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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쉼터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작성자윤미진|작성시간26.06.17|조회수15 목록 댓글 0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얼마 전 숙취로 속이 쓰려 순대국 집에서 
순대국 한 그릇을 기다리고 있는데,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 느릿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 임을 짐작 할수 있었지요. 
조금은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인 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 쳤습니다.


"이봐요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어....아저씨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근데 얘야 이리 좀 와볼래"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 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습니다.


"미안 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든 아이는 
주인 아저씨의 말이 낯빛이 금방 시무룩 해 졌습니다.


"아저씨 빨리 먹고 나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 이에요."


아이는 찬 손바닥에 꽉 쥐어져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습니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후 주인 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그들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았습니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 하고는 소금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 갔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국밥 속에 들어 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모두 떠서 
앞 못보는 아빠의 그릇에 담아 주었습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떠. 내가 김치 올려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 아저씨는 
조금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가정의 달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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