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서 , 영소...동경대전 공부

작성자포덕|작성시간06.03.29|조회수72 목록 댓글 0

題書 (제서) 
   
得難求難 實是非難 心和氣和 以待春和
(득난구난 실시비난 심화기화 이대춘화)   
 얻기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려우나 실은 이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니라.
마음이 화하고 기운이 화하여 봄같이 화하기를 기다리라.
 *得難求難(득난구난)
얻기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렵다는 뜻으로 '얻고 구하는 것'의 목적이 되는 것은 한울님 기운으로 화(和)해지는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 實是非難 (실시비난)
한울님의 기운에 의하여 화해지는 경지를 무턱대고 얻거나 구하려고만 하면 이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心和(심화)氣和(기화)하여서 계절의 자연스러운 순환과도 같이 겨울이 가고 이내 봄기운이 저절로 화해지는 것과 같이 되는 경지를 기다리면 자연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心和氣和
마음이 화해진다(心和)는 것은 나의 습관적인 마음이 없어지고 한울님 마음을 회복하게 되어 나의 마음과 한울님 마음이 하나로 화해지는 것을 말함. 또한 이러한 마음이 실체로 실천되는 것은 기운작용을 통하여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기운 역시 한울님 기운과 화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氣和인 것이다. 즉 대신사께서 논학문에서 '侍'를 설명할 때 말씀하신 '내유신령 외유기화'가 바로 심화기화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해설)
이 시는 계해년 11월에 쓰신 訣詩(결시)이다. 당시 영해, 영덕지방에 풍습(風濕) [한방에서, 습한 땅의 기운으로 뼈마디가 저리고 아픈 병]이 돌아 도인들이 풍습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朴夏善(박하선)이라는 당시 접주의 청을 받고 쓴 시이다.
대신사께서 한울님으로부터 제서를 받아 쓴 것이기 때문에 그 제목을 '題書'라고 한 것이다.
(해석)
얻기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려우나 실은 이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니라.
마음이 화하고 기운이 화하여 봄같이 화하기를 기다리라.
 
詠宵 (영소)

也羞俗娥飜覆態 一生高明廣漢殿 (야수속아번복태 일생고명광한전)  
 항아가 세속에서의 번복한 꼴을 부끄럽게 여겨, 한평생 광한전에 높게 밝았노라. 
*也羞俗娥 : '또한 속된 계집(또는 항아)을 부끄러이 여기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구절에는 이와 같은 한문의 訓(훈)을 통한 풀이만이 아니라 音借(음차)를 통한 이두식 풀이도 가능한 부분이다. 즉 '야수(야소교 곧 오늘의 기독교를 말함)에게 속아(속아서) 이렇게 풀이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는 곧 '세상의 속된 계집들이 이리저리 번복하는 모양이 부끄럽듯이 당시 서학에 속아 번복하는 세상의 세태가 싫어' 이렇게 풀이할 수가 있다.
*一生高明廣漢殿
'광한전'은 달에 있다는 궁궐 누각의 이름이다. 즉 세태가 부끄러워 높이 광한전에 올라 다만 세상을 그윽하게 비추기나 했다는 말씀이다.

此心惟有淸風知 送白雲使藏玉面 (차심유유청풍지 송백운사청옥면)  
 이 마음 이런 줄을 맑은 바람이 알고, 흰구름을 보내어 얼굴을 가리게 하네.
*此心: '이 마음'이란 곧 높이 광한전에 올라 다만 밝게 비추기만 했다는 그 마음을 뜻함
*玉面: 옥 같이 맑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밝게 비추는 달을 말함.
<各自爲心의 세태로 어지러운 세상의 세태를 바라보며 이 세상을 근심하며 바라보는 마음을 하늘에서 밝게 세상을 비추는 달에 비유하여 부른 시이다>
(풀이)
세상의 속된 계집들이 번복하는 모양을 부끄러워하듯이 서학에 속아 번복하는 세태를 부끄러이 여겨 내 일생 높이 광한전에 들어 세상을 다만 비추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나의 마음을 오직 맑은 바람만이 알고 있어 흰 구름을 보내어 얼굴을 가리우게 하느구나.
 
