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연주회 일거리가 줄어 쪼들리는 수입. 심들은 남는 시간에 부업이라도 해서 돈을 벌기로 결정한다. 큰 돈은 못 벌겠지만, 간식이나 담배, 술 한 잔 정도는 사 마실 수 있겠지?
나에게 맞는 일자리는 무었이 있을까요? 쉽고, 고수익 보장 아르바이트! 심들은 궁국의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열심히 폰을 뒤집니다.
정원 관리 아르바이트- 잔디를 깍아주실 분 구합니다!
야심차게 잔디를 정리하기 위해 당당하게 정원에 입장합니다. 벌떼들은 통통하고 작은 심이 걸어오자, 틀림없이 통통한 꽃에는 꿀이 많을거라 생각하며 열심히 환영 인사를 해 줍니다. 으아아아악!!!
슈베르트: 고철 덩어리 잔디깍이를 줘 놓고 잔디를 손질하라는게 말이 됩니까? 그 기계가 제멋대로 움직여서 마치 제가 모터보트를 타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난쟁이 요정이 스프링쿨러를 들이받았더니 망가진 거라고요! 절대로 제가 기계로 쌩쇼하다 들이받아서 그런 건 아닙니다!
의뢰인: 잔디깍이는 그럴 수 있다 칩시다. 난쟁이 요정 기사단이 스프링쿨러에 장난을 친 건 말이 되고? 차라리 당신이 전생에 한 번 죽었다 다시 태어난 인간이라는 걸 믿겠네. 안경잡이 너 해고!!!
텔레비전 고쳐 주실 분 구합니다. 케이블이 뭐에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묵묵히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고, 케이블을 설치하고.... 평소 자기가 홧김에 망가뜨렸던 수 많은 기계들을 고쳐본 경험 다수인 베토벤은 일이 나름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피아니스트 은퇴하면 수리기사 노릇이나 해 볼까?
성공적으로 게임기도 고치고 텔레비전도 설치했어요! 텔레비전을 설치했다는 기쁨으로 주인이 제공한 주스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른 베토벤. 발이 걸려 넘어짐과 동시에....와장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설치한 텔레비전이 유리컵과 함께 처참하게 부숴졌다....
베토벤: 약간 흠집이 났을 뿐이지 설치한 텔레비전 화면은 잘 나오니 시청하는데는 불편 없잖소?
의뢰인: 네 그렇군요, 텔레비전 여배우의 얼굴이 반으로 갈라져있고 피부가 에일리언 마냥 파란색으로 나오는 걸 빼면 시청할 만 하군요! 급료는 반절 줄테니 제발 꺼져!!
모래 조각 만들기 대회 심판 급구합니다! 예술가 직종 우대합니다. 당신의 심미안으로 조각을 분석해주세요!
오늘의 심판. 고동빛 머리에 흰 피부. 보라빛 눈동자에 남보다 붉은 입술을 가진, 마치 창백한 조각상 그 자체인 것 처럼 보이는 고결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남자가 보라빛 수영복을 입은 채 우아한 걸음거리로 모래사장에 나타난다.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얼굴을 붉혔으며 잘생긴 미남이 어떤 우아한 말로 자신의 작품을 봐 줄까 설레기도 한다. 이윽고 대회가 시작되자 우아한 미남의 입에서는 남보다 우아하고 고결한 멜로디가 튀어 나온다.
쇼팽: 이 개XX들아, 조각품은 다 얼어 뒤졌냐? 그게 인어라니. 차라리 기어 다니는 지렁이가 더 아름답겠다. 차라리 고양이를 묻어 놓고 모래를 부어라! 그러면 봐 줄만은 하겠다만. 이 벌레만도 못한 심들아 당신들 눈알은 삐었습니까? 아니면 뇌는 장식입니까?
쇼팽: 이게 진정한 조각이지, 이 완벽하고 독창적인 아름다움! 그런데 나 왜 짤린거야? 너희들 말대로 예술품들을 심사했잖아. 물론 저 쓰레기들이 예술품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린이 6명과 말빨로 현피를 떠서 잘림. 그의 독설은 기자의 녹음기에 담겨 언론에 실렸고 가장 재미있는, 동시에 어린이 6명과 말로 현피를 떠서 울린 전설의 독설가 심판으로 남게 되었다.....
야호~ 내가 초딩 6명을 말로 이겼어! 의자 안 던진 걸 감사하게 여기렴, 초딩들아?
저를 돋보여 줄 윙맨 구합니다. 저보다 돋보이면 절대 안 되니 하인 역할로 분장해주세요!- 오늘은 제 생일이니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말아주세요. 대신 저를 띄워주셔야 합니다!
저....당신 너무 잘생겼어요, 이 집은 하인도 잘 생겼네. 사인 좀 해 주시면 안돼요?
여자: 당신이 이 저택 주인, 제 약혼자 인가요? 이런 약혼자라면 정략 결혼도 좋아요! 우리 산책 안 갈래요? 아 잘생긴 미남!
리스트: 어....저는 그냥 이 저택 하인 자격, 아니 평범한 하인일 뿐입니다. 그럼 이만 안녕,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아는 리스트는 최대한 거리를 두고 물러납니다. 이 얼굴로 눈에 띄지 않고 주인을 돋보이는 행위라.... 차라리 우주 가서 운석을 캐 오라 하는 게 더 쉽겠군!
