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채명석
불이 난 산에 가보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명확해진다
불에 사라진 것들이
숲 이었다
바람이 불면
서로가 있어 바람막이가 되었고
숲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던,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되었던
혼자는 나무였지만
서로는 숲이었던
불에 탄 산에 가보니
아직 숲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 나무들이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산을 내려와
사람의 숲 속으로 걸어갔다
- 『올해 꼭 읽어야 할 詩』(요산문학관,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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