蓮花倒水魚爲蝶 月色入海雲亦地 (연화도수어위접 월색입해운역지) 
 연꽃이 물에 거꾸로 서니 고기가 나비되고, 달빛이 바다에 비치니 구름 또한 땅이로다. 
*蓮花倒水: 연곷이 물에 비치는 모양을 말함
魚爲蝶: 연꽃이 물에 비치니 그 비친 사이로 노니는 물고기가 마치 꽃 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와 같이 보인다는 표현임.
(윤석산)연꽃이 물속으로 비추니 물살을 가르고 노니는 물고기가 꽃 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와도 같구나
杜鵑花笑杜鵑啼 鳳凰臺役鳳凰遊 (두견화소두견제 봉황대역 봉황유) 
두견 꽃은 웃는데 두견새는 울고, 봉황대 역사하는데 봉황새는 놀고 있네. 
*杜鵑花: 진달래 꽃
(윤석산)진달래 꽃 활짝 핀 동산에서 두견새 슬피울고 봉황대 짓는 곳에 봉황들이 와서 노니는구나
白鷺渡江乘影去 皓月欲逝鞭雲飛 (백로도강승영거 호월욕서편운비)  
 백로가 강 건널 때 제 그림자 타고 가고, 흰 달이 가고자 할 때 구름을 채찍질하여 날리네. 
*白鷺渡江乘影去 백로가 강을 건널 때 그림자를 타고 간다는 말은 백로가 자신의 그림자를 타고 건너듯 미끄러지듯 강을 날아 건넌다는 표현임
(윤석산)백로는 미끄러지듯 그림자타고 강을 건너고 밝은 달은 가고자하여 구름을 채찍질하네
魚變成龍潭有魚 風導林虎故從風 (어변성룡담유어 풍도림호고종풍)  
 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으나 못에는 고기가 있고, 바람이 숲 속에서 범을 끌어 냈으 니 범이 바람을 좇아가네. 
*못에 물고기가 있고 숲에 바람이 이는 것을 어변성용의 고사와 호랑이를 끌어들여 재미있게 묘사한 구절임.
.魚變成龍(어변성룡)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됨. 어릴 적에는 신통치 못하던 사람이 자라서 훌륭하게 됨
(윤석산)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니 연못에는 물고기가 있고 숲속의 범을 바람이 끌어내니 바람이 따라가는구나
風來有迹去無迹 月前顧後每是前(풍래유적거무적 월전고훈매시전)  
 바람이 올 때는 자취가 있으나 가는 자취 없고, 달 앞에서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앞 이로다. 
(윤석산)바람이 올 때에는 자취가 있으나 갈 때에는 자취가 없고 달 앞에서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내 달 앞에 있구나
 
烟遮去路踏無迹 雲加峯上尺不高(연차거로답무적 운가봉상척불고)   
 연기가 가는 길을 가리웠으나 밟아도 자취없고, 구름이 봉우리 위에 덮였으나 한 자 도 높아지지 않네.
(윤석산) 연기가 앞길을 막고 있으나  밟아도 흔적이 없고 구름이 봉우리에 얹혀 있으나 높이를 재도 높아지지 않는구나
 
山在人多不曰仙 十爲皆丁未謂軍(산재인다불왈선 십위개정미위군)  
 산에 사람이 많이 있다해서 신선이라 이를 수 없고, 열십(十)자가 돌아가며 정(丁)자가 되어도 군사라고 할 수 없네. 
(윤석산)산에 사람이 많아도 신선이라 말하지 않고 열이 모두 장정이라고 해도 군정이라고 말할 수는 없네
*山在人多: '산에 사람이 있다'는 말은 신선 仙의 글자를 풀어서 한 말이다.
*十爲皆丁: 열이 모두 정이 된다는 말은 열십(十)이라는 글자를 좌우상하 어디에서 보아도 丁의 글자 같이 보인다는 말
 
月夜溪石去雲數 風庭花枝舞蝴尺 (월야계석거운수 풍정화지무호척)  
 달밤에 시냇돌을 구름이 세어 가고, 바람 뜰에 꽃가지를 춤추는 나비가 자질하네.
*月夜溪石去雲數
달밤에 시냇가 돌들을 구름이 지나며 헤아린다는 뜻으로 달 밝은 밤 시냇가로 구름이 한가로이 지나는 풍경을 묘사한 글귀
*舞蝴尺
춤추는 나비가 자맥질을 한다는 말로 나비가 날아가며 날개를 접었다 폈다하는 모양을 묘사한 것
(윤석산)달밤에 냇가의 돌들을 지나는 구름이 헤아리고 바람부는 정원 꽃가지는 춤추는 나비 자맥질하네  (자맥질:무자맥질의 준말...물속에 들어가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짓.)
 
人入房中風出外 舟行岸頭山來水(인입방중풍출외 주행안두산래수)  
 사람이 방에 들면 바람은 밖으로 나가고, 배가 언덕으로 가면 산은 물로 마주 오네.
*人入房中風出外
사람이 방에 드니 바람은 밖으로 나간다는 말은, 사람들이 방으로 들어오니 냉기가 돌던 방이 다소 온기가 돌게 되고 그래서 차가운 바람이 마치 밖으로 나가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舟行岸頭山來水
배가 언덕머리로 다가가니 산이 물로 온다는 말은 배를 저어 언덕에 서서히 이르니 산그림자가 더욱 가까이 물에 드리 비추는 모습을 묘사한 것임
(윤석산)사람이 방에 들면 바람은 밖으로 나가고 배가 언덕머리로 가니 산이 물로 오네
 
 
花扉自開春風來 竹籬輝疎秋月去 (화비자개춘풍래 죽리휘소추월거)  
 꽃 문이 스스로 열림에 봄바람 불어오고, 대울타리 성글게 비치며 가을달이 지나가네. 
(윤석산)꽃 사립문 스스로 열리고 봄바람 불어오고 대나무 울타리에 빛이 성기더니 가을 달이 가는구나

 
影沈綠水衣無濕 鏡對佳人語不和(영침녹수의무습 경대가인어불화)  
 그림자 물 속에 잠겼으나 옷은 젖지 않고, 거울에 아름다운 사람을 대했으나 말은 화 답치 못하네.
(윤석산) 그림자 푸른 물 속에 잠겼으나 옷은 젖지 아니하고 거울에 미인을 대하고 있으나 말하여도 화답하지 못하네
 
勿水脫乘美利龍 問門犯虎那無樹(물수탈승미리룡 문문범호나무수) 

 물 수(水) 탈 승(乘) 미리 룡(龍)   문 문(門) 범 호(虎) 나무 수(樹)
 
 물 수(水) 탈 승(乘) 미리 룡(龍)등으로 한자의 음과 훈을 쓴듯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를 억지로 번역하면 "물을 벗어나서 아름답고 좋은 용은 타지마라'라는 警句(경구)가 되기도 한다. 즉 '물'이라는 조건이 부여된 이후에 용을 만나는 것이 좋다는 의미가 된다.
문 문(門) 범 호(虎) 나무 수(樹)등으로 한자의 음과 훈을 쓴 듯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억지로 번역하면 '묻노니 범이 침법하는 문에 어찌 나무가 없겠는가'라는 구절이 된다.
<풀이> 한자의 음과 훈을 가지고 지은 시로 생각 된다. 또한 훈 부분에 해당되는 '물''타다''용'등이 서로 상관관계를 지닌 낱말로 이해 될 수는 있지만 '문'과 '범' 그리고 '나무'는 서로 상관관계를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해득 못하는 다른 의미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半月山頭梳 傾蓮水面扇 (반월산두소 경연수면선)  
반달은 산머리의 빗이요, 기울어진 연잎은 수면의 부채로다. 
半月山頭梳 : 산머리에 걸려 있는 반달은 마치 그 산머리를 빗고 있는 빗과 같다는 표현
傾蓮水面扇 : 물위에 비스듬이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연꽃은 마치 부채와 같다는 표현임 
烟鎖池塘柳 燈增海棹鉤 (연쇄지당류 등증해도구)  
 연기는 연못가 버들을 가리우고, 등불은 바다 노 갈구리를 더했더라.
烟鎖池塘柳 : 물안개가 일어 연못가의 버드나무를 가리는 풍경을 묘사한 것임
燈增海棹鉤 : 먼 물위로 하나 둘 나타나고 있는  고깃배의 등불은 곧 그 물위에 하나 둘 늘어나는 낚시배의 노요, 낚시바늘이라는 말임
<해설>
두 시가 별개의 작품으로 생각된다. 앞의 시는 '반달'과 '비스듬한 연꽃(傾蓮)' '산머리'와 '수면' 그리고 '얼레 빗(梳)'과 '부채(扇)'가 서로 對(대)를 이루는 시이다. 뒤의 시는 물가의 물안개가 이는 풍경과 어둡기 시작하여 낚시꾼의 배에서 하나 둘 불빛이 비추어 오는 풍경을 노래한 시이다.
(풀이)
산머리에 걸려 있는 반달은 산머리를 빗고 있는 얼레 빗과 같고 물위에 비스듬이 피어  에 흔들리는 연꽃은 연못을 부쳐주는 부채와 같구나.
연못에서 이는 안개 속, 미루나무 서서히 잠겨지고 먼 물 위로는 고기잡이 배의 불꽃이 하나 둘 살아나고 있구나
 
燈明水上無嫌隙 柱似枯形力有餘(등명수상무혐극 주사교형역유여)   
 등불이 물 위에 밝았으니 혐극이 없고, 기둥이 마른 것 같으나 힘은 남아 있도다. 
*燈明水上
등불이 물위로 환하게 비추는 모양
無嫌隙
'嫌'은 혐의를 말하고 '隙'은 틈을 말한다.  따라서 합하여 혐의를 받을만한 틈을 의미한다.
대신사께서 아무런 혐의도 없이 관에 체포되어 참형을 당하신 것을 암시한 것임.
<해설>
이 시는 대신사께서 갑자년 관에 체포되어 대구 감영에 갇혀 계실 때 지으신 대신사님의 최후의 遺詩(유시)이다.  이 시에서 말하고 있듯이 마치 등불이 물위를 비추듯이 그래서 아무런 혐의의 틈도 없음을 말씀하고 있으며 비록 내가 잃듯 참형을 당하여 우리의 도가 죽은 기둥과 같으나 이는 결코 죽은 것이 아니라 그 나머지 앞으로 꽃피고 새 잎이 돋게 할 餘力(여력)이 있음을 노래한 시이다.
.....윤석산교수의 동경대전 주해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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