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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탄탄대로? / 김명철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1.03.11|조회수97 목록 댓글 0

 

전철 출입문이 닫히고

진동하는 핸드폰을 따라 호주머니에서 툭,

동전 하나가 떨어진다.

여보세요, 어디쯤이에요? 이제 막,

한쪽으로만 몰두해있던 승객들의 시선이

동전으로 향하고, 출발하는 중이야.

비틀거리던 동전이

가속도를 받아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정해진 자신의 길을

제대로 달리기 시작한다.

붉은 양피지에 싸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와 정의란 무엇인가도

구르는 동전의 방향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래요?

어떻게 할 건데요? 여보세요?

나는 잘 가고 있어, 탄력을 받았지.

왼쪽 사람들은 오른쪽 면으로 오른쪽은 뒷쪽으로도 눈을 돌리지만

굴러가는 쪽이 언제나 앞쪽이야. 그러면,

기다릴게요 곧장

와요. 여보세요?

전철의 진행 반대 방향으로 내처 달리던 동전이 곡선 선로에서 한쪽으로 기울다가

좌우로 크게 몸을 흔들며 바닥에 딱,

붙는다.

동전이 온 길을 되밟은 승객들의 시선이

통화하는 사람의 표정으로 일제히 쏠린다.

여보세요? 안 들려요?

 

[짧게, 카운터펀치], 창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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