저택 내부에서 들려오는 신나는 음악소리. 그래 잠깐 춤 정도는 춰도 괜찮겠지? 사교춤도 아니고 그냥 클럽 댄스잖아. 둠칫둠칫. 물론 사람들이 미남의 춤에 홀려 시선을 빤히 응시하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하인, 너 바이올린 좀 켤 줄 안다며? 악단 한명이 오늘 아파서 못 나오니까 대신 연주 좀 해줘!
남자는 차분하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햇살같은 금발머리에 초록빛 에메랄드 눈동자를 가진 조각상 같은 미남이 몽환적인 시선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자 차를 마시거나 춤을 추던 사람들은 모두 행동을 멈추고 연주를 감상한다. 이윽고 연주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환호했고 그에게 갖고 있던 보석이나 장갑, 꽂다발을 던지며 그의 이름을 외치고 그의 뺨에 키스를 날려댄다. 아무래도 아르바이트는 실패한 것 같다.
후기: 다음부터는 매우 못생긴 심을 고용해야겠어요. 내 생일을 망쳤어요! 내 생일인데 참석자들이 내 선물을 뺏어다가 그녀석에게 주었다고요! 심지어는 그녀석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는 놈도 있었어요. 미남은 정말 재수없어요, 확 지옥불에서 녹아 죽어라!
일일 바텐더 구합니다. 간단한 레몬술을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 환영!
여기 레몬술 한 잔 주세요!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마시는 걸 좋아하지 만드는 건 나도 귀찮아!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꾸역꾸역 일을 하는 베토벤. 아르바이터의 서러움이 느껴진다.
손님: 저기 주문한 술은 언제 나와요? 아까부터 계속 술을 다 쏟고 계시잖아요!
베토벤: 거 기다려! 더럽게 까다롭네. 궁국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시행착오와 역경, 고난을 거쳐야 하는 법! 위대한 음악가가 친히 만들어주는 술을 받아 마시기가 그리 쉬운 줄 아쇼?
베토벤: X발 설탕이 아니라 소금이었네.... 아무튼 재료는 다 넣은 것 같은데....
자신이 만든 궁국의 레시피로 만든 술을 마시고 복통을 일으키며 배가 아프다고 바닥을 굴러다니는 심들을 본 베토벤은 한숨만 나온다. 아무리 내 요리 실력이 끔찍하다고는 하지만, 술은 잘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해변에서 장난 소동 일으켜 줄 심 구합니다! 장난에 특화되신 분, 장난 좋아하시는 분 환영!
장난이라면 바로 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아니겠어? 일단 가벼운 장난으로 시작합니다. 내 방귀 맛 좀 보실래요?
냄새 독하죠? 고구마 먹고 농축해서 왔어요! 방귀 냄새를 맡고 도망가는 심들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우워어어 바다 괴물이다! 물속에 코를 막고 잠수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웃으며 다가오자 괴물마냥 툭 튀어나와 아이들을 놀래켰다. 울면서 도망가는 아이들을 놀래키는 것은 역시 재미있다. 아 장난은 즐거워!
안녕하세요 마담? 저랑 오늘 데이트 하실래요? 당신도 빨간 수영복을 입었네요? 매우 매력적인걸요?
어딜 손대는 거야! 못된 손의 심에게는 뺨싸대기를 거하게 먹여줍니다.
여자1: 저 자식이야! 내 엉덩이를 주무르고 도망간 놈!
여자2: 자고 있는 내 몸에 선크림을 바르고 도망갔어! 우리 복수해줄까?
여유롭게 수영이나 즐겨볼까? 콧노래를 부르며 수영을 하던 모차르트의 눈 앞에서는 화난 표정의 심들이 그를 막아선다. 이윽고 그들은 미친듯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그의 얼굴에 바닷물을 들이붓는다. 이거나 먹어라 이 못된 장난꾸러기!
당황해 하는 그를 본 심들은 깔깔대며 비웃어준다. 지나친 장난은 화를 부르는 법!
장난 수준이 너무 유치하고 시시하군요! 다음에는 더 큰 소동을 준비해주세요! 자신의 장난이 먹히지 않자 침울한 모차르트. 힝! 열심히 준비한건데....
아....돈 벌기 힘들다. 아르바이트란 원래 이런건가....그냥 이대로 피자나 씹으면서 놀고 싶어. 아르바이트 실패로 현타가 온 듯한 리스트는 그저 멍하게 화면만 응시합니다. 하늘에서 돈 안 떨어지나?
베토벤: 보아하니 소년들, 아르바이트 실패한 모양이군. 나도 실패다. 우리는 남밑에서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운명인지도 몰라....
한숨을 쉬던 심들은 말없이 텔레비전만 응시한다. 아 내일 출근 준비해야지.... 아마 죽을 때까지 반복되겠지. 피아노를 치고, 악보를 제출하고, 한달에 한 번 쥐꼬리만한 급여를 받으며 술이나 마시는. 뭐 그래도 아르바이트 경험, 나쁘지는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