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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서정주

작성자거미줄|작성시간02.10.21|조회수186 목록 댓글 0
부활

서정주

내 너를 찾아왔다, 순아.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마다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네 귓가에 들리더냐. 순아, 이것이 몇만 시간 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늘만 남더니, 매만져 볼 머리카락 하나 머리카락 하나 없더니, 비만 자꾸 오고... 촛불 밖에 부엉이 우는 돌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몇천 린지, 한번 가선 소식 없던 그 어려운 주소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왔느냐. 종로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어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볕에 오는 애들. 그 중에서도 열아홉 살쯤 스무 살쯤 되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 속에 들어앉아 순아! 순아! 순아!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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