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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저녁은 / 이문숙

작성자반디|작성시간06.10.19|조회수90 목록 댓글 0
오는 저녁은 / 이문숙






휘휘 마른 가슴이다
점점 벌어지는 쌀집 괭이의 눈이다
초승달을 꺼내 집으로 가는 길을 덮는다
털퍽거리며 해진 신발을 끌고
오는 저녁은
버려진 빈 상자를 줍는 여자다
한 머리 가득 빈 상자를 이고 간다
그 여자의 검은 몸빼다
오는 저녁은
공사장에서 튀어오르는 불티다
초승달 곁에서 쪼그라든 별이다
축대 밑에 쌓여 웅성거리는 돌무데기다
침을 찌익 뱉으며
기름 배달을 가는 청년의 발밑으로
풀쩍 괭이가 뛰어오른다
이 놈의 괭이 이놈의 괭이 위협하며
초승달이 열어놓은
녹슨 철대문으로 사라지는
오는 저녁은
빈 상자를 가득 이고
가는 검은 몸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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