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고요했다,진정 고요했다
꽃밭에는 청춘이 무르익어 가는 초여름의
맥박 소리만 쿵,쿵, 소리가 큰 만큼
시간이 새빠지게 스쳐가고 입김이 점점
뜨거워지는 오월 바람은 장미나무 아래서
꽃봉오리의 뽀얀 솜털에 입맞춤하려다
할퀸 자국 쓰다듬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장미는 아무 대책이 서지 않았다
까시만 더 날카롭게 키울 뿐
우짤 수 없이 꽃 입술 벌어지고 겉으론
바람이 너무 뜨겁다고 원망하면서도,장미는
지 몸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불덩이가
타고 있다는 거 생판 몰랐다.
청춘이란
뜨거운, 그리움 같은 게 지 뿌리에서 막
밀고 올라온다는 거 깨달았을 땐
눈돌칠 새에 벌써 멀리 떠나버린 뒤였다
-아람나토샤온 즈시 살 쯈다나져<모죽지랑가>
詩.정 숙
시집<위기의 꽃>.문학수첩.2002
*온 몸으로 밀어내는 것이 '꽃'이라
하지요^^
--------------------- [원본 메세지] ---------------------
관음증에 관한 풍경
이가을
옷을 벗는 꽃을 보았다
누군가 꽃이라고 불렀다
환한 백열등 아래 속살이 환한 꽃들
우르르 - 뛰어나갔다
저 꽃들 어디서 피어난 걸까
햇볕 기우는 서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겨드랑이가 하얀 알몸의 꽃
누군가 그 꽃을 능멸할 것만 같다
봄의 가장자리 기슭,
너무 농염한 그 꽃을 가리워야겠다
백설공주의 유리관에 가만히
숨겨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바람의 집 뒤꼍 풀숲 살짝 감춰
두는 건 어떨까 생각했지만
안 될 말이다
저 꽃의 겨드랑이 아래로
바람 보이지 않게 들락거리는
저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