도 이런 시를 한 편 쓰고 죽어야지 않겠냐며
시 한 편을 내민다.
잘 썼다.
후배 시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가 봐도 참 잘 썼다.
독자의 관심을 데려다 고개 끄덕이게 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않나 싶다.
그래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후배 시인의 심사가 훤히 보인다.
가져온 시를 읽으며
복효근 시인의 시 ‘난해 시 사랑’을 떠올린다.
어려운 낱말을 조립하는 기막힌 기술
엉뚱한 문장을 잘도 끼워맞추는 독보적인 재주
출처 불명의 신조어들을 귀신같이 꿰매는 장인의 솜씨에
접근이 쉽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는 시
후배 시인의 타는 속의 불씨가 내게 옮겨온다.
이런 시를 解讀하려다 害毒될까 두렵다.
답댓글작성자돌샘이길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26.06.13
정곡 이양우 시인님, 댓글로 함께 해주시어 고맙습니다. 시가 시 다워야 독자들의 마음을 끌어 사로잡을 수 있는데 도통 이해불가의 덫으로 무장하고 있으니 범접하기 무섭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말하면서도 횡설수설, 중구난방이니 비위 틀어집니다. 제발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내용 파악이 쉬운 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시를 만나고 싶습니다. 차츰 더워오는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