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산에 그녀가 산다
비는 내리고 까마귀산자락에서 서성거렸다
백 번 그녀를 만나고 한번도 그녀를 만나지 못하였다
예술의 전당에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고
먼저 전화 걸던 사람이
그래도 당신
검은 빗방울이 머리통을 두드리고
내부로만 점층법처럼 커지는 소리
당신이 가지고 다니던 가죽가방 그 가죽의 주인
어느 동물과의 인연 같은 인연이라면
내 당신을 잊겠다는 말을 전하려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독해지는 마음만
까마귀산자락 여인숙으로 들어가
빗소리보다 더 가늘고 슬프게 울었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그래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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