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사랑

모노드라마/박상수

작성자금란초|작성시간10.01.20|조회수200 목록 댓글 5

 

 

  요즘 나 말야 오래 입이 쓰고 내가 미워져 그런 날이 많아 막차를 보내고

집까지 자주 걸어와 TV를 소리죽여 켜놓고 커튼을 치고 숨만 쉬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싶어 그런데도 손과 발가락은 움직이거든 친해지고 싶은 사람

이 있었는데 이사를 가버리거나 맥박수가 달라서, 미안해요 시간이 없다고

도 해 나는 거울을 많이 들어다보는데 내속을 모르겠어 그럴 땐 음악을, 지

하철을 타고 음악을 들으면 모든 걸 잊고 잠이 오고 못 가는 곳이 없거든 매

표소에서, 너 요즘 어때? 아저씨가 물으면 괜찮아요 가을이 더 깊어지면 버

섯을 따러 가아죠 생각하고 웃기도 해 설명할 수 없는 날씨가 있지 변덕쟁이

같아 그렇게 말해놓고 발만 동동 구르는, 그렇게 생각을해놓고 잊어버리는, 내

방식은 아니지만 가끔 내가 먼저 전화를 걸 때도 있지 거긴 어때요? 자꾸만

뭔가를 흘리고 다니는 기분, 옥상에서 숯불을 피우고 혼자 국수를 삶아먹고

내려다보면 골목길엔 아무도 없고 옆집은 차례차례 비어가고 껴안지도 못할

화분들만 늘어가 내일은 연극을 한 편 보려고 해 요즘 어때? 같이 밥 먹을

까? 그렇게 말해주는 연극, 이런 분위기, 사실, 예전부터

 

2009년겨울 문학동네 中

 

 

***

늘어가는 화분, 껴안을 수도 없는 화분,

같이 밥 먹을까?

뭔가를 흘리고 다는 기분..

이 시를 읽다가 숨막힐 것 같았는데,

요즘은 산다는 게 그런 느낌 아닐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초록여신 | 작성시간 10.01.20 사실, 예전부터... 저도 그러고 삽니다...
  • 작성자꽃지는저녁 | 작성시간 10.01.20 이 시는 좀 ...
  • 답댓글 작성자초艸 | 작성시간 10.01.20 나도 쫌...
  • 작성자jwkim | 작성시간 10.01.21 모노 드라마가 무언극보다 나은 것인가?ㅎㅎ
  • 작성자으쓱으쓱모리 | 작성시간 10.01.23 딱 제기분인거 같아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