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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작살나무 [박미라]

작성자별빛|작성시간09.10.18|조회수184 목록 댓글 2

 

 작살나무

 

                             박미라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무들 앞을 지나다가

가슴에 묻어둔 피붙이를 만난 듯 몇 번이고 이름 외워본다

작살나무, 작살나무, 라니!

이름까지 작살이라 못 박고 떨고 계신

그대는 누구신가?

 

기다림이란 저렇게

만나기만 해봐라, 이빨 으드득 깨무는 일이다

너를 박살내기 전에는 죽을 수도 없다고

이승의 한평생을 꼿꼿이 서서 버티는 일이다

닿을 수 없는 거리인 줄 알면서도

끝없이 떠도느라 푸르게 질린 너의 등짝에

온몸으로 콱! 꽂히려는 것이다

 

당신을 기다립니다

온몸이 작살이 되었으나

그리움 쪽으로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하는 나무가 있다

피를 찍어 피워 올린 이파리들 다 지고

청보라빛 열매 몇 주저흔처럼 남았다

표고 1300m의 계곡을 버리고 내려온 국립공원 입구에서

다시 한 생이 저문다

 

먼 바다 어딘가를 끝없이 떠도는 고래 한 마리

그가 작살을 피할 거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작살이 꽂히는 순간

평생토록 빚어온 거대한 꽃 한 송이 활짝 피워 올린다

 

 

*박미라 시집 /안개 부족/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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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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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별빛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0.18 요즘 좀작살나무 열매가 참 곱지요...
  • 작성자꽃지는저녁 | 작성시간 09.10.19 참